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오는 열차의 시속이 괜히 높게만 느껴진다.
이곳에는 나를 보호할 어떠한 장치도 없다.
다가오는 이 열차 봐 온지 수 년이건만
여전히 부자연스러운, 당연했던 안전모드의 부재.
세상살이 팍팍한 무언가에 취한 아무개가
반항못할거같은 노르스름한 피부색 한 명을 저 무방비 열차진입로에 밀어버렸다는
소식이었던지 소문이었던지는 잊혀진 그 이야기는
잠시 사실이 되어 뇌리에 박힌다.
유난이어도 조심해서 나쁠것은 무엇이냐.
면적작은 이 몸뚱이 밀어도 지체될 시간여유 충분하도록
가운데로 기둥쪽으로 계속되는 강박적 후진.
열차가 다가오니 한발짝 뒤로 물러나란 말에,
이미 열걸음 물러나있는 이는, 아홉걸음 앞으로 전진.
세상살이 팍팍한 무언가에 취한 다른 아무개,
누구보다 먼저 빨리 떠나고 싶은 이 자는
열차가 다가오니 한발짝 뒤로 물러나란 말에 열걸음 앞으로 전진.
이번 생을 평가할 여유도 없이 스스로 순삭시킨 모든 그 자의 의식.
그의 마지막 순간은 슈패터(spater)란 불빛이 되어
무수한 대기자의 삶에 영향을 끼치니,
나름 의미있는 삶의 종결이었다고 감히 평가를 내려주어도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