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 왔다. 사흘이나 휴일이라서 오늘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오는 계획이다. 서울을 거쳐 가야 했는데 서울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밀렸다. 나는 뒷좌석에 앉아 짐짝처럼 조용히 실려가는 운전면허 무소유자. 인천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덜 밀려서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강원도 가는 길이 엄청 밀린다고 했다. 내일 비도 내린다던데 바다는 제대로 볼 수 있으려나.
집 뒷마당은 날마다 발전한다. 잔디를 심었고 텃밭이 만들어졌으며 울타리도 생겼다. 비가 내려도 축축해지지 않도록 평평한 돌을 깐 자리에 돗자리를 깔았고 숯불에다가 고기를 구워 먹었다. 아빠는 동네 사람들이 우리 집을 제일 예쁘다고 하고 깔끔하게 텃밭까지 있는 걸 보면 부러워한다며 항상 자랑스럽게 말한다. 마을 이장과 아랫동네에서 사는 어르신들은 이곳을 부자 동네라고 부른다고 했다. 한밤중에도 불빛이 반짝반짝한 데다가 ― 집 울타리에 작은 LED 전구를 걸어둔 집들이 있다 ― 집들도 크고 예쁘다면서. 부자 동네에 내가 산다니. 어쩐지 좀 묘했다.
평화롭게 잠을 잤다. 강화도는 약간 별장 같은 느낌이다. 친구에게도 문자로 나중에 초대할 테니 놀러 오라고 했다. 자차가 없으면 들어오기 어려운 곳이라는 게 흠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