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떠올리고 싶은 것들
영화 '버킷리스트'를 보면 주인공들이 피라미드에 올라 나누는 대화가 나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죽은 후 영혼이 하늘에 오르면 신에게서 두 가지 질문을 받았다고 믿었습니다.
"그대는 인생을 즐겼는가?", "그대 인생은 다른 이들을 기쁘게 해줬는가?"
만약 지금 당장 이 두 질문에 답해야 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가끔 마지막 숨을 앞둔 침상에 누워 있는 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무거운 얘기 같지만, 사실 이게 삶을 더 의미 있게 사는 방법 중 하나더라고요. 마지막에서 거꾸로 계산해보는 거죠. 그때 뭘 떠올리고 있을지, 뭘 후회하고 있을지, 누굴 그리워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지금 뭘 해야 하는지가 좀 더 명확해져요.
당신은 어떤가요?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 있나요? 아니면 "그때 용기 냈다면..."하고 아쉬워할 일들이 있나요?
죽음 앞에서 과연 평온할 수 있을까? 그때 우리는 뭘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을까?
호스피스 간호사 브로니 웨어가 죽음을 앞둔 환자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보니, 사람들이 마지막에 하는 후회가 신기할 정도로 비슷했습니다.
"나는 평생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았어요. 정작 내가 뭘 원했는지는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환자들의 76%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해요. 부모 기대, 사회 눈치, 직장 압박 속에서 정작 내 마음 소리는 묻어두고 살아온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네요.
"승진하고, 돈 벌고, 성공하는 것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까 아이가 첫걸음 뗄 때도, 아내가 힘들어할 때도 회사에만 있었네요."
특히 남성분들한테서 많이 나오는 후회예요. 성공 때문에 가족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 놓친 거에 대한 아쉬움이었죠.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 미안하다는 말. 이런 간단하지만 중요한 말들을 제때 못한 게 얼마나 후회스러울까요? 괜한 눈치 보느라 내 감정 억누르고 살았던 것들이 결국 큰 아쉬움으로 남는 거예요.
바쁘다고 연락 안 하고 지내다 보니까, 정작 외로울 때 연락할 친구가 없더라는 거. 나이 들수록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는데,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아요.
"행복해지려고 노력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항상 의무만 다했어요. 행복은 그냥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요."
많은 분들이 생의 마지막에 가서야 행복은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거라는 걸 깨달아요.
이런 후회들 보면 공통점이 있어요. 결국 사람들이 아쉬워하는 건 안 한 것들이라는 거예요.
그럼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일단 죽음 앞에서는 겸손해져야 해요. 아무리 대단한 기술이 발달해도, 죽음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찾아오거든요. 그 앞에서 우리가 쌓아온 성취나 지위 같은 건 별로 의미가 없어요.
그리고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게 오히려 삶을 더 소중하게 만든다는 걸 받아들여야 해요. 무한정 시간이 있다면 우리는 아마 아무것도 안 할 거예요. 시간이 정해져 있으니까 선택이 중요해지고, 우선순위가 생기고, 사람들이 더 소중해지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해요.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어떻게 살지를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고. 죽음을 의식하고 사는 게 삶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줘요. 매 순간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절망스러운 게 아니라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게 해주거든요.
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 머릿속에는 뭐가 떠오를까요?
아마 성공한 사업이나 모은 돈, 받은 상 이런 건 아닐 거예요. 사랑했던 사람들 얼굴, 같이 보낸 소중한 시간들, 누군가한테 도움이 됐던 순간들을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럼 지금부터라도 그런 것들을 더 많이 만들어가면 어떨까요? 사랑한다는 말 더 자주 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정말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더 집중하는 거 말이에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에 의미를 주는 마침표예요. 그 마침표를 무서워하기보다는, 그 앞의 문장들을 더 아름답게 써내려가는 게 죽음에 대한 가장 좋은 자세 같아요.
결국 중요한 건 죽음을 피하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매일을 후회 없이 살아가는 거예요. 오늘 하지 못한 일들이 평생의 아쉬움이 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조금씩 바뀌어보는 거죠.
“그 마지막 순간에, 당신은 무엇을 떠올리고 싶나요?”
by 소담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