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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un 18. 2023

이직 후, 한 달이 지났다.

누비랩에서의 한 달 

페이스북을 비롯한 개인 SNS에선 글을 남긴 적 있지만, 브런치에서 근황은 정말 오랜만에 공유하는 것 같다. 최근에 지난 5년 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었던 버즈빌(Buzzvil)을 떠나, 누비랩(Nuvilab)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누비랩은 "푸드테크 산업의 혁신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ESG, 헬스케어, 푸드테크, AI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출근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기에, 오랜만에 회고 및 개인적인 근황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 번째, 중요한 것들을 챙기고 있다.  


[영어] 작년부터 주 2회 꾸준히 영어 회화를 하고 있다. 솔직히 단기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재원이가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서, 곁에서 나도 함께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도 대단한 영어 실력을 갖추는 것을 기대하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의 일상 회화 실력을 꾸준히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이다. Cambly라는 사이트를 이용 중이고 온라인으로 다양한 튜터들을 만나고 있는데, 각기 다른 문화와 생각을 듣고 이야기 나누는 것도 즐겁다. 물론 솔직히 귀찮을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난 1년 간 거의 빠지지 않고 하고 있다. 끝나고 나면 묘한 성취감이 있다. 


[운동] 허리가 좋지 않은 편이라 운동도 중요한데, 나름 꾸준히 헬스를 다니고 있다. 버즈빌에선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주 1-2회 정도 다녀왔다. 물론 그것도 시간 관리 관점에서 나쁘지 않았지만, 막상 약속들이 잡히면 빠질 때도 많았다. 고민을 하다가 이직과 동시에 집 근처 헬스장을 새롭게 등록했다. 지금은 주 3회 정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1시간 하고, 출근을 하고 있다. 한 달 정도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습관이 된 것 같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헬스장 가기 전엔 죽을 만큼 싫지만, 또 막상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마치고 나면 에너지가 올라온다는 것을 느낀다. 놓치지만 않고 꾸준하게 하면 건강한 습관이 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두 번째, 일하는 환경이 바뀌었다.


[삼성역] 5년 만에 다시, 잠실에서 삼성으로 왔다. 석촌호수 산책을 못 한다는 생각이 너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삼성역에서 누릴 수 있는 좋은 점들을 인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를 테면 중앙해장이라든지.. (역시 JMT!!) 더불어 삼성역 근처에서 일하는 지인들을 만나기에는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또 하나 바뀐 것이 있다면 점심 메뉴인데, 과거에는 송리단길 근처에 회사가 있다 보니 한식보다는 라멘이나, 쌀국수, 샐러드 같은 것들을 더 많이 먹었던 것 같은데, 내가 있는 주변은 온통 한식 천국이다. 직장인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긴 한데, 한 달 내내 거의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은 한식을 먹게 되더라. 오랜만에 먹는 한식이라 아직은 좋다. 



[스탠딩 책상] 사무실이야 크게 다른 점은 없지만, 개인 공간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누비랩은 입사 시, 업무 장비 지원비를 제공해 주는데 스스로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이다. 어느 정도 고민을 했고, 나는 스탠딩 데스크를 구입했다. 책상 위에 놓고, 서 있거나 앉아서 일할 수 있는데 허리 디스크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방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침 운동과 더불어, 서서 일하는 습관 등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작지만 만족스럽다. 미팅 할 때는 주로 앉아있을 수 밖에 없지만, 일할 때는 거의 서있다. 




세 번째, 새로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누비랩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이다. 전체 인원은 62명 정도라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지만, 아직까지 인턴 및 주니어 비중이 높다. 최근 6개월 동안 중간 리더급이 합류하면서 조직 체계와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 상황이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진행한 첫 번째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비만은 성장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공유했는데, 앞으로 체계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공유했다. 그저 몸짓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나를 채용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경력직이 회사에 합류해서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중 한 가지는 충분한 맥락 파악 없이, 본인이 가진 경험과 지식에 한정해서 쉽게 단정하는 것이다. 운 좋게 그 판단이 맞다고 하더라도,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선 기존 구성원들의 협조와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나 역시 초반에는 맥락을 파악하고 조직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노력했다. 특히 첫 일주일은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조직의 바탕에 깔려있는 암묵적 가정’을 들었다. 몰입과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무엇일지 파악하고자 했다. 더불어 전사 설문을 진행해서 현재 각자 경험하는 몰입도가 어떤지, 무엇이 몰입을 방해하는지 물었다. 개인적으로 인사 및 조직문화 담당자는 사관(기록가)과 컨설턴트, 그리고 코치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기록하고 정리하여, 해결책을 제시하고, 더불어 문제를 풀 때 곁에서 돕는 역할까지 말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은, 그간 발견한 문제를 우선순위대로 하나씩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중 하나는 규정을 정비하는 일이다. 그동안 암묵적으로 처리되거나 미뤄왔던 것들이 있었는데,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 보니 CEO 그리고 우리 팀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사람이 아닌, 규정이 말하게 하고자 세부 사항을 정리하는 중이다. 그 외에도 조직 구조나 커뮤니케이션 채널, 회의 방식 등 동시 다발적으로 개선안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데, 각각의 요소는 다른 요소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그렇기에 무엇보다 전사적 얼라인을 최우선으로 두고 하나씩 하나씩 진행하고자 한다.


비즈니스 영역이 달라진 것도 체감하고 있다. 인터뷰를 보다 보면, ESG나 헬스케어 영역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된다. 특히 젊은 분들일수록 더욱더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아직까진 낯선 상황에 처할 때도 많다. 특히 머신러닝을 활용하는 제품이다 보니, 회사 한켠에는 종일 라벨링 업무를 하시는 분들도 있다. 학교 및 어린이집에서 급식소, 해외 병원까지 다양한 범위의 고객들과 소통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암튼, 이렇게 한 달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다음 글은 예전보다 좀 더 빠르게 돌아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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