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각의 주인

by 백승권

왜 아직도 사랑할까

나는 내 생각의 주인이 아니야


정말 묻고 싶어

궁금해서 그래

목이 추워


(intermission)

(잠깐만 응 걷고 있어)


마음을 다하면

어떻게 되는 건데

지금이 답일 수는 없어요

아무것도 되지 않았으니

아쉽다기보다는

이건 결과가 아니죠


그냥 이제는

혼자 걷다 보면

그저 나와요

사랑해


사랑하고 있어요


정신이 내 것이 아니고

생각도 의식도

어쩌면 기억도 모두

꾸며진 것들

내가 만진 게 아냐

난 그저 빈 상자였어요


비대한 자아라기에는

비어있는 곳이 넘치고


주말이 더 추워졌어도

낮았던 여름보다

그래도 지금이 낫지만


좋아하는 것

계속하게 되는 것

멈추지 못하는 것

꿈을 꾸고

눈꺼풀을 봉하는 것


막막함과

막연함과

여전히 따스한 것과

원하는 것


빨간불로 바뀌기 전에

씩씩하게 걸으며

움직이며 기다리는 것


사랑해라고

차가운 입김으로

공기를 데우는 것


한두 번이 아니라서

당분간은 이럴 거 같아

늘 조금은 두려워

이게 바로 기대라는 거겠지


나는 여전히

새로운 내게

적응을 배우고 있어


그리고

조나단 앤더슨 인스타 계정

사진 정말 못 찍는다



keyword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