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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의 부활을 기대하며...


최근 요기요 상황을 보면서 알럼나이로써 많이 착잡하다. 내가 딜리버리 히어로(DH) 산하의 요기요에 있으면서 경험했던 내용과 어려웠던 점을 공유해 본다. 벌써 6~7년 전이라 달라졌을 수 있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까해서...






자본이 많이 소요되는 플랫폼이다.


배달 O2O 서비스는 전형적인 2 사이드 마켓으로, 한쪽에서는 주문하는 고객을 모으고, 한쪽에서는 배달음식을 제공할 음식점을 모아야 하는 서비스다.


주문고객을 모으는 마케팅과 음식점을 모으는 세일즈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비즈니스다. 거기에 주문 중개에 더해 라이더스까지 직접 관리하게되면 비용이 더 증가하게 된다. 많은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진입했다가 중도포기를 하게 만드는 포인트이다.



의외로 백오피스가 복잡하다.


배달앱 UX담당자의 미션은 주문과정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배고픈 고객을 위해 고심에 고심 끝에 만든 간단한 UX를 보고 배달서비스가 단순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객의 집주소를 기반으로 정홱한 지도좌표를 수집한다. 배달이 불가한 강너머 등의 음식점이 노출되면 안 되기 때문에 배달반경을 폴리곤이라는 것으로 정밀하게 표시해줘야 한다. 영업시간, 메뉴정보, 품절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표시하고, 주문정보를 POS / 단말기 / 앱 등으로 전송하고 배달 과정을 트래킹 해서 고객에게 알려주는 등등 엄청나게 복잡한 백오피스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요기요 최초의 백오피스는 독일 딜리버리 히어로 시스템을 도입해서 당시에는 한국에서 생소한 파이썬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개발자 구하기도 힘들었다. 지금은 컨버팅을 완료했나 모르겠다.



지역 별 경쟁력을 봐야 한다.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도 봐야겠지만, 주요 도시 그리고 배달인기지역 별로 경쟁력을 봐야 한다.


내가 재직 시 경쟁사보다 점유율에서 밀렸던 주요 요인은 수도권에서는 경쟁사와 이용자 수가 대등했지만, 지방 도시에서 이용자 점유율이 밀렸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주요 지방도시로 좌표 설정을 하고 들어가면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있었지만, 중국집 / 분식집 등의 배달 음식점 구성이 취약했기 때문이었다. 배달앱은 지표를 통합지표 외에 지역별 경쟁지표까지 3차원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BM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배민은 주문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내면 되는 광고비 모델이고, 요기요는 주문수에 따라 비용이 올라가는 수수료 모델이었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주문수가 많지 않은 초기에는 요기요가 유리하나, 주문수가 많아질수록 배민이 유리한 환경이다. 이 수수료가 괘 높아서 본사 DH에게 개선을 요청했으나 늘 까이고, 오히려 새로운 광고모델을 더 붙이라는 요청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제 DH 산하에 있는 배민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모델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레스토랑과의 관계 형성이 달라지는데 지금은 어떤 구조인지 궁금하다.






요기요를 나오고 밖에서 본 풍경은… M&A 후 대형 커머스 쪽 출신 대표를 영입하고, 잘 나가는 회사의 중간관리자를 많이 뽑았던 것 같다. 이들이 조화롭게 역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하고 큰 전략적 방향성이 제시되었어야 했을텐데... 그게 잘 되었는지 궁금하다.


기획자의 입장에서 일반 커머스와 배달 O2O 커머스의 차이는 CPU와 GPU를 만드는 차이만큼이나…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현방식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나 같은 경우도 위와 같은 근본적 차이와 로직을 제대로 이해하는 대로 1년 넘게 걸렸던 것 같다.

아마 현재는 내가 있던 때랑 많이 달라졌겠지만 … 위의 포인트들을 중심으로 하나씩 하나씩 짚어보고, 기본기와 경쟁력 전략을 다시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요기요 알럼나이로써 진심으로 화이팅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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