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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Hong Aug 21. 2023

오늘을 명확히 보고, 내일에 대해 생각해보기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

*아래 글은 5년 전에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라는 책을 읽고 쓴 글입니다. 책을 읽으며 얻는 것은 세상을 바라는 관점이고, 이를 바탕으로 내가 아는 지식, 경험을 바라본다면 꽤 괜찮은 해석/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5년전에 쓴 글을 다시 보니 꽤 재미있었습니다. 


얼마 전, 유아동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에 재직하는 분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무리 8-포켓이 있다고 하지만, 아이들 자체가 급격히 줄어드니 유아동 커텐츠/교육을 위한 전체 지출 규모는 계속 줄어들고 있어요" 이렇듯 인구 구성의 변화는 우리의 업에 이미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만, 평소에는 이러한 변화를 어렴풋이 감지할 뿐 이에 대해 정리해보거나 분석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지는 못했다. '정해진 미래 시장의 기회'는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을 명확히 볼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주었고, 앞으로 맞이할 내일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도와주었다.

인구 전망이 중요한 이유

인구 구성 및 분포에 대한 전망은 다른 예측과 달리 예측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낮다. 미래학자나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의 너무 먼 미래에 대한 예측이 생각보다 정확도가 매우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인구 구성 및 분포의 경우 다른 예측과 달리 이미 답이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전쟁과 같이 이례적인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유아가 청년으로, 청년이 중장년으로, 중장년이 노년으로 그대로 이동한다. 이렇듯 바뀔 가능성이 극히 적은 명제라면, 당연히 이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찾을 수 있는 기회에 대해 고민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인구 변화는 단지 인구 구성의 변화만 이야기 하는 것이라 생활 방식의 변화이다. 인구 변화는 단지 몇 년 후에 어느 나이대의 사람들이 얼마나 존재할 지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과 다른 생활 방식이 주류가 되는 것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이제 남녀 모두 초혼 연령은 30대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사회생활한지 꽤 시간이 지나 금전적으로 여유도 있고, 부양가족이 아닌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고, 비교적 여유 시간이 많은 새로운 소비자들이 등장한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인구 변화는 새로운 생활방식/소비 방식의 변화이므로 여러가지 산업에 영향을 준다.


인구 전망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포인트

다만, 인구 전망을 할 때, 단순히 어느 세대에 얼마만큼의 사람이 존재하냐보다 중요한 건 해당 세대가 성장하면서 겪은 경험과 형성해온 생활 습관이다. 10년전의 30대~40대가 보여주었던 생활방식으로 지금의 30대~40대의 생활을 바라보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보면 게임하는 남편에 관한 이야기이다. 10년전만 해도 게임으로 10대/2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런데, 요즘 아내가 남편이 산 게임기를 중고로 다시 되팔았다 거나 아내가 남편이 산 게임기를 보고 화가나서 고장 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이러한 이야기는 어느 드라마의 에피소드로 채용되기도 했고, 실제로 결혼한 지인이 아내에게 가장 감사(?)한 점을 이야기할 때 "그래도 게임하는 시간은 보장해줘"라고 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는 지금의 30, 40대가 어린시절 PC나 콘솔 게임을 하면서 여가를 보낸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자라면서 상당한 시간 동안 게임을 해왔기 때문에 결혼을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도 자연스럽게 계속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아내의) 허락보다 용서가 쉽다고 플레이스테이션을 일단 사라"했던 광고 카피와 많은 비판에도 모바일 게임으로서는 역사적인 매출을 기록한 '리니지 M'의 매출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바로 콘솔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산업에서 가장 큰 손은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겨오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서라면 큰 지출도 마다하지 않을 30~40대 남자인 것이다. 이렇듯 먼 미래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 조금씩 변화가 보이고 있다.


책을 읽고 비로서 명확히 보이는 내 주위의 변화들

백화점/쇼핑몰은 단지 쇼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언제부터 인가 백화점의 식당가에는 전국의 맛집들이 입점하기 시작했다. 또한, 롯데나 신세계 등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에는 어김없이 영화관, 아이들이 놀거나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찜질방 등이 쇼핑 공간과 함께한다. 기존 백화점의 매출을 보장하던 50대 이상의 여성의 경제력은 줄어들고, 새로운 30~40대들은 오프라인 쇼핑보다는 온라인 쇼핑을 선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몇몇 EX-IT 멤버로부터 쇼핑을 하기 위해 백화점을 간게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백화점은 쇼핑 이외의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생필품을 온라인으로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맞벌이 인구와 독신자가 많아지다 보니 마트를 방문해 쇼핑을 하는 시간을 내기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직장을 다니느라 평일에는 시간이 나지 않고, 주말에는 가족행사나 나들이를 가야하고, 대형 마트는 의무 휴일제로 인해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마트 온라인/쿠팡/티몬 등을 통해 생필품을 구입한다고 한다. 마켓컬리, 헬로 네이처 등 신선 식품 쇼핑몰이 주목받고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가사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가사도 (아이)템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거에는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해서 가족 구성원만으로 가사 노동이 해결되고, 가사 노동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에 돈을 지출하는 꺼리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각 가정의 구성원 수가 적어 가족 구성원 만으로는 가사노동/육아가 해결되기 어렵다. 또한, 지금의 30~40대는 개인의 여가 시간을 무엇보다 중요시한다. 따라서 나에게 여유 시간을 줄 수 있는 제품/서비스 즉, 무선 청소기, 로봇 청소기, 건조기, 시간제 가사 도우미 등에 30~40대는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나 젋은 때는 그런거 없어도 다 잘 키우고 잘 살았다는 이야기나 누가 그런데에 그렇게 큰 돈을 쓰냐는 이야기는 허공의 외침이 될 뿐이다.


생각해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

이직자와 구인 기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더욱더 수요가 많아질 것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로 이직할 때 부모님의 회사에 대한 생각과 나 혹은 내 주변 또래들이 생각하는 회사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과거에 한 번 입사한 회사에 큰 일이 없다면 평생 다니는 것이 안정적인 커리어라고 생각되었다면, 지금은 3~5년 이상 한 회사를 다니는 지인을 찾기가 더 어렵다. 이렇듯 과거보다 이직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면 그 만큼 이직자를 검증하고 싶은 회사의 니즈도 커질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구인 시 구직자의 경력이나 실력을 객관적으로 검증 해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많은 기업들로부터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고가 자유롭지 못한 우리나라라면 더 가능성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미 포화된 것 같은 데이팅/소개팅 앱의 시장이 여전히 남아 있을 수 있다. 일단, 나부터 평균 초혼 연령을 넘긴 지금까지 결혼을 안하고, 아직 미혼인 친구들이 꽤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20대/30대 초반을 타겟으로 하던 데이팅/소개팅 앱 시장에는 아직 확장 가능한 영역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조금 가벼운 현재 어플을 서로의 신분/이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30~40대가 중요시하는 부분을 위주로 매칭 해줄 수 있는 데이팅/소개팅 앱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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