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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란 Jun 22. 2024

시골 도서관에서 수채화를 배우다



시골 도서관에서 수채화취미반을 다닌 지 10개월째이다.

6월까지 상반기 수업을 마치고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처음엔 스케치북에 연필 선긋기로 시작하여

요즘은 파브리아노라는 스케치북에 물을 먹여서 색 번짐을 통한 수채화를 배웠다.

파브리아노 종이는 두껍고 면이 울퉁불퉁하여 종이가 물을 흠뻑 먹을 수 있도록 먼저 물칠을 한 뒤 색칠을 하면 스펀지처럼 색을 빨아들여 부드럽게 쏴악 번지며 폭삭한 느낌을 나타내어 준다.



큰 붓으로 파브리아노에 물을 흠뻑 먹인 후

연못을 표현해야 하는데 진한 물색의 연결 부분이 매끄럽지 못다.

수채화는 다 그려놓고 멀리서보면 아주 잘 그린것 처럼 보이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붓 터치가 그대로 다 드러나 부족한 부분이 표시난다.



부산의 오륙도이다. 하늘과 바다는 물을 흠뻑 먹인 후 색 번짐을 해야 하는데 아직 자신감이 떨어져 더 짙게 나타내지 못하여 하늘색과 바다색이 흐리멍덩하다.

그래도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될까~

뚜뚜 뚜뚜 뚜비뚜바~



들어가서 차 한 잔 하고 싶은 집~~



이 곳 시골도서관 수채화취미반인기가 많아서 대기줄까지 있을 정도이다.

수업반을 하나 더 만들자는 말도 나올 정도이지만 예산이 모자란다니 여름방학 숙제를 열심히 하며 9월 개강수업을 놓치지 않도록 신경을 바짝 서야 한다.

수업을 듣는 인원은 모두 15 명인데

평균 나이는 70세이다.

그중에는 수준급의 실력을 보이는 분들도 꽤 있고 왜 좀 더 일찍 배우지 못했을까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9월에 개강하는 가을 학기가 끝나면 그동안의 작품들로 작은 전시회를 도서관에서 하기로 했다.

내 평생에 처음 해보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 미진한 실력의 그림들을 가지고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죽을 때까지 꽃과 나무와 텃밭을 가꾸고 보태어 시를 적고 또 거기에 보태어 그림까지 그릴 생각을 하니 사람에겐 살면서 몇 번의 기회가 찾아올까?

나는 그 기회를 잘 잡아 인생 후반의 침묵에서 깨어나 즐겁게 살아갈 징후가 보이는 것 같아 그동안 꾹여놓았던 정서들을 신나게 끄집어 내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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