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란했던 성룡의 그 시절 >
#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 백화점 중앙 홀을 점핑해서 내려오는 그 장면.
이 장면 촬영하다가 주인공 성룡은 7번, 8번 척추뼈가 탈골되고 골반뼈가 부서지는 중상을 입었다.
감독이 누구냐고? 성룡 그 자신.
# 스턴트맨들이 단체로 사표를 던졌단다. "너무 위험해서 못 해 먹겠다!"
결국 성룡이 월급 올려주고 겨우 달래서 촬영을 재개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 어린 장만옥은 촬영 중 많이 울었다지 아마? (21살이었다!!)
액션 연기가 처음이었던 그녀. 훗날 세계적인 배우가 된 장만옥의 서러웠던 신인 시절이랄까?
# 임청하도 스턴트 없이 몸을 던지는 연기를 보여 준다.
영화 끝나고 엔딩 텔럽 나갈 때 NG 모음을 안 보면 이 영화 반은 안 본거나 마찬가지.
# 이 영화에 나오는 유리는 설탕으로 만들었다.(유리가 박살 나는 장면이 많은 걸로 세계 1위...)
특수 제작한 '설탕 유리'인데도, 이게 굳으면 더 두껍고 날카로워서 스턴트맨들이 엄청 고생했다.
# 달리는 2층 버스를 권총으로 위협해서 세우는 장면! 대역도, CG도 없이 성룡이 직접 매달렸다.
버스 운전사가 실수로 급정거하는 바람에 창문 밖으로 튕겨 나갈 뻔.
# 성룡은 이 영화로 홍콩 최고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을 못 받았다.
최고 작품상을 포함해 여러 상을 휩쓸었지만, 정작 성룡 본인은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못 올랐다.
# 이 시리즈는 이후 5개가 더 제작된다. 홍콩의 최고 영화제인 ' 금상장(香港金像裝)상 영화제'에 성룡은 남우주연상 후보로 10번이나 지명되었지만,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다.
1985년, '폴리스 스토리(警察故事)'가 스크린을 강타했다. 성룡이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만든 이 영화는, 홍콩 영화 최전성기의 눈부신 에너지를 상징하는 기념비와도 같은 작품이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 '폴리스 스토리'를 다시 돌아보는 것은, 단지 추억 여행에 그치지 않는다. 세 명의 걸출한 배우, 성룡, 임청하, 장만옥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목격하는 동시에, 이제는 사라져 버린 홍콩 문화의 자유와 영광을 되새기는 아픈 과정이기도 하다.
'폴리스 스토리'의 성공은 단연 배우들의 힘, 특히 세 주역의 완벽한 조화에 있다.
1. 성룡 (진가구 역): 맨몸으로 시대와 부딪힌 '열혈 경찰'
성룡이 연기한 '진가구'는 그 이전의 어떤 액션 영웅과도 달랐다. 초인적인 무술 실력을 가졌지만, 동시에 불의를 보면 피가 끓고, 연인에게는 쩔쩔매는 평범한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그의 완벽함이 아닌, 필사적인 몸부림에 열광했다. 달리는 2층 버스에 우산 하나로 매달리는 장면, 수많은 유리를 맨몸으로 뚫고 돌진하는 장면, 그리고 영화사의 전설로 남은 백화점 조명 기둥 활강 장면까지. CG가 없던 시절, 그의 스턴트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진짜'를 갈망하던 시대의 요구에 대한 뜨거운 응답과도 같았다. 진가구는 성룡 그 자체였고, 그의 위험천만한 액션은 홍콩 영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선언이었다.
2. 임청하 (사리나 역): 시대의 아이콘, 그 자체로 빛나다
당대 최고의 미녀 배우였던 임청하의 등장은 영화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거물 마약상의 비서이자 사건의 핵심 증인인 '사리나' 역을 맡은 그녀는, 성룡의 보호를 받는 연약한 인물처럼 보이지만, 특유의 카리스마와 존재감으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특히 진가구의 집에서 벌어지는 소동 장면 등에서 보여주는 코믹한 연기는 '동방불패'의 냉혹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녀의 존재는 '폴리스 스토리'가 단순한 액션 영화를 넘어,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함께하는 '블록버스터'임을 증명하는 보증수표였다.
3. 장만옥 (아미 역): 사랑스러운 연인, 위대한 배우의 시작
훗날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하는 장만옥의 풋풋한 시절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폴리스 스토리'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진가구의 여자친구 '아미'를 연기한 그녀는, 위험한 일에만 휘말리는 남자친구 때문에 속상해하고 토라지면서도 그를 믿고 기다려주는 사랑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잘 소화해 냈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보호받는 연약한 여성이지만, 그녀의 눈빛에서는 훗날 '화양연화'와 같은 걸작을 이끌어갈 배우의 잠재력이 분명히 엿보인다.
'폴리스 스토리'는 1980년대 홍콩 영화가 왜 '동양의 할리우드'로 불렸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구의 액션과 동양의 무술, 슬랩스틱 코미디와 진지한 드라마가 경계 없이 어우러지며 폭발적인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었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하고, 부조리한 권력에 저항하는 이야기가 아무런 제약 없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은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홍콩 영화계는 거대한 중국 본토 시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고, 창의력의 목줄을 죄는 '검열'이라는 칼날 앞에 서서히 생명력을 잃어갔다. 과거의 영광을 이끌었던 수많은 감독과 배우들은 본토로 떠나거나, 과거와 같은 날카로운 영화를 더 이상 만들지 못하게 되었다. 홍콩 특유의 정체성과 에너지는 희미해지고, 중국 체제를 선전하거나 적어도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안전한' 영화들만이 살아남았다.
부패하고 무능한 경찰 상부: 영화 속 진가구는 범인을 잡기 위해 목숨을 걸지만, 그의 공을 시기하는 경찰 상부는 오히려 그를 함정에 빠뜨리고 살인 누명까지 씌운다. 경찰 조직 내부의 부패와 무능을 정면으로 다루는 이러한 설정은, 국가 시스템의 완벽함과 공권력의 신성함을 강조하는 중국 공산당 체제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시스템에 저항하는 개인: 결국 진가구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경찰 조직을 등지고, 스스로의 힘으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인질극까지 벌인다. 이는 명백히 국가 시스템에 대한 개인의 '반항'이다. 집단과 체제에 대한 순응을 절대 가치로 여기는 사회에서, 이처럼 통제 불가능한 개인 영웅의 등장은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오늘날 한류의 도약은 김대중 대통령이 초석을 깔았다. 이 위대한 대통령은 문화 창작에 있어서 진정한 자유를 보장한 우리 역사상 최초의 지도자다. 홍콩 문화의 몰락을 바라보며 새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긴다.
'폴리스 스토리'의 진가구는 악당을 물리치는 액션 영웅으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부조리한 시스템과 관료주의에 맞서 싸우는, 살아있는 개인이었다. 마지막 장면에서 상급자의 제지를 뿌리치고 악당에게 분노의 주먹을 날리는 장면의 통괘함이란!
이제 홍콩에서는 경찰을 비판하는 영화는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한때 아시아 대중문화의 등불이었던 홍콩의 밤은, 이제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폴리스 스토리'를 보며 성룡의 젊음과 임청하의 아름다움, 장만옥의 사랑스러움을 추억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를 뼈아프게 실감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어떤 제약도 없이 상상하고, 비판하고, 저항할 수 있었던 '자유의 시대' 그 자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