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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준탁 Chris Yoon Jun 15. 2023

오픈AI CEO, 샘 알트만의 독특한 투자 포트폴리오

지구와 인류의 미래에 투자하는 챗GPT의 아버지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CEO인 샘 알트만에 관한 이야기는 워낙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 한국에 방한하면서 많은 기사와 글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챗GPT 때문에 AI관련 이야기와 홍채 인식으로 증명하는 블록체인 기반 월드 코인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AI나 월드 코인 관련 기사나 글은 제외하고)


최근 헬륨-3에 관한 중앙일보 기고 글을 준비하면서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인 헬리온 에너지에 무려 3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한 사람이 샘 알트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오픈AI 이전 샘 알트먼은 세계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투자 기관인 와이컴비네이터(Y-Combinator)의 대표였다. 누구보다 스타트업 투자에 잔뼈가 굵고 투자업을 해왔던 사람이라는 이야기다. 샘 알트먼의 과거 포트폴리오에는 에어비앤비, 스트라이프, 핀터레스트, 인스타카트와 같은 유니콘 기업들이 즐비하다.


Y컴비네이터 시절 샘 알트먼


이제 샘 알트먼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자.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샘 알트먼은 엔젤 투자자로 138개의 투자와 함께 81개의 포트폴리오, 32개의 엑싯 레코드를 갖고 있다.


가장 최근 투자는 불과 일주일 전인 (6/9)에 언커먼(Uncommon)이라는 기업에 투자한 건이다. 언커먼은 2017년에 시작한 영국에 위치한 배양육 스타트업이다. 이번 시리즈 A 라운드에 3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는데 샘 알트먼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https://www.reuters.com/business/lab-grown-meat-maker-uncommon-raises-30-mln-openais-sam-altman-others-2023-06-09/


2023년 올해만 해도 샘 알트먼은 ValueBase, Beek, Humane, Campus.edu, Meanwhile, Magrathea Metals 등에 투자했다. 오픈AI CEO로 일하면서 투자도 지속적으로 병행하는 모습이다.


언커먼(배양육) 이전 투자 중 눈에 띄는 투자는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는 인간의 평균 수명을 10년 연장한다는 미션을 갖고 있는 회사다. 2022년 탄생한 샌프란시스코 기반 스타트업은 인간의 노화를 늦추는 기술과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를 연구한다. 샘 알트먼은 이곳에 무려 1억 8,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


MIT테크놀로지 리뷰의 기사를 보면 샘 알트먼은 노화 방지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 채식주의자고 운동을 열심히 하며 심지어 메트포르민이라는 당뇨병 치료제를 건강을 위해 먹는다고 한다. 알트먼이 노화 방지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은 당연한 것 같다. 기사에는 샘 알트먼이 어떻게 '젊은 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해당 기사는 분량이 엄청 길지만 바이오테크 관심 있는 분들은 읽어볼 만하다.)


기사에 따르면 약 8년 전,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젊어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당시 Y컴비네이터에 있던 샘 알트먼은 직원들에게 노화 방지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를 조사하도록 했고, 2018년에 바이오테크 기업을 위한 특별 과정을 개설해 노화 방지 계획을 가진 기업들을 모으려고도 했었다고 한다.


아무튼 샘 알트먼은 사람의 건강, 먹는 것, 치료제/약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러한 성향은 다른 포트폴리오에도 나타난다. 옵저버(OBSERVER)의 샘알트만이 보유한 12개의 포트폴리오 기사를 보면 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크런치베이스 데이터 기준으로 12개 기업은 샘 알트먼이 5,000만 달러 이상의 펀드레이징 라운드에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포트폴리오다.


헬리온 에너지

앞서 핵융합 에너지 스타트업인 헬리온 에너지는 친환경(?)과 다름없는 엄청난 효율을 보이는 에너지원(헬륨-3)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이는 인공지능의 전력 소모 문제와 환경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뉴럴링크

일론 머스크가 원숭이로 실험한 그 유명한 뉴럴링크다. 인간의 뇌와 컴퓨터를 연결한다.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

앞서 언급한 노화 방지 스타트업


트라이얼스파크

차세대 제약 스타트업.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임상 시험 플랫폼을 제공한다.


아스펜 뉴로사이언스

개인 맞춤형 세포 치료법을 연구하는 바이오 스타트업


무언가 공통점이 보이는가? 인간, 건강, 약, 친환경 이런 키워드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이다. 핵융합 에너지는 지구의 건강 측면으로 볼 수 있을까.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투자하는 투자자로 불러도 될 것 같다.


인류의 파워를 모으는 샘 알트먼?



그렇다고 핵융합 에너지, 로봇, 바이오테크 등에 투자하는 샘 알트먼이 과연 인류와 지구를 위해서 투자를 하고 일을 하는 걸까?  어느 정도는 그렇겠지만, 개인적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함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인류와 지구의 미래에 투자하는 투자자라고 위에 썼지만, 개인적으로 샘 알트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챗GPT는 오픈소스도 아니다. 이미 MS와 손잡고 어느 정도 생성형 AI 시장을 장악한 이후 각국을 돌면서 AI 규제를 해야 한다고 외치는 모습이 왠지 이율배반적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회사 이름은 오픈AI인데 인공지능은 클로즈AI에 가깝다.


인류의 건강보다 본인의 건강을 챙기는 목적이 더 클 수도 있고 (이건 사실 인간이라면 당연한 것이니 비난할 순 없다), 위 내용엔 없지만 최근 추진 중인 월드 코인도 사람들에게 기본 소득을 챙겨주는 무언가 좋은 일로 포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월드 코인이 왜 필요한지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월드 코인으로 결제 플랫폼을 장악하고 싶은 걸까?


선한 의도도 있겠지만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선의로 포장하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물론 놀라운 업적을 남기고 있는, 글쓴이보다 비교할 수 없이 위대한 사람이기에 배워야 할 점과 존경할 부분도 많다.)


*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는 다를 수 있으니 이해 바랍니다


아무튼 샘 알트먼이 남긴 말이 인상적이다. 이를 인용하며 마치려고 한다.


샘 알트먼은 "어려운 스타트업이 쉬운 스타트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공유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수천 개에 달하지만 실험용 핵융합로를 건설할 수 있는 스타트업은 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가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보면 쉬운 스타트업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어려운 투자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지금까지 소프트웨어나 소셜 미디어, 핀테크와 같은 일반적인 분야에도 많이 투자했다.


아마 한 10~20년 뒤면 샘 알트먼의 투자로 성장한 기업이 많은 이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픈AI의 CEO인 샘 알트먼 보다 미래에 투자하는 투자자로의 샘 알트먼이 더욱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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