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적인 부자들은 그 영향력이 엄청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등 세계적인 대 부호들은 말 한마디로 세계 시장을 들썩일 만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엄청난 영향력의 대부호 자리에 최근 새로운 인물이 등장했다. 이 사람의 한마디에 한 주식은 500%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새롭게 떠오른 엄청난 부자, 누군지 함께 알아보자.
올해 초 세계 최고의 갑부가 된 사람이 있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알고 있었던 세계적인 부자, MS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아니었다. 2017년 이후 3년 동안 세계 최고의 부자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의 자리를 빼앗은 것은 테슬라와 스페이스 X, 솔라시티의 CEO 일론 머스크였다.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만큼 그의 영향력도 엄청나게 커졌다.
사실 일론 머스크가 지금의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민간기업 최초로 우주여행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일론 머스크는 사실 ‘사기꾼’ 혹은 ‘몽상가’라는 평가가 더 많았다. 천문학적인 예산과 수십 년에 걸친 기술력이 필요했던 우주 산업이었기 때문이다. 민간기업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는 자금을 조달하는데도 어려움을 느꼈다. 페이팔의 전신인 X.com을 개발한 이후 매각하며 큰 부자가 되기는 했지만, 우주 산업에 뛰어들 만큼의 돈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유능한 공학자들을 직접 영입하며 로켓을 만들고 발사장을 확보하는 등 우주 산업에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3번에 걸친 로켓 발사 실패를 경험한 뒤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4번째 발사가 성공하면서 머스크는 엄청난 명성을 얻기도 했다.
사실 우주산업은 일론 머스크가 부자가 되게 만들어 준 결정적인 원인은 아니다. 일로 머스크의 상당수 부는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테슬라에서 발생한다. 한 경제 전문가는 일론 머스크에 대해 “허황된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우주여행의 가능성을 보여준 스페이스 X는 일론 머스크를 더 이상 사기꾼이 아닌 무엇이든 가능하게 만드는 ‘혁명가’로 만들었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후 일론 머스크가 하는 일은 날개를 단 듯 진척된다. 100% 전기로 움직이는 스포츠카를 만드는 테슬라의 성공은 일론 머스크에게 경제적인 부를 안겨주기도 했다. 출시하는 모델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큼 테슬라의 주가는 급격한 상승을 경험한다. 특히 유동성이 넘쳐났던 지난해 테슬라 주가는 작년 한 해에만 700%가 넘게 성장한다. 테슬라는 그동안 줄곧 자동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시가총액을 기록했던 도요타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동차 기업이 됐다.
테슬라의 대주주였던 일론 머스크 역시 엄청난 재산 증가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의 재산은 지난해 1월 270억 달러(약 29조 원) 수준에서 연말 1,580억 달러(약 173조 원)까지 치솟더니 올해 1월에는 1,850억 달러(약 202조 원)까지 늘어나며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 지금까지 사기꾼, 몽상가, 괴짜 소리를 듣던 일론 머스크였지만, 본인이 뱉은 말을 모두 이루면서 일론 머스크는 최고의 사업가이자 혁명가가 됐다.
그만큼 일론 머스크의 영향력은 매우 커졌다. 실제로 미국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반란을 이끌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회원들은 일론 머스크를 ‘파파 머스크’라 칭하며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지금 미국에서는 일론 머스크가 메주로 콩을 만든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분위기”라며 “일론 머스크가 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월 29일 일론 머스크의 행동 하나에 비트코인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최근 끝없이 급등했던 비트코인은 1월 4만 달러를 돌파했었지만, 재닛 앨런 미국 재무 장관의 규제 강화 신호 때문에 3만 달러 초반대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본인의 트위터 프로필을 ‘#bitcoin’이라는 해시태그로 변경한 이후 “되돌아보면 그것은 불가피했다”라는 트윗을 남기면서 비트코인은 그야말로 ‘떡상’했다.
이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저마다 비트코인을 사들였고, 3만 달러 초반대에 있던 비트코인이 다시 4만 달러 선으로 올라선 것이다, 미국의 경제 전문 방송인 CNBC는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해시태그로 변경한 이후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추측도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그동안 “연봉을 비트코인으로 받을 수도 있다”라는 발언 등을 하며 암호화폐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투자자들에게 큰 의미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의 이런 영향력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벌어진 개인투자자들과 공매도 세력과의 ‘게임스톱 대전’에서 개인투자자들을 응원하며 게임스톱 광풍에 부채질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커뮤니티 레딧의 한 게시판 링크를 걸고 ‘게임스통크(gamestonk)’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스통크는 ‘맹폭격’이라는 의미로 게임스톱의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평소 게임을 좋아했던 일론 머스크가 최근 출시한 폴란드 게임회사 CD 프로젝트의 ‘사이버펑크’에 찬사를 보내며 게임을 응원하기도 했었다. 사실 CD 프로젝트는 공매도 세력인 멜빈 캐피털이 공매도를 친 종목 중 하나였다. 일론 머스크가 게임에 대한 응원을 한 뒤 폴란드 증시에서 CD 프로젝트의 주가는 하루 만에 15%가 넘게 뛰어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다 보니 엉뚱한 주식이 급등하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7일 일론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시그널을 사용하라’라는 한 문장을 올렸다. 이 메시지는 개인 정보 보호 정책과 이용약관 개정을 발표한 페이스북의 왓츠앱 대신 암호화된 메신저인 시그널을 사용하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잘못 이해하고 뉴욕 장외 주식시장의 ‘시그널 어드밴스’의 주식을 사들였다. 그 결과 시그널 어드밴스의 주가는 526% 폭등했다. 이 회사는 메신저 시그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소규모 의료기기 부품 제조사였다. 이와 비슷한 예로 앞서 언급한 게임스톱 폭등 과정에서 게임스톱과 종목코드가 ‘GME’로 똑같았던 호주의 소형 광산업체 GME 리소스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의 한마디 한마디가 엄청난 영향력을 보이는 만큼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혼란스러운 미국 금융시장에 일론 머스크 개인의 말 한마디 때문에 지나치게 큰 변동성이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벌어진 게임스톱의 경우에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종목이 급등하게 되면 결국 이를 사들인 개인투자자에게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한 전문가는 미국의 CNBC에 출연해 “머스크는 공매도가 비정상적인 움직임이라고 비판하지만 실제로 머스크의 행동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아이러니하다”라며 “기업 리더의 영향력은 기업 이사회에 한정돼 있지 않다. 당국의 대처가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상황에 맞게 규정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