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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Nov 20. 2020

프롤로지스가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남긴 유산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의 뿌리를 찾아서

전 세계적으로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물류센터에 대한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물류센터 리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전 세계 물류센터 리츠의 대장주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프롤로지스(Prologis)'다. 프롤로지스의 시가총액은 11월 18일 현재 750억달러 규모다. 통신탑 리츠인 '아메리칸(American Tower)'에 이어 미국 리츠 시장 시총 2위다.


프롤로지스는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지금 현재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회사들의 뿌리를 찾아 올라가다 보면 그 끝에는 프롤로지스가 있다. 이 글에서는 프롤로지스가 한국을 비록한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남긴 유산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프롤로지스 물류센터

프롤로지스의 모회사인 시큐리티 캐피탈 인더스트리얼 트러스트(SCI)는 1991년에 설립됐으며, 1998년에 프롤로지스로 이름을 변경했다. 1990년대 말 프롤로지스는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물류센터 투자자가 됐다. 프롤로지스가 아시아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2001년 일본을 시작으로 2003년 중국, 이어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당시 한국 프롤로지스 초기 멤버가 바로 훗날 한국 물류센터 투자 시장의 성장을 이끈 켄달스퀘어와 ADF자산운용의 설립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프롤로지스는 파죽지세로 사세를 확장했다. 당시 프롤로지스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제프리 슈왈츠의 경영 방식이 상당히 공격적이었다. 레버리지를 있는대로 일으켜 투자를 했다. 제프리 슈왈츠의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프롤로지스는 미국을 넘어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개척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물류센터 투자자가 됐다. 하지만 이 같은 경영 방식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막대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빠르게 규모를 키웠지만 재무적으로는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주당 60달러를 웃달았던 프롤로지스의 주가는 주당 10달러 아래로까지 떨어졌다.


프롤로지스 주가 추이


이후 제프리 슈왈츠가 물러나고 정반대의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가진 월터 라코비치를 CEO 자리에 앉았다. 회계사 출신의 월터는 CEO가 된 후 빛을 줄이고, 투자를 중단했으며, 자산을 매각하는 전략을 취했다. 특히 중국과 한국 자산 전체를 매각하고, 일본은 일부만 남기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때 이를 사들인 것이 바로 싱가포르투자청(GIC)이다.

 

GIC는 당시 프롤로지스의 아시아 자산을 맡기기 위해 프롤로지스 차이나의 사장이었던 밍 메이와 제프리 슈왈츠 전 프롤로지스 CEO를 데려왔다. 당시 밍 메이와 제프리 슈왈츠가 GIC가 인수한 프롤로지스의 자산을 맡기 위해 설립한 회사가 바로 GLP(Global Logistics Properties)다. GLP는 GIC가 인수한 중국 자산과 일본 자산을 맡았다. 그리고 한국 자산을 맡은 곳이 바로 켄달스퀘어파트너스다. 이후 켄달스퀘어파트너스는 켄달스퀘어와 ADF자산운용으로 각자의 길을 갔으며, GIC의 자산은 ADF자산운용이 승계했다.


GIC는 이후 중국 물류센터를 싱가포르증권거래소(SGX)에 리츠로 상장했다. 그 과정에서 GLP에도 리츠 지분 일부를 줬는데 리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밍 메이도 큰 돈을 벌었다. 이후 GIC는 GLP 리츠 매각을 추진했다. 당시 워버그핑크스, 블랙스톤 등이 인수를 추진했으나 결국 매각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때 GLP 리츠를 사들인 이가 바로 밍 메이다.

그는 중국에서 자금을 유치해 GLP 리츠를 인수했으며, 이후 2018년 1월에 상장폐지했다. 밍 메이가 이끄는 GLP는 일본 물류센터 중 시총 2위인 GLP J-REIT를 비롯해 아시아 물류센터 시장의 거물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유럽, 브라질, 인도에도 진출했으며, GIC와 함께 미국 물류센터에도 투자했다. 현재 GLP가 전 세계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자산은 2,300개, 운용 규모는 550억달러에 달한다. 프롤로지스가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미친 영향은 이게 끝이 아니다.


켄달스퀘어의 모회사인 이샹레드우드(ESR)의 설립자인 Jeffery Jinchu Shen도 GLP에서 독립했다. 그는 GLP에서 나온 후 워버그핑크스중국계 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이샹을 설립했다. 이후 켄달스퀘어를 통해 한국 투자를 확대했으며, 일본에 투자하기 위해 일본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대한 노하우가 쌓인 레드우드와 손을 잡았다. 이후 사명도 이샹에서 ESR(이샹레드우드)로 바꿨다. ESR 물류센터 자산 운용 규모는 265억달러에 달한다.

가운데가 밍 메이 GLP 회장, 왼쪽이 Jeffery Jinchu Shen ESP 설립자, 오른쪽이 하미드 모하담 프롤로지스 회장이다.


이처럼 프롤로지스에 뿌리를 둔 GLP와 ESR은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자산을 대거 매각했던 프롤로지스도 이후 다시 중국과 일본 투자를 재개했다. 다만 프롤로지스는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프롤로지스가 아시아 물류센터 투자 시장에 남긴 유산들을 짚어봤지만 공개적인 글에서는 밝히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서로 간의 관계에서 비롯된 일들도 프롤로지스에서 일했던 사람들과 그곳에서 파생된 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런 관계들은 다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프롤로지스가 일본에 투자한 물류센터


한편 프롤로지스는 2011년 당시 물류센터 투자업계 2위였던 AMB에 인수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프롤로지스 레버리지를 극대화해 규모를 키운 반면 AMB는 보수적인 경영 기조를 유지한 덕분에 재무구조가 탄탄해 금융위기 이후 두 회사의 운명이 뒤바뀌게 된다. 프롤로지스와 AMB가 이처럼 상반된 투자 전략을 취했던 이유를 두고 지배구조의 차이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프롤로지스의 경우 이사회가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나 마찬가지다. 반면 AMB는 이란 출신의 하미드 모하담이 설립자이자 오너였다. 그는 현재도 프롤로지스의 회장이다. 프롤로지스와 달리 주인있는 회사인 AMB는 안정적인 경영 전략을 펼쳤고, 경기가 좋을 때는 프롤로지스가 빛을 발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블랙스완이 닥쳤을 때는 AMB의 저력이 나타났다. 참고로 AMB는 프롤로지스 인수 후 AMB라는 이름을 버리고 브랜드 파워가 더 강한 프롤로지스를 택했으며, 기존 'ProLogis'라는 이름을 'Prologis'로 바꾸고 로고도 변경했다.

변경 전 프롤로지스 로고
프롤로지스 현재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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