아이들과 방학인 남편과의 비쁜 일상 속에서 조금 묵직한 책을 진득하게 읽기란 나에게 참 어려운 일이다.
느긋하지 못한 내 성격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이유로 조금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종종 읽게 된다.
술술 읽히기도 하거니와 소소한 내 감정들과 비슷한 작가와 교감하는 느낌을 받는게 기분좋은 일인 것 같다.
오늘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작은 도서관에서 나눔하여 데려온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김수현 작가의 책을 읽어보았다. 아이들도 잘 놀고, 남편도 자기 일을 하느라 설 연휴를 앞두고 너무나 평화로운 금욜이라 가능했다.
이 마음 저 마음을 공유하며 읽어나가다 마지막 6장의
<엄마의 기본값>이란 주제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작가는 우리는 왜 그렇게 엄마를 생각하면 슬픈 걸까라고 묻는다.
'엄마'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왜 그렇게 슬픈거냐고.
그 이유는 우리에게 '희생'과 '무조건적인 사랑'이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EBS <다큐프라임 - 마더쇼크> 제작진이 100명의 엄마들에게 '엄마라면'이라는 어절을 주고 문장을 완성해보라고 했다.
그때 엄마들이 완성한 문장은
'엄마라면 항상 아이 옆에 있어야 한다'
'엄마라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아야 한다'
심지어 '엄마라면 나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는 문장도 있었다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그저 엄마니까... 그렇게 해야한다는 말과 함께 답했단다.
나도 엄마다. 하지만 위의 글들은 더없이 속상하고 안타깝고 깊은 한숨만 나오게 한다.
물론 요즘 세대들은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 같은 생각의 뿌리는 수많은 엄마들의 희생을 보며 학습된 결과물은 아닐까.
난 엄마의 신세한탄을 수없이 듣고 자라며, 그 희생에 대한 고마움과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다 결론은 난 다르게 살고 싶단 것이었다.
결혼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나는 여느 엄마들처럼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평범한 엄마가 된 듯 했다. 하지만 육아를 해 나가며 힘든 일이 생길때 마다 무조건적인 희생은 더없이 버겁고 힘들기만 했다.
다행히 난 생각보다 빨리 나를 알아볼 수 있었다. 나를 내려놓고 온전히 자식에게 집중하는 희생적인 어머니상은 아닌걸로 결론지었다.
난 엄마이기전에 나 자신이 먼저 있었고, 내가 있기에 엄마라는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한 엄마, 행복한 자녀도 존재할 수 없단 결론으로 자연스레 이어져갔다.
우리 엄마를 보며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된 나는 내 자신도 사랑하며 자식을 사랑하지만
우리 엄마는 나 자신보다 자식을 더 사랑하여
지금 행복하지 않다.
그래서 그런 엄마와 함께 나이들어가며 난 엄마를 바라보고 함께 걸어가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하고픈 말이 많지만 점점 소통은 어려워지기만 한다.
답답한 맘 속 여러 이야기 중
굳이 딱 하나만 남길 수 있다면,
엄마가 엄마 자신을 위해서 행복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외쳐본다.
내가 행복하면 자식이든 남편이든 내 옆의 누구와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넘치도록 쌓여간다고.
그러므로 엄마 제발 행복해지세요.
그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인 엄마 자신을 위해서 행복해지세요.
행복의 여유로움 속에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자연스레 풍족해 지리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