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우리 속담 중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함께 하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말입니다.
반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끄는 사람이 여럿이면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는 말입니다.
스타트업 창업에 있어 더 맞는 말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보다 현실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동 창업을 하게 되면 리더의 성공에 대한 유인과 실패에 대한 책임이 줄어듭니다.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여기서 강력한 리더십이란, 폭군과 같이 자기 마음대로 하는 독불장군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더라도 회사를 성장시켜 엑싯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만약 공동 창업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유인과 책임이 반으로 나누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 회사를 성장시켜 엑싯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경영권 분쟁의 위험이 너무 큽니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공동 창업을 합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주고, 회사의 중요한 결정은 함께 잘 논의해서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쟤는 왜 열심히 안 하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별로 도움이 안 되는데?"
"내가 생각하는 회사의 방향은 이게 아닌데...."
"내 회사 내 직원 하나 마음대로 못 뽑네...."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합니다.
갈등이 심화되고, 결국 '차라리 나 혼자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낫겠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이런 경우, 마지막에라도 서로 잘 합의해서 적절한 가격에 지분을 매매하고 헤어질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러기 쉽지 않습니다.
남아 있게 되는 사람은 나가는 사람의 기여가 낮다고 생각할 것이고, 나가는 사람은 자신의 기여를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돈 문제도 큽니다.
남아 있는 창업자가 나가는 창업자의 지분을 매수하려면 자신의 개인 자금으로 매수를 해야 하는데, 일반 개인이 갑자기 이러한 목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는 않으니까요.
공동 창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2)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