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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이 Jun 05. 2024

글을 안 쓴 지 1년이 넘었다

간간이 울리는 브런치 알림을 의식적으로 무시(?)한 지 1년이 넘었다. 더 상황이 나아지면 써야지 하다가 이렇게 늦어질 줄은 몰랐다. 역시 글이든 뭐든 꾸준히가 정답인 것 같다.


변명을 좀 하자면 작년 6월에 출산을 해서 만삭 때부터 글을 안 쓰기 시작한 것 같다. 아기가 키, 몸무게 모두 상위 1~2프로다 보니 만삭 때부터 힘이 들었다. 앉아도 힘들고 누워도 힘들고 서있어도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출산을 한 후부터는.. 아이가 있는 부모는 모두 공감할 육아의 어려움으로 글은커녕 틈만 나면 잠을 자며 체력을 보충했다.


그런데 어느덧 아기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올해 3월부터 다녔는데 아기가 9개월로 어려서 적응기간을 오래 갖다 보니 이제야 좀 여유가 생겼다. 낮잠은 재우지 않고 데려오다 보니 9시에서 12시 30분까지 딱 세 시간 반 동안 혼자만의 시간이 생겼다.


나는 그 세 시간 반동안 청소하고, 빨래하고, 아기 장난감 정리하고, 밥하고, 이유식 준비하고, 거기에 운동까지 시작했다. 운동으로 점차 체력이 올라와 브런치를 미룰 변명이 사라졌다. 그리고 아기 영상은 엄청나게 많이 찍어서 외장하드까지 샀는데 그 순간순간 나의 생각들은 영상에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 이제 다시 브런치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된 것이다.


지금도 아기가 낮잠 자는 시간에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글을 쓰고 있다. 회사를 휴직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니 도무지 글을 쓸 일이 없다. 어린이집에서 상담을 위한 아기발달상황서를 작성해 달라는 말에 신이 나서 몇 번이고 퇴고를 거쳐 작성한 다음 느꼈다. 아.. 내가 글을 쓰고 싶어 하는구나. 글을 쓰는 것이 내 삶에서 활력소가 되는구나.



그래서 다시 힘을 내어 브런치를 시작해 본다. 휴식 기간이 긴 만큼 그동안 못 썼던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출산과 육아에 대해 정말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복직이 올해 7월이었는데 여러 상황을 생각해서 내년 1월로 미뤘다. 아기랑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졌고 브런치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많아졌다. 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보려고 한다.


브런치의 주된 주제는 이제 갓 돌이 지난 아기를 둔 육아휴직 중인 엄마의 생활이 될 것 같다. 출산하고 육아를 하며 겪어왔던 일들, 내가 살기 위해 밖으로 돌아다닌 일들,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 아픔들, 부모가 되어 비로소 느끼게 된 감정들 등이다. 야무지게 묶어서 브런치북도 발행해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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