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삶의 斷想

가을 산에 오르며

by 김남웅







옷깃을 여미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서

세상의 고단함이 보이고

약수를 길어 한 배낭 지고 가는 노인에게서

자식 사랑이 보이고

꼬불꼬불 산길을 걷는 사람들에게서

걸어온 인생길을 느낀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한 발씩 걷는 이에게서

병듦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고

헐벗은 가지에서

우리가 사는 인생의 끝을 생각하고

낙엽이 쌓인 거리에

그 옛날 유난히 살결이 희고

눈동자가 검은 그 애를 생각한다


산은 하나인데 마음은 여럿이다

뱉어낸 마음들이 산 허리에 쌓이면

어김없이 폭우가 내려 다 씻어내고

나는 또 그곳에 올라 내 마음을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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