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이한 샤넬, 보테가 베네타의 미래를 점쳐봤다.
패션계 대지각 변동.
<싱글즈> 패션 에디터 3인이 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맞이한 샤넬, 보테가 베네타의 미래를 점쳐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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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백현진 좋아 귀에는 늘 올드 셀린느의 드롭 귀고리가 달랑거린다. 모토는 ‘less is more’
K 키키 초보 마녀 키키처럼 패션을 공부하기 시작한 새싹 에디터. 가리지 않고 몽땅 먹어 치우는 잡식 취향. 패션 이상향은 아, 모르겠는데?!
Y 윤나 윈투어 패션팀의 막내, 마음만큼은 안나 윈투어. 예쁜 컬렉션을 보면 누구보다 난리법석이고 못난(?) 컬렉션을 보면 화가 많아진다.
Y 최근에 이런 도파민이 있었나.
K 하이엔드 브랜드들이 빠른 CD 교체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글로벌 패션 시장이 팬데믹 이후 최악의 정체를 맞이했거든
B CD 교체도 제품 가격 인상도 여기서 비롯됐지.
K 가십들이 현실이 되고 있는 지금, 뉴 CD들을 짚어보자.
Y 샤넬과 마티유 블라지. 너무 기대돼. 여러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그의 과거 작업들을 보면 샤넬과 너무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왜, 마티유가 보테가 베네타에서 선보인 컬렉션을 보면, 그 안에 굉장히 재밌는 장치가 많았잖아. 가죽으로 꽃을 만드는 아이디어나, 데님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죽인 소재 개발 등 기존의 것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그의 접근 방식이 샤넬의 클래식한 이미지와도 잘 맞아떨어질 거야. 특히 샤넬은 소재 공방이 정말 큰데, 마티유가 그곳에서 어떤 창의적인 작업을 해낼지 상상만 해도 기대된다.
B 디자인 방식이나 샤넬의 헤리티지와 혼합하는 면에서도 마티유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회사를 운영하는 체계 자체도. 그가 보테가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이 디자인 규모를 축소하고, 디자이너나 장인 등 구성원들이 하나의 테이블에 앉아서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도록 만든 거래. 샤넬은 공방 시스템이나 장인들의 작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마티유는 그런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또 소속 인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협업을 이끌어가는 사람이라 샤넬에서도 이 장기를 잘 살릴 것 같아.
Y 마티유의 보테가 베네타는 쇼장과 쇼 노트도 정말 훌륭했잖아. 샤넬은 패션쇼에 대한 모든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브랜드니까 마티유가 어떻게 꾸려갈지 더욱 궁금하기도 하고. 특히 가방의 경우 나는 다니엘 리보다 마티유의 작품이 더 예쁘다고 느낀 적도 있어. 안디아모 백도 히트였고. 샤넬은 어쨌든 가방이 주력 상품이고, 그가 샤넬의 아이코닉한 라인들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궁금하다.
B 내가 그걸 찾아봤어. 그가 자라온 배경. 아버지는 미술 전문가, 어머니는 미술 사학자였대. 그 덕분인지 마티유는 아트 컬렉터로도 유명하고, 그의 작품에는 그런 예술적인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잖아. 샤넬에 아트적인 요소를 어떻게 담아낼까?
K 마티유가 샤넬의 기성복, 오트 쿠튀르, 액세서리를 총괄하게 될 텐데 어떤 게 제일 기대돼?
Y 둘 다.(웃음) 왜냐면 마티유가 보테가 때 장인들의 공예성을 기리는 프로그램 ‘보테가 포 보테가스’를 만들었잖아. 자라온 배경대로 자신의 무기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할 것 같아서 오트 쿠튀르도, 원래 잘하던 레디 투 웨어도 너무 기대돼.
K 샤넬이 확실히 공들인 이유가 있는 것 같아. 디렉터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두 번의 쇼를 진행했잖아. 아무래도 마티유는 젊으니까 칼 라거펠트처럼 오래 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한 것 같기도 하고.
Y 그가 보테가 CD가 되고 난 직후의 인터뷰를 봤는데, 자기는 이미 준비가 돼 있다고 얘기했더라. 그런 말은 보통 자신감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그러고 나서 컬렉션을 봤는데 이유 있는 자신감처럼 느껴졌어.
K 첫 쇼가 언제지?
B 2026년 S/S 시즌이야. 그러니까 2025년 10월에 파리 패션위크에서 데뷔 쇼 론칭.
Y 그 도시에서 가장 주목받는 쇼이겠다. 순서가 거의 마지막이기도 하고. 너무 기대돼!
K 일단 얼굴이 피비 파일로상이야. 패션 잘할 관상.
Y 하하하. 너무 웃겨!
K 검색해보니 정말 자기 길을 차근차근 잘 닦아온 사람이더라. 그리고 보테가 베네타 안목 좋은 거 알지? 다니엘 리부터 마티유 블라지, 이번에 루이스 트로터까지. 숨은 고수들을 잘 찾는 느낌?
Y 루이스가 지나간 브랜드가 다 잘됐어. 조셉도 키워놨고, 라코스테도 예뻐졌지. 라코스테를 하이엔드 브랜드 사이에 놓고 봐도 안 꿀리게 만들어놓았잖아. 최근에 부활한 까르뱅도 예뻐졌어.
B 루이스 트로터는 한 단계 차근차근 올라온 케이스인 것 같아. 스트리트 브랜드에서 시작해 갭 여성복 디자이너가 되고, 그다음에 캘빈 클라인 헤드 디자이너가 돼. 타미 힐피거를 잠깐 했다가 직소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2009년에 조셉으로 간 거야. 그리고 라코스테. 보통 사람들은 라코스테를 스포츠 웨어로 인식하는데, 루이스가 있을 때는 런웨이가 궁금한 브랜드로 성장했지
K 맞네.
B 옷도 옷인데 캠페인 이미지도 정말 예뻐. 까르뱅 캠페인 애정하는데, 어느 순간 감도가 확 올라간 게 느껴져. 루이스가 모든 걸 총괄하고 디렉팅한 결과라고 생각해.
Y 나 지금 까르뱅 인스타그램 보는데 기절할 것 같아. 너무 이쁘다.
B 또 미니멀리즘 하면 피비 파일로의 올드 셀린느를 연상하게 되는데, 루이스는 달라. 같은 미니멀리즘에서 자기의 것을 잘 찾은 경우 같아.
K 루이스가 철학이 있는 디자이너라는 게 너무 좋더라. 루이스가 까르뱅을 이끌 때, 디자이너라면 자신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삶을 구축하고 살아야만 진정으로 필요한 옷을 만들 수 있다고 인터뷰에서 말한 적 있어. 자전거 타고 파리를 돌아다니면서 여성들이 어떻게 사는지 관찰하고 그에 맞게 ‘진짜 여자를 위한’ 여성복을 만든다고. 너무 멋지더라.
B 루이스 트로터가 보테가 베네타 CD가 되면서 케어링 그룹 유일한 여성 CD가 된 것도 큰 의미가 있어. 알렉산더 맥퀸에 사라 버튼이 있을 때 그가 유일했는데, 떠나고 나서 케어링 그룹에 여성 CD가 아예 없었거든.
K 여성복 브랜드 대부분을 백인 남성들이 이끄는 시대에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드는 여자가 이 자리에 섰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Y 근데 보테가 인스타그램 좀 만들어주면 안 돼?
(좌중 웃음)
B 디엠 보내.
Y 어어. 타닥타닥.(그는 루이스에게 DM을 보냈다.)
사진제공
www.imaxtr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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