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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둘이 데이트

by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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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엄마는 내 얘기 듣고 있어?" 하면서 내 사랑을 확인하는 리리(5세, 남아).

요 며칠 동안 매일매일 리리는 이유를 알 수 없이 자주 오열했다.

쌍둥이라 사랑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가 싶어

오늘은 리리만 한 시간 일찍 하원 시키고 단둘이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리리와 단둘이 있어 본 적이 별로 없다.

막상 둘이 있으면 뭘 해야 하지? 평소처럼 막 성질내고 울어버리면 어쩌나...

하고 생각하니 묘하게 긴장돼서 카드지갑도 빼놓고 나갔다.

하원할 때 리리를 데리고 나오신 담임 선생님께서

"리리가 오늘 엄마랑 데이트한다고 아침부터 자랑했어요!"

라고 말씀해 주셔서 내 긴장감도 조금 풀렸다.


바닥에 쌓인 눈 때문에 놀이터는 못 가고 근처 문구점에 갔다.

리리는 판다가 운전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사서 보물처럼 품 안에 끌어안고 다녔다.

"리리야, 기분 좀 풀렸어?"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응. 다 풀렸어." 하고 대답한다.

단둘이 데이트 효과는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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