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야사 May 12. 2024

하루 기록_649

2024.05.10(금)


오랜만에 친구와 만났다. 퇴근 후였지만 이제 해가 길어졌고 여전히 하늘이 밝았다. 약속 장소로 가는 와중에 회사 상사가 앞에 있어서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걸었고 다행히 중간에서 길이 갈렸다. 카페에서 언제 받았는지도 모르는 기프티콘을 쓰고 술집에 갔다. 과실소주 세 병과 소고기나베로 거의 세 시간 넘게 수다를 떨었다. 중간에 알딸딸하게 취해서 목소리가 엄청 커지기도 했다. 술만 마시면 목이 아파진다.


마지막 코스는 역시 노래방. 나와 친구 둘 다 걸그룹 노래를 좋아하는데, 전부 음이 높아서 부르는 노래가 늘어날수록 체력의 한계를 느낀다. 목구멍이 먹먹하게 아픈 상태로 나와서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와중에 술에 취해 정확한 동을 쓰는 것을 깜빡해서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서 내렸고 집까지 걸어가는 길은 어둡고 사람도 없어서 무서웠다. 뉴진스의 하입보이를 들으며 귀가했다.


집에 오니 어질어질했고 용케 정산을 마친 후 양치와 세수를 했다. 침대에 누워서도 멍한 정신으로 스마트폰을 쥐고 이곳저곳을 뒤적거리다가 잠들었다. 술에 취한 후 깨면 미묘한 무력감과 우울감에 잠식되는 듯한 기분이다. 실제로 알코올은 사람의 정신을 우울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어디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몸에 유해한 것들이니 기분 좋다고 막 마시다간 한순간에 훅 가는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 기록_64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