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에서 집으로 가는 길
한양대와 왕십리를 지나서
동대문운동장과 신당동을 지나서
을지로와 종로를 지나서
독립문을 지나
무악재에 닿았다
지나온 길을 더듬어 보니
아무것도 제대로 본 것이 없다
지하철이란 놈으로 오는 길
시들시들 세상살이에 지친 사람들
휴대폰과 무수히 대화하는 사람들
멍하니 무언가를 바라보는 사람들
고개를 숙이고 쓰러질 듯 졸고 있는 사람들
한잔에 취해 중얼거리는 사람들
사느라 피곤하고
피곤하니 살기 더 힘들고
가지려고 하니 고단하고
그냥 살려니 욕심이 생긴다
이룬 것 없이 세월만 가니 조바심이 생기고
물 흐르는 대로 살자니 하나뿐인 인생이 아깝다
그러고 보니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가 거기고
인생살이 다 고만고만하다
지나친 사람들이 오랜 친구 같다
(201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