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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Sep 29. 2024

지옥

자작시_60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했지.

하지만 나는 신의 가르침을 거역하려고 하네.

죄인은 그 자체로 죄와 같아.

존재만으로도 죄가 되고, 그렇기에 심판을 받아야 하지.


용서가 최고의 복수라는 말도 있어.

하지만 그 거룩한 가르침 역시 배반하려 하.

이렇게 바꾸면 어떨까.

때로는 복수가 최고의 용서가 되기도 하는 거야.


모든 인간에게는 하늘이 부여한 자격이 있어.

보호받을 권리, 살아갈 권리, 용서받을 권리.

하지만 자격과 권리가 필요하지 않은 인간도 있지.

나는 하늘이 아니야. 당신에게 자격도 부여한 적도 없네.


이유를 막론하고 중죄는 중죄로서 변하지 않아.

그건 결코 부정하지 않아.

하지만 죄를 다른 죄로 단절해야 할 때도 있어.

나는 이제 중죄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네.


당신을 죽이면 나 또한 지옥에 떨어질 것을 알아.

신이 내린 생명을 단절하다니, 얼마나 죄가 큰가.

하지만 불구덩이 속에서도 웃을 수는 있겠지.

나와 함께 지옥으로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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