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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야사 Aug 11. 2024

아는 것, 알 것 같은 것, 끝내 알 수 없는 것

자작시_55


아는 것은


숨을 쉬는 방법

다리로 걷는 방법

손을 뻗는 방법

가만히 누워 있는 방법

고개를 돌리는 방법

제자리에서 뛰는 방법

속을 썩이는 방법


알 것 같은 것은


상처를 주는 방법

달과 별을 바라보는 방법

빛이 눈 안에서 번지게 하는 방법

징검다리를 건너는 방법

마음을 겹쳐 보는 방법

뒤돌아 뛰어가는 방법

눈으로 가늠하는 방법


끝내 알 수 없는 것은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방법

삶의 길목을 짚어보는 방법

돌이키다가 후회하지 않는 방법

괴롭지 않게 용서하는 방법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방법

자신을 바깥에서 바라보는 방법

남겨진 것들을 보듬어 주는 방법





* 제목은 박연준 작가의 산문집 <소란>의 수록글 '서른'에 있는 문장에서 따왔다.

79p - 30년을 지나는 길목에서 내가 아는 것과 알 것 같은 것과 끝내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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