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동아리, 왜 위험한가?
재정 칼럼을 연재하면서 ‘투자자 모임’에 초청받아 미국이나 한국에서 강의할 때가 있다. 강의 마지막에 늘 이렇게 조언한다.
“주식 투자로 성공하려면 이런 투자 모임을 중단해야 합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투자 모임에서 투자 종목을 고를 때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한다. 개인보다 여러 명의 선택이 모이면 더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주가 변동과 다수결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군중 심리가 낳는 ‘묻지마 투자’
팬데믹 기간 소규모 오프라인 모임은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SNS)로 옮겨갔다. 개인 투자자들은 기업 분석보다 “어느 회사에 투자할까”라는 질문부터 고민한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가 부족하니 뉴스, 방송, 유튜브, SNS 등에서 흘러나오는 단편적인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투자한 종목이 오르면 함께 흥분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SNS 안에서 서로 위로하며 희망을 찾는다. 그러나 그 끝은 대부분 실패로 이어진다.
한 연구 논문(Media Sentiment and Short Stocks Performance during a Systemic Crisis)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의 토론이 뜨거워질수록 주가는 더 요동쳤다. 기업의 가치와 무관하게 투자자들의 ‘감정(Emotion, Sentiment)’이 가격을 흔드는 것이다. 이처럼 감정이 만든 단기적 변동성, 즉 ‘소음(Noise)’은 예측이 불가능하다. 워런 버핏이 “단기적으로 시장은 투표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근육을 만드는 기계”라고 한 말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단기 투자로 얻는 수익은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베팅해 얻는 돈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운이 따르면 일시적으로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지만, 그것은 실력이 아니라 단순한 행운일 뿐이다. 단기적인 종목 선정이나 주가 예측은 결국 미래를 점치는 도박과 다를 바 없다. 진정한 투자 수익이란 경제, 사회, 정치, 그리고 주식시장의 오르내림을 모두 겪고도 남는 결과여야 한다.
소크라테스의 비극과 군중의 오류
주식에 투자할 때 조심해야 하는 여러 편견((Bias)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군중(Herd Mentality) 심리에 의한 편견이다. 학생 시절 혼자서는 못 하던 일탈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쉽게 저지른다. 마찬가지로 “다 같이 투자한다”는 안도감은 합리적 판단을 마비시키고, 결국 묻지마 투자로 이어진다.
진리를 위해 살았던 소크라테스가 민중 재판으로 죽음을 맞은 사건은 군중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준다. 사리사욕에 휩쓸린 다수는 언제든 한심한 우중(愚衆)으로 전락할 수 있다. 군중 심리에 빠진 인간의 지능은 80으로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
헬스장에서 주식 방송을 보고, 직장에서 주가를 확인하며 통화하는 모습은 이제 일상이다. 이는 군중의 감정이 개인의 합리성을 압도하는 환경을 잘 보여준다.
인내심, 투자의 유일한 비법
투자에서 인내가 부족하면 반드시 대가를 치른다. 금융시장에서의 인내는 몇 달이 아니라 수년, 때로는 수십 년으로 측정된다. 예를 들어 21세기 첫 10년, 미국 주식시장은 투자자에게 누적 1% 손실을 안겼다. 그러나 바로 그다음 10년은 연 13.5%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2020년대 들어서도 연평균 14.5%라는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듯 하락과 회복은 언제나 반복된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장기적으로는 성장해 왔고, 그 과정에서 인내심은 투자자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침반이 된다.
오늘도 ‘대박 종목’을 알려주겠다는 유튜브 채널, 투자 비법을 강조하는 SNS 글이 넘쳐난다. 족집게 투자 교실도 무수하다. 금융업계도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부추긴다. 그러나 군중 심리에 휩쓸린 투자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미국 주식시장 역사가 똑같이 반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에게 큰 이정표를 제시한다. 흔들리지 않는 인내심이 성공하는 투자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