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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다 만' 당근케이크

살림의 관성을 거스르는 일에 관하여

by 서지현

먹을거리와 놀거리가 풍족한 이곳 멕시코에서 나는 '굽다 만 당근케이크'를 내내 생각한다. 케이크 앞에 굳이 '굽다 만'이란 수식을 붙인 이유는 단순하다. 요 며칠 이런 식 저런 식으로 당근케이크를 구워 왔는데 결국 맛의 끝을 보지 못한 채 여행을 떠나와야 했던 것이다.



당근케이크를 좋아하지만 기름과 당과 크림 범벅인 속세의 맛에 나는 물려가는 참이었다. 얼마간의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건강한 맛이 나는 당근케이크를 굽고 싶었다. 당근 자체가 품은 은근한 단맛을 한껏 끌어낼 수만 있다면 설탕 양을 줄이고도 한결 고급진 맛이 나는 케이크를 구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결국 원재료에 대한 근거 있는 믿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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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쓸모>와 <아날로그인>을 지었습니다. 오늘 밥을 짓고, 또 문장을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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