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야사 May 05. 2024

하루 기록_643

2024.05.04(토)


강화도에 왔다. 사흘이 휴일이라서 오늘 갔다가 일요일에 돌아오는 계획이다. 서울을 거쳐 가야 했는데 서울까지 가는 길이 상당히 밀렸다. 나는 뒷좌석에 앉아 짐짝처럼 조용히 실려가는 운전면허 무소유자. 인천으로 가는 길이 생각보다 덜 밀려서 그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나 싶었는데 강원도 가는 길이 엄청 밀린다고 했다. 내일 비도 내린다던데 바다는 제대로 볼 수 있으려나.


집 뒷마당은 날마다 발전한다. 잔디를 심었고 텃밭이 만들어졌으며 울타리도 생겼다. 비가 내려도 축축해지지 않도록 평평한 돌을 깐 자리에 돗자리를 깔았고 숯불에다가 고기를 구워 먹었다. 아빠는 동네 사람들이 우리 집을 제일 예쁘다고 하고 깔끔하게 텃밭까지 있는 걸 보면 부러워한다며 항상 자랑스럽게 말한다. 마을 이장과 아랫동네에서 사는 어르신들은 이곳을 부자 동네라고 부른다고 했다. 한밤중에도 불빛이 반짝반짝한 데다가 ― 집 울타리에 작은 LED 전구를 걸어둔 집들이 있다 ― 집들도 크고 예쁘다면서. 부자 동네에 내가 산다니. 어쩐지 좀 묘했다.


평화롭게 잠을 잤다. 강화도는 약간 별장 같은 느낌이다. 친구에게도 문자로 나중에 초대할 테니 놀러 오라고 했다. 자차가 없으면 들어오기 어려운 곳이라는 게 흠이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 기록_64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