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앨범은 어쩌면 상처를 피해서 웅크린 사람들을 위한 노래들 아니었을까
악뮤 신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 – 50대 아빠이자 가장도 눈물을 흘렸다.
요즘 새벽에 이 노래를 자꾸 찾게 된다.
악뮤(AKMU)가 7년 만에 내놓은 정규 4집 『개화(FLOWERING)』. 타이틀곡 「기쁨, 슬픔, 아름다운 마음」은 기쁨 뒤에 찾아오는 슬픔마저 아름다운 마음으로 품어내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사는 이렇게 흘러간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 쫓아내지 말고 품어주어라 아주 예쁜 돌이 된단다 햇빛 뒤에 그늘이 있는 건 사랑스러운 모습이야 밝은 미소를 짓지 않아도 사랑할 이유가 있단다
처음 들었을 때 50대 가장인 나는 이상하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감성적인 사람도 아니고, 아이돌 음악에 딱히 관심도 없었는데.
유퀴즈에서 수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난 4월 1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악뮤가 출연해 이수현의 슬럼프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유재석의 질문에 이찬혁은 담담하게 말했다.
"슬럼프라는 단어는 너무 간단한 단어 같아요. 수현이가 혼자 사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독립을 해서 많이 힘들어 보였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멈칫했다. '혼자 사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독립.' 이건 비단 수현씨 이야기만이 아니었다.
이수현은 오빠가 군대에 간 뒤 그 빈자리가 생각보다 너무 컸고, 반의반도 채우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에 방구석 히키코모리가 됐다고 고백했다. 햇빛을 차단하고 2년 정도를 그렇게 보내며, 나에게 더 나은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그 말이 귀에 박혔다. "나에게 더 나은 미래는 없다."
50대 가장이라면, 퇴직을 앞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문장을 속으로 되뇐 적 있지 않을까.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 조직이라는 울타리가 서서히 사라지는 느낌. 그 공백이 두려운 마음 말이다.
찬혁의 말이 더 뭉클했다
이찬혁은 "10년, 20년 후를 봤을 때 지금 수현이를 챙기지 않으면, 나중에 수현이가 '오빠, 그때 왜 안 잡아줬어?'라고 할 것 같았다. 그 미래를 한번 본 것이다.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말에서 나는 또 울컥했다. 누군가 내 곁에서 이렇게 말해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있는지, 갑자기 돌아보게 됐다.
앨범에 수록된 「햇빛 Bless You」는 이찬혁이 힘든 시간을 보내던 이수현을 위해 만든 곡이다. "걸어 잠근 창문 속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Open the door, 햇빛 bless you"라는 가사와 따뜻한 멜로디가 지친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이 노래를 들으며 내가 깨달은 것들 그리고 내가 망하고 지금재기를 해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느낀것들이 말해주고 싶다.
퇴직이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이 노래에서 힌트를 얻어보길 권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이 마음에 걸렸다.
① 슬픔을 쫓아내려 하지 마라. 지금 느끼는 불안이나 공허함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수현씨가 말했듯, 그 감정을 억지로 감추다 보면 삶 전체의 슬럼프로 번진다. 잠시 인정하는 것이 먼저다.
② 독립(전환)은 준비와 함께 와야 한다. 퇴직 후 소자본 창업이든 새로운 일이든, '어떻게 혼자 살아갈지'를 미리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찬혁이 수현에게 했던 것처럼, 아주 작은 권유와 구체적인 계획이 중요하다.
③ 지금 손이 닿는 범위 안에서 시작하라. 거창한 계획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하나. 그게 트럭과일장사처럼 초기 투자 부담이 낮고 실행이 빠른 아이템이든, 작은 부업이든, 오늘 내딛는 한 발이 중요하다.
④ 나를 잡아줄 사람을 찾아라. 사업을 시작할 때 혼자 부딪히는 것과, 이미 해본 사람의 노하우를 옆에 두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수현에게 찬혁이 있었듯, 처음엔 누군가의 안내가 버팀목이 된다.
악뮤의 노래가 이렇게 와 닿은 적이 없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라고. 지금 내가 느끼는 이 불안도, 결국 예쁜 돌이 되는 과정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