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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탁 Chris Yoon May 24. 2017

신용카드와 핀테크의 미래

버티컬플랫폼(Vertical Platform)에 매달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데, 브런치를 통해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칼럼을 적어본다. 앞으로 칼럼 이외에 다양한 형태의 IT/테크/스타트업 관련 글을 쓸 계획이다. 


들어가며

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이 각종 온, 오프라인 미디어는 물론 대선후보까지 언급하면서 거의 모든 곳에서 쓰이는 용어가 되었다. 기존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이라 한다면 요즘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용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 딥러닝,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이 기존 산업과 융합되거나 제품 및 서비스와 연결되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뜻한다.

거의 모든 산업이 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발맞춰 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변화가 있을 산업은 금융업이라고 생각한다. 은행, 보험, 신용카드 등을 망라한 대부분의 금융업에서 최신 기술과 금융이 결합해 탄생한 핀테크라는 용어 역시 각종 미디어는 물론 실생활에서도 간편 결제 시스템 등을 통해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사실 핀테크는 꽤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핀테크 산업협회를 비롯해 기관과 여러 기업이 관심을 두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미국은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 페이 등 거대 IT기업에서 탄생한 모바일 결제를 비롯해 전 세계 핀테크 기업의 절반 이상이 탄생해 핀테크 역량에서 앞서 있는 국가 중 한 곳이다. 아마존과 같은 거대 온라인 커머스 기업과 더불어 오프라인 소매점 수를 고려하면 핀테크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발휘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 관광객들이 알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알리페이는 중국 내 온라인 결제 점유율이 50%가 넘어갈 정도로 가입자가 수억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결제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의 중심지인 영국 런던을 비롯해 유럽에서도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고,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비중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핀테크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국가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핀테크와 관련한 내용은 국내 각종 미디어나 블로그를 통해 이미 많은 부분이 언급되어 있으므로 본 칼럼에서는 신용카드 시장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1. 결제시장 현황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은 전체 규모가 작년 한 해 6조 원에 육박해 최근 2년 사이 5배나 성장했다. 예전만큼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추세가 확대되면서 신용카드는 물론 특히 간편 결제 사용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한다. 모바일 앱카드로 결제하는 것이 빠르고 손쉬운 결제 수단이 되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은 신용카드사들이 견제와 동시에 집중해야 할  중요한 시장이 됐다. 모바일 앱카드는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온, 오프라인에서 신용카드가 없더라도 바로 결제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규모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금융업계에서 핀테크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와 서비스, 상품 등을 내놓는 가운데 특히 신용카드는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속 가능한 사업이 가능할지를 논할 정도로 위기라는 이야기가 있다. 인터넷은행의 등장은 물론 국내외 기업들의 전용 모바일 페이와 같은 간편 결제의 등장은 신용카드사에 있어 큰 위기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핀테크의 발달로 찾아온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은 신용카드 업계가 빠른 기술 변화에 대응하면서 얼마나 핀테크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보인다. 빅데이터와 블록체인, 인공지능은 물론 생체인증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면 플라스틱 카드, 중금리 대출, 수수료, 카드 포인트 등 전통적인 신용카드 비즈니스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고, 신용카드가 핀테크를 가장 잘 접목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신용카드사는 디지털, IT와 관련된 부서들을 신설하거나 확장하면서 핀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국내 통신사나 연구능력을 갖춘 대학들과의 산학협력 체결은 물론 직접 PG(Payment Gateway, 전자지급 대행)사를 설립하는 등 핀테크를 기반으로 결제시장에 사업역량을 모으고 있다. 


2. 신용카드사가 주목해야 할 기술


빅데이터

신용카드사가 주목해야 하는 미래기술 중 이미 많은 카드사가 적용하고 있는 기술은 빅데이터다. 그동안 쌓아온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카드 추천이나 각종 혜택을 추천해 주는 방식으로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로 고객의 소비성향과 경제활동을 분석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이미 모든 신용카드사가 진행 중인 부분이다. 수집된 데이터는 구매 내용, 위치 정보, 지급 방식, 카드 사용 패턴 등 다양하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머신러닝과 결합해 지속적인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쌓이는 데이터와 함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다양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기존 카드보다 혜택이 많은 신규 카드를 신청할지, 혹은 지급 한도를 늘릴지 등의 의사결정 여부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수립된 모델이 결정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해외 카드사 중 일부는 실시간 부정거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신경 네트워크(neural network)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칩 기반 플라스틱 카드는 오프라인 거래에서 부정거래를 줄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신경 네트워크를 사용한 새로운 모델은 온, 오프라인을 통틀어 부정거래를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르며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기존 금융 회사의 경우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반면, 블록체인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용을 보내 주며 거래 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을 사용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모든 거래정보 블록은 위조와 변조가 할 수 없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은 거래기록을 대조하고 검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기존 신용카드 처리 속도보다 느리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모든 기록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기 때문에 무한대로 용량을 늘릴 수가 없고 한 번 진행된 거래는 되돌릴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보안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카드사들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지속해서 연구, 개발할 필요가 있다.


Visa가 B2B 블록체인을 출시하면서 블록체인 자체에만 중점을 두는 것과 달리 마스터카드는 협업을 목표로 새로운 블록체인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세트를 개발했다. 마스터카드는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3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데, 계약과 결제에 중점을 둔 내부 블록체인과 연결 가능한 API를 개발해 은행 간 지급 및 금융 거래를 포함한 모든 케이스에 활용이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고객 정보를 비롯해 각종 데이터의 교환이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고 핀테크 스타트업들과의 협업까지 고려해 블록체인과 관련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챗봇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측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될 분야 역시 금융업계라고 할 수 있다.  빅데이터로 분석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이 고객 대응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신용카드, 금융상품 추천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용카드 부정 거래를 예측해 사전에 방지하거나 거래 및 결제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처리하는 것 또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으로 가능해진다. 특히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은 전통적인 신용평가 모델링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델을 수립하는 데에 쓰일 수 있다.

미국의 캐피털 원(Capital One)을 비롯한 해외 카드사에서는 카드 머신러닝 데이터 과학자를 별도로 채용할 정도로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은행, 카드사에서도 관련 분야의 인재 채용 및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알파고를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진 인공지능에 대한 현재 기대 수준이 너무 높게 잡혀 있는 측면도 있다. 아직은 대부분 산업에서 인공지능은 초기 단계 수준의 개발이 진행 중이고 인공지능 단독으로 기술개발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 관련 기술의 개발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 분야에서 챗봇은 콜센터를 대신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점, 인공지능의 발달에 따라 점차 고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금융사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미국 대형 금융사인 웰스파고(Wells Fargo)는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의 챗봇을 개발해 테스트 중이며 비밀번호 초기화와 같은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피털 원 역시 계좌 잔액을 확인하거나 신용카드 비용 처리가 가능한 Eno라는 이름의 챗봇을 내놓았다.

마스터카드는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으로 마스터패스(Masterpass)라는 자체 결제 플랫폼을 통해  Subway, Cheesecake Factory 등에서 음식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챗봇을 선보였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도 카드 사용자의 계정 관련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챗봇을 발표했다. 이 챗봇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2016년에 자체적으로 구축한 메신저 기반 플랫폼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현재 수수료와 잔액조회 등의 질문에 응답할 수 있다. 


3. 생체인식 기술 트렌드 

앞서 간단히 살펴본 것과 같이 금융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는 기술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다양한 기술이 있겠지만 고객이 가장 직접 체험하고 영향을 받을 기술은 이미 인증, 보안의 체계를 완전히 바꿔 나가고 있는 생체인식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생체인식은 그 어떤 기술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금융서비스에 적용되고 있다. 갤럭시 S8에 탑재되면서 화제를 불러온 홍채인식은 물론 이미 여러 스마트폰에 탑재된 지문인식 기술과 안면 인식과 더불어 비대면 거래에 있어 본인을 확인하는 가장 안전하고 빠른 방식이라 금융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VISA가 2016년에 발표한 Visa Biometrics Study 2016이라는 연구조사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의 2/3는 결제 방식에 있어 생체인식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응답자는 생체인식 기술로 결제가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인터뷰 대상자의 1/3이 결제 프로세스에서 보안 관련 이슈로 온라인 구매를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문 인식은 인터뷰 대상자 중 대다수 (81%)가 가장 안전한 인증 형태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홍채인식(76%)이 뒤를 따랐다. 14,000 명의 참가자 중 거의 절반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할 때 여러 형태의 생체 인증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문인식 기술

이처럼 여러 생체인식 기술 중 가장 대중화된 방식은 단연 지문인식 기술이다. 아이폰과 갤럭시 S와 같은 최신 스마트폰은 지문인식이 가능한 버튼을 탑재해 결제와 보안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문인식 이외에도 음성인식, 안면 인식과 손바닥의 정맥 패턴을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되어 있다. 생체인식 기술의 가장 큰 공통점은 사용자에 따라 고유한 정보를 스캔하여 스캔 된 정보를 기반으로 개개인의 패턴이나 특이점을 골라내 이 정보들을 결합해 특정한 정보를 생성하게 된다.

이 정보가 개인을 인식하는 정보로 작동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지문인식은 약 4~50개의 특별 정보 값을 골라내 본인인증에 활용되지만 최근 주목받게 된 홍채인식의 경우 약 200여 개 이상의 특별 정보 값 추출이 가능해 더 안전하고 정확하다는 점이 있다. 지문인식은 보안에 취약한 면이 있지만 가장 기술 개발이 오랫동안 되어왔기 때문에 기술 수준이 높고 인식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안면인식과 이미지 기술

마스터카드(MasterCard)는 카드 소지자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단순화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MasterCard Identity Check이라고 하는 회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는 지문이나 얼굴 사진을 사용하여 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셀카로 결제를 인증할 수 있는 방식이 눈길을 끈다. 셀카로 지급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먼저 안면 인식 인증 기술을 사용해 이진 문자열로 변환된 사진을 업로드한다. 이후의 모든 결제를 승인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는 셀카를 찍고 이 사진이 기존의 업로드 사진과 일치하면 결제가 승인되는 방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결제 방식의 보안에 의문을 제기했는데 마스터카드는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상품 배송지를 확인하고 기존의 카드 사기 방지를 위한 기법을 함께 적용해 보안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제 방식은 아직은 활성화되지는 않겠지만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셀카를 통한 결제 방식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이 분야는 가까운 미래에 투자와 함께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손바닥 정맥인증 기술

이미 국내에서도 일부 금융기관이 도입한 손바닥 정맥인증 기술은 지문인식보다 뛰어난 보안성을 자랑한다. 다만 얼마만큼 손바닥의 혈관 기준점을 감지, 측정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지에 따라 신뢰도와 보안성이 높아진다. 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를 기반으로 한 Keyo라는 스타트업은 손바닥 정맥인증 기술을 기반으로 한 보안 기업으로 이들의 기술은 손바닥에 약 500만 개의 기준점을 설정하고 측정하는 방식으로 지문 인식보다 약 100배 정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러한 측정된 정보를 개인 보호를 위해 암호화한 후 보안 수준이 높은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생체인식 기술은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 다른 인증 방법과 혼합되어 사용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지문인식이나 안면 인식 기술은 어렵지 않게 복제되거나 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 가지 기술만으로는 100% 안전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복합적으로 생체인식 기술을 적용하는 경우 독립적인 기술보다 프로세싱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해 복합 생체인증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향후 생체인식 기술의 발전과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될 것이다. 


4. 해외 카드사와 스타트업 동향

국내 카드사의 경우 핀테크 관련 기술 도입과 더불어 금융 경력이 없는 디지털/기술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핀테크 역량 강화를 하고 있는데 해외 카드사 역시 이와 비슷한 전략을 쓰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발전은 많았지만, 사용자 경험에 대한 부분은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 미국 금융기관인 캐피털 원(Capital One)은 Adaptive Path라는 디지털 디자인, UX 컨설팅을 하는 업체를 인수했다. 미국 체이스(Chase) 은행은 금융 경력이 없는 디지털/기술에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등 디지털과 금융업의 결합에 여러 시도를 하는 모습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기술도입과 시도를 하는 신용카드사로는 마스터카드(Master Card)는 꼽을 수 있다. 마스터카드가 지난달에 공개한 지문인식 신용카드는 이러한 생체인식 기술과 더불어 큰 화제를 불러왔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와 같지만 오른쪽 위에 지문인식을 위한 센서가 달려있고 결제 시 지문인식 부분에 손가락을 올려놓은 상태에서 결제 단말기에 카드를 넣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기존 결제 방식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이 카드는 마스터카드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뒤 시범 서비스가 성공적일 경우 2017년 말부터 전 세계에 공급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에서 KB국민카드의 알파원, 현대카드의 카멜레온과 같은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에 담는 개념의 카드가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러한 ‘올인원’ 카드의 원조는 코인(Coin)이라고 할 수 있다. 2013년 출시된 코인은 2016년 웨어러블 기업인 핏빗(Fitbit)에 인수되면서 모든 지적 재산권과 모바일 결제 기술을 넘겼고 모든 업데이트와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비록 이 모델은 중단됐지만, 같은 카드사에서 발급된 카드들을 한 개의 카드에 모으는 ‘올인원’ 카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점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코인과 같은 개념을 기반으로 한 Plastc는 최대 20개의 신용카드를 내장하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사용할 신용카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14년부터 모금을 시작했다. 바코드 기능, 마그네틱 선, PIN 입력, NFC 등 다양한 기능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알람 및 사용금액 관리 등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홍보해왔지만, 최근 파산선고를 하며 많은 백커(Backer, 펀딩 후원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코인과 Plastc의 뒤를 잇는 올인원 신용카드를 만드는 해외 벤처기업으로는 커브(Curve)라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기업이 있다. 핀테크 투자자들의 많은 지원을 받는 커브는 iOS 앱과 함께 제공되는 MasterCard 기반의 신용카드를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직 유럽 일부 국가밖에 사용할 수 없고 (미국, 한국 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가 1만이 넘지 않는 등 사용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들이 올인원 신용카드를 넘어 목표로 하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신용카드의 거래를 한 개의 카드로 하게 되면 거래 내용 확인이나 관리에 편리한 이점을 지니고 있다. 코인의 비즈니스 모델과 같은 이 모델은 단순히 여러 신용카드를 하나로 모아서 사용한다는 것 외에 핀테크 컨버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여러 개의 신용카드를 한 개의 카드로 사용하는 편의성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거래로 발생하는 자산 관리, 해외 송금과 같은 외환 거래 등 개인으로부터 발생하는 모든 자금을 관리하고 추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 사용자부터 기업 사용자까지 타깃으로 삼고, 스마트폰을 통해 신용카드를 넘어서 하나의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커브는 사용금액에 따라 커브가 협약을 맺은 가맹점에서 자체 포인트(일명 커브 포인트)를 모아서 사용하거나 해외 송금 기능 등이 더 해지면서 페이팔과 같은 온라인 결제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신용카드를 시작점으로 삼아 모든 금융 서비스를 연결해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기존 금융 기업들과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유럽을 벗어나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마치며

NFC World에 따르면 2015년 12월에서 2016년 12월 사이에 인앱 결제, 온라인 판매 및 매장 내 판매 시점별로 월별 애플 페이 거래가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내 매장에서 애플 페이의 거래 금액은 전체 결제 금액의 1% 내외로 나타났다. 국내 간편 결제 시장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미래에는 플라스틱 카드가 몰락할 것이라는 예측에도 불구하고 간편 결제나 모바일 월렛 솔루션은 아직 신용카드를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신용카드사가 기존의 카드 수수료와 중금리 대출과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다만, 지금까지 쌓아온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과 생체인식 기술을 적극 도입, 개발한다면 개인화된 신용카드 서비스, 빠른 결제, 강화된 보안을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신용카드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마스터카드가 2012년 디스플레이 방식의 신용카드를 출시하고 올해 지문인식 신용카드를 선보이는 등 플라스틱 카드 자체로의 기술혁신을 지속해 오고 있는 것처럼, 기존 신용카드사들 역시 모바일 결제시장이 기존의 신용카드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을 가져갈 수 없도록 핀테크를 활용해 나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의 미래는 속도와 개인화의 두 가지 축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다른 결제수단 혹은 기존 신용카드의 결제/인증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어야 하고 개인화에 중점이 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체인증을 도입하는 경우 빠르게 인식하고 결제가 진행되는 프로세싱 속도가 중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만약 신용카드사 자체적으로 기술 개발이나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핀테크 스타트업들과 협업하는 모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신용카드사가 내부에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빅데이터나 로보 어드바이저리와 같은 한 가지 핀테크 분야에 집중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이 비용이나 속도 측면에서 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스타트업 역시 금융사와 협업을 통해 기술의 확산이나 비즈니스 모델 검증, 자금 수혈에서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협업 모델은 서로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펼치고 있는 핀테크 전략들이 전통적인 신용카드 시장의 판을 뒤엎어 새로운 신용카드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들이 생겨나길 기대한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핀테크를 통해 많은 금융사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거나 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기존의 멋진 디자인을 지닌 플라스틱 카드와 지금의 결제 방식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결제나 새로운 인증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도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이며 이들에게 급격한 기술의 적용은 거부감과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모바일과 최신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들에게는 핀테크를 통한 변화가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익숙한 세대들에게는 파격적인 변화를 통해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안겨줄 수 있도록 고민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디자인과 더불어 테크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플라스틱 신용카드가 나오는 것 또한 고객에게는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원문: http://verticalplatform.kr/archives/9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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