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식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경험했다. 대부분 사람이 주식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는 개인투자자가 넘지 못할 벽이 있다. 바로 ‘작전주’이다. 투자 전문가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우량주 위주로만 투자를 진행하라고 조언하는 이유 역시 이 작전주 때문이다. 개인투자자가 절대 넘지 못한다는 작전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작전주란 시세차익을 노리고 행해지는 주가조작의 대상이 되는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한 집단이 자금력을 동원해 특정 종목을 대량 매입해 시세를 뻥튀기 시키며 차익을 노리는 방법이 이용된다. 여기서 작전을 벌이는 당사자들을 ‘작전 세력’이라 일컫는데 작전 세력에는 기업 대주주, 사채업자,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증권사 직원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작전 세력이 구상한 시나리오에 따라 작전주를 정하고 미리 작전주 물량을 확보한 뒤 세력 내에서만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린다. 이후 허위공시나 호재성 가짜 뉴스 등을 고의적으로 유포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작전주를 매수하게 만든다. 보통 작전주는 유통량이 적고 가격이 저렴한 중소기업의 주식이나 유동성이 많은 테마주 등으로 선정된다.
이런 행위는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주가조작 행위로 법적으로 금지되고 처벌받도록 규정돼 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들은 이 주식이 작전주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가는 오르고 호재성 뉴스가 나오니 이 종목에 투자해 돈을 벌겠다고 투자를 진행하면 작전 세력은 손을 털고 나간다. 주가는 폭락하게 되고 이 피해는 모두 개인투자자들이 받는 것이다.
이런 작전주는 주식시장에 끊임없이 등장했다. 작전에 당한 개인투자자들은 모든 돈을 잃기도 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엄청난 규모의 작전으로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작전주도 여럿 있다. 역대급 호황이라 불리는 주식시장이긴 하지만, 역사상 최악의 작전주라 불리는 사건 등을 되돌아보고 경각심을 갖도록 하자.
가장 최근에 발생한 작전주가 있다. 작년 전반적인 우상향을 경험한 주식시장에서 유일한 오점이라 불린 코로나 관련 주였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신풍제약’이었다. 신풍제약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에는 5,000원 정도의 시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전인 2020년 초만 하더라도 7,000원 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후 신풍제약은 코로나 관련 바이오 테마주로 취급되며 점점 거래량이 늘어났다.
그러던 중 5월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가 코로나 치료제 임상 2상 승인을 받으면서 신풍제약은 엄청난 관심을 받게 된다. 이후 주가는 줄곧 상승했으며 2020년 초 7,000원대였던 신풍제약은 7월에 들어서 15만 9,500원 수준까지 급등했다. 최저점 대비 2,400%의 상승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투기 열풍으로 불렸던 비트코인조차 기록하지 못한 기록이다. 이처럼 급격하게 상승하자 증권거래소는 7월 22일 신풍제약을 투자위험종목으로 선정하고 7월 23일 거래를 중지시키기에 이르렀다.
거래가 풀린 24일 역시 신풍제약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문제는 24일 금요일 장 마감 10분 전에 발생한다.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던 신풍제약이 마감 10분 만에 하한가로 마무리됐다. 한순간에 시가총액 3조 원이 증발해버렸다. 당시 거래량으로 살펴보면 3분 만에 30만 주에 달하는 물량이 쏟아졌는데, 이후 동시호가매매에서 36만 8,000주가 매도되며 신풍제약의 주가는 엄청난 폭락을 기록했다.
이후 신풍제약은 서서히 주가를 회복해 작년 9월에 21만 원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곧바로 다시 급락하며 12만 원 선을 유지했다. 이후에도 신풍제약은 이런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 투자 전문가는 “신풍제약의 주가가 이처럼 널뛰기하는 것은 코로나를 이용한 작전 세력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 이런 현상은 더 반복될 수 있다”라며 “개인투자자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반도체 센서 제조업체인 플래닛 82는 ‘나노 이미지 센서칩’이라는 신기술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빛이 없는 곳에서도 사진과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엄청난 혁신이었고 카메라 업계를 뒤흔들 이야기이기도 했다. 해당 발표 이후 플래닛 82의 주가는 급등하게 됐다. 1,650원에 거래되던 플래닛 82의 주가가 4만 6,950원까지 28배나 오른 것이다.
또 플래닛 82는 기술 시연 이후 미국의 IBM과 나노이미지센서 양산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그사이 플래닛 82의 대표는 차명 보유 주식 427만 주를 처분하며 358억 원의 이득을 챙긴 것이 확인됐다. 게다가 실제 시연회까지 열었던 기술은 사기로 밝혀졌다. 플래닛 82의 대표는 구속되기에 이르렀고 해당 사건은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사기 이후 가장 큰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알려지며, 화제가 됐다. 플래닛 82의 주식은 결국 2008년 상장폐지됐다.
게다가 2000년에 리드코프는 40연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리드코프는 석유대리점과 대부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특별한 기술 개발이나 호재가 없었지만 2000년 1월 13일 1,380원이었던 주가는 40연상을 기록하며 3월 13만 9,000원까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리드코프에 대해 “1998년 IMF 이후 경기가 안 좋아 대부업이 성장한 것 같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 역사상 전무후무한 40연상은 작전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우리가 루보 사태로 알고 있는 사건 역시 작전에 의한 주가 조작 사건이다. 루보는 자동차 부품인 베어링을 생산하는 회사였는데, 영업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2007년 갑자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주식이 됐다. 이는 다단계 회사가 주도한 작전 때문이었다.
2006년 10월 기준 1,185원이던 루보의 주가는 2007년 4월, 6개월 만에 5만 1,400원까지 치솟게 된다. 이후 루보는 검찰에 의해 주가조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가조작이 밝혀진 이후 11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이한 루보는 한 달 만에 5만 원 대 주식에서 3천 원 대 주식으로 주저앉게 됐다.
1999년 8월 코스닥에 상장된 새롬기술 역시 6개월 만에 주가가 150배 넘게 급등했다. 1999년 10월 1,890원이던 새롬기술의 주가는 2000년 3월 3일 28만 2,000원을 기록한 것이다. 새롬기술은 무료 인터넷 전화 제공 서비스인 ‘다이얼패드’를 개발하면서 주가가 폭등했지만,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새롬기술의 주가는 고점 대비 50분의 1까지 급락하게 됐다.
앞서 언급된 것을 제외하고도 최유신의 리타워택을 비롯해 대구백화우, 한국디지탈라인 등 작전주는 셀 수 없이 많다. 한 투자 전문가는 “작전주를 만드는 작전 세력이 나쁜 것은 맞지만 개인투자자의 투자는 결국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라며 “그 누구도 작전주에 투자하라고 등 떠밀지 않는다. 본인이 신중하게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