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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 CEO 최지선이 말하는 한국 퍼퓸의 다음 단계

국내 퍼퓸 시장에 대한 전망과 한국 향수 제품의 다음 단계에 대하여

by Singles싱글즈

프래그런스 브랜드 TAE(THE ART OF EDGE) CEO 최지선과 국내 퍼퓸 시장에 대한 전망과 한국 향수 제품의 다음 단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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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TAE, THE ART OF EDGE) CEO

최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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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퍼퓸 제품은 퀄리티나 디자인 모두 뛰어나다. 그러나 이 다음 단계가 있어야 한다.



반듯하지 않지만 동시에 모나진 않아 ‘태’가 나는 프래그런스 브랜드인 것 같다. 뚜렷한 철학이 담긴 태(Tae)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 퍼퓸에 들어가는 원료를 소싱하는 일을 했었다. 예전 퍼퓸 신에서는 페로몬 마케팅이 유행이었다. 내 연인에게 났으면 하는 향, 다시 말해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향을 주로 출시했는데, 그러한 마케팅이 굉장히 1차원적이라고 생각했다. 자기애도 없고, 개성도 없는 느낌이었다. 더불어 유럽 향수와 비교했을 때 국내 향수는 퀄리티가 낮고 저가라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것을 개선하고 싶었다. 어떤 틀이 있는 게 아니라, 나만의 자유로운 선을 가지고 향수를 선택하길 바랐다. 여기에 ‘절제된 미’가 드러나는 한국적 요소를 추가했는데, 민속 기념품 같은 느낌으로 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마케팅과 더불어 대중이 선호하는 향의 트렌드도 달라진 것 같다.

향의 트렌드는 보통 외국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요즘은 먹을 수 있는 재료에서 느낄 수 있는 푸디 향이 트렌드다. 바닐라, 캐러멜, 체리 같은. 근데 이런 트렌드가 국내로 들어오면 국내 소비자에 맞게 약간 수정된다. 특히 요즘 한국 소비자들은 굉장히 섬세하고 기준이 엄격하다. 퍼퓸 레이어링을 통해서 나만 알고 싶은 ‘게이트 키핑 향’을 만드는 것만 봐도 그렇다. 또한 전 직장에서 소비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어떤 원료에서 어떤 향이 나는지까지 알고 오는 사람이 많아 굉장히 놀랐다.


국내 소비자들이 섬세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빈부격차가 덜하다. 이건 다시 말해 경험할 기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많이 알게 됐으니, 내게 맞는 향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거다. 그러다 보니 내 공간의 향에 대한 니즈도 늘어난다. 이제 향은 단순 사치품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필수품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 맥락에서 보면 홈 프래그런스가 K뷰티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이유도 설명이 될 것 같다.

그렇다. 특히 코로나 19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며 사람들이 공간 향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 여기에 더해서 파인 프래그런스 분야는 끊임없이 하이엔드화된다. 예전에는 국내 브랜드가 해외 유명 브랜드의 향을 모방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소비자들 역시 카피 제품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기민해졌고, 그러한 제품으로는 브랜드 가치를 쌓을 수 없다는 걸 국내 브랜드도 안 것이다. 그래서 원가는 낮지만 개성 있고 질 좋게 만들기가 비교적 쉬운 홈 프래그런스나 샴푸, 바디 케어 같은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넘어간 것이다. 복합적인 상황이 잘 맞물려 현재 홈 프래그런스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이고.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궁금증이 생긴다. 만약 향의 트렌드가 해외에서 비롯된다면, ‘향’을 위주로 하는 K 제품은 해외 시장에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브랜드는 달라도 나라마다 향의 특징이 있다. 이탈리아 향, 영국 향, 프랑스 향 등 어쩔 수 없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다만 향수 시장은 다른 뷰티 제품들과는 달리 외국으로 나가는 게 어렵다. 해외의 경우 규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 태(Tae)가 뉴욕 편집숍에 입점했는데, 뉴욕을 선택한 이유가 LA 지역보다 향수 관련 규제가 약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향수를 운반하는 비용도 만만찮게 든다. 이런 부분이 국내 향수 시장 확장에 장애물이 된다.


그럼 국내 퍼퓸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나?

퍼퓸은 얘기가 좀 다르다. 외국 브랜드의 향수를 사용하던 소비자가 국내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그 충성심이 얼마나 유지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해외 브랜드는 고급화 전략을 택하는데, ‘고급스러운 브랜드’라는 인식이 소비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다. 단적인 예로, 국내 한 패션 브랜드에서 자체적으로 만드는 퍼퓸과 국내 퍼퓸 전문 브랜드에서 만드는 제품을 같은 OEM 회사에서 만드는데도 패션 브랜드의 퍼퓸은 전문성이 떨어질 것 같다는 인식 때문에 판매가 저조했다. 현재 한국 퍼퓸 제품은 퀄리티나 디자인 모두 뛰어나다. 그러나 이 다음 단계가 있어야 한다.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제품이 나온다면 좋겠지만, 만약 전처럼 한 번 이슈가 된 제품을 카피하거나, 가성비를 추구하기 위해 퀄리티가 떨어지는 등 반복해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궁금하다. 태에서 생각하는 다음 단계가 있다면 알려줄 수 있을까.

지금까지 세상에는 수많은 향이 나왔고, 실제로 우리 주변을 채우는 향이 너무 많다. 이런 피로를 덜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방향성을 잡아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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