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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밤 Jan 09. 2024

사랑 = 남편이 귀여워 보이는 것?!

남편 = 아기

결혼하자마자 내게 신기한 눈이 장착됐다.

남편이 귀여워 보인다는 것이다.

결혼 전엔 귀여워 보이진 않았는데? 이상하다.

신행여행 가서부터 이랬다.


귀여운 정도가 아니라 솔직히 아기로 보인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아기라니?!


소파에 누워 있는 모습을 아래에서 보면

신생아 같다.

아기를 엄마가 소파에 눕혀 놓은 거 같이

얌전한 포즈로 누워서 끔벅끔벅 휴대폰을 본다.

"와, 아기가 혼자 잘 노네. 얌전해라-" 이런다.


내가 "피부만 제외하면 진짜 신생아 얼굴이야."라고 하니

남편이 좌절하는 듯 얼굴을 감싸며

"그래 피부가 문제야." 이러는데,

피부가 신생아인 40대가 어딨냐고요.


그러고 나서 내가 아가 놀이 하듯이

우쭈쭈 엄마가 이유식 해줄까?

이러면서 밥 해주는 시늉하고 (나 혼자 재밌어서)

아기한테 말하는 듯한 목소리를 냈는데


순간 아기가 없으니 내가 남편 데리고 아기 놀이를 다 하는구나 싶어서 갑자기 또 눈물이 났다.

아니, 이건 돌아이도 아니고. ㅋㅋ


아무튼 사랑을 하게 되면 상대가 귀여워 보이는 걸까.


귀엽다는 말은 그래서 때론

애정 가득한 표현이다.

예쁘다나 잘생겼다와는 또 다른.


인간적인 감정이 담긴 표현인 듯하다.

상대의 허물도 감싸 안을 수 있는

포용의 감정을 내포한.

남이었다가 가족이 된다는 것은 이런 것 같다.

귀여움을 느낀다는 것.



신생아 남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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