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향

북회귀선에서/조성범

by 조성범

북회귀선에서/조성범

그리운 이여,
여기는 북회귀선 바하마 암초 지대
내 사랑하는 단 하나의 여인이여,
나는 별빛에 당신을 그려 봅니다

나는
여기 끝없는 바다 위 뱃머리에 우뚝 서
햇볕에 그을리고 파도에 흠뻑 젖어가며
시간의 실타래 한 올 한 올 풀어 갑니다

묵청색 수평선의 고독한 침묵
여기엔 슬픔이 안개처럼 떠다닙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가끔 폭풍우 치는 밤엔
풀씨처럼 희망도 살아나곤 합니다

태양이 깃대 끝에
취한 거렁뱅이처럼 비틀거려도
달빛이 뱃전에 망각처럼 조각나 흩어져도
더는 절망하지 않는 건
그리운 당신이 있어서입니다

여기엔 숲도, 푸른 시냇가도 없습니다
오직 당신에 대한 그리움만 가득합니다.

그리운 이여,
내 영원한 사랑이여!
동으로 동으로 흐르는 바닷물결 따라
당신에게 닿는 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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