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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병기 Feb 24. 2021

리츠 시장은 잘 성장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구조야!

'알파리움 타워'와 '디앤디 플랫폼'에 거는 기대와 우려


예전에 신한리츠운용 분들과 ‘신한알파리츠’ 상장 준비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한리츠운용이 신한알파리츠를 준비하면서 얼마나 촘촘하고 단단하게 구조를 만들었는지다. 신한리츠운용뿐만 아니라 신한금융그룹이 모두 참여해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리츠 상품을 준비하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했고, 투자자, 임차인 등과도 빈틈없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 신한리츠운용은 성공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작년 말에 상장한 ‘ESR켄달스퀘어리츠’ 도 상장 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의 경우에도 CPPIB라는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있어 리츠 구조를 탄탄하게 잘 만들어서 상장한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한알파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의 사례를 보면 공모 상장 리츠에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가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판교 알파리움' 상장 추진하는 ARA에 거는 기대


싱가포르계 부동산자산운용사인 ARA가 한국 시장에 리츠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판교에 위치한 ‘알파리움 타워’다. ARA는 현재 알파리움 타워 리츠 상장을 위해 한국투자증권과 다이와증권을 선정해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알파리움 타워에 투자한 기관투자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난관이 없지는 않지만 기대되는 부분들도 상당히 많다.


판교 알파리움타워


1)증명된 ‘판교’에 투자하는 상품

리츠 시장에서 ‘판교’는 반가운 이름이다. 지난 2018년 8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신한알파리츠’의 대표 자산이 바로 판교 크래프톤타워이기 때문이다. 신한알파리츠는 상장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리츠다. 또한 판교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성공 보증수표와 같은 지역이다. 판교 오피스 시장은 말 그대로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년째 판교 오피스 시장은 공실률 '제로(0)'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IT 기업들이 날로 성장하면서 빈 공간이 나올 때 마다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도 새로운 오피스 매물이 나올 때 마다 판교 오피스 시장의 이정표가 새로 쓰여지고 있다.

알파리움타워 역시 현재 오피스 동은 공실이 없다. 알파리움의 경우 현재 한 동은 삼성SDS, 한 동은 엔씨소프트가 사용하고 있으며 리테일 부문도 일렉트로마트가 나간 자리를 엔씨소프트가 사용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ARA는 삼성SDS, 엔씨소프트와 임대차 계약을 갱신해 10년 이상 장기 임차하기로 했다. 리츠 상장을 염두해 안정적인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다. 다만 리테일 부문의 경우 아직 활성화가 덜 되지 않은 부분은 있다.

 

2)판교 익스포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

현재 판교의 경우 투자를 하고 싶어도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만큼 인기가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실제 카카오가 판교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H스퀘어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데 열기가 아주 뜨겁다. 오는 3월에 입찰이 진행될 예정인데 H스퀘어의 매각가가 조성 원가(평당 700만원 후반대)의 두 배 이상인 평당 2,000만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캡 레이트는 3% 중반 수준이다.

현재 판교는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렇기에 기존에 투자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알파리움 타워 공모 상장 리츠에 재투자를 하게 되면 향후에도 자산 가치 상승 가능성이 높은 판교 우량 자산을 계속해서 보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 상장 당시 CPPIB도 그런 전략을 편 바 있다. 지방행정공제회가 판교 알파돔시티 프로젝트에서 공모 상장 리츠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다.


3)리츠 운용 경험 풍부한 ARA의 역량에 거는 기대

글로벌 운용사 ARA의 역량에 거는 기대도 크다. 사실 최근 상장했던 국내 리츠들이 다소 실망스러운 면을 보여준 측면이 있는데 그러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사들의 상장 리츠 운용 역량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리츠 주가나 수익률은 시장 상황에 따라 부진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같이 코로나19 이슈가 시장을 뒤덮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리츠를 상장한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이 신뢰할만한 운용 역량을 보여줬느냐다. 안타깝지만 그런 곳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상장 후에 리츠 IR을 등한시하거나 제대로 된 운용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싱가포르 상장 리츠들이 코로나19에 따른 타격을 투명하게 밝히고 공시했다. 한국 리츠 중에서는 그렇게 했던 곳이 몇 개나 있을까. 부정적인 이슈 자체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부정적인 이슈를 투명하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이다. 상장 리츠를 운용하는 것은 사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와 많이 다르지만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제도 있다. 현재 많은 리츠 운용사들이 상장 리츠를 운용하는 동시에 사모 리츠나 부동산 펀드를 같이 겸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쩌면 예고된 일인지도 모른다. 실제 현재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신한알파리츠와 ESR켄달스퀘어리츠의 경우 리츠를 전담해서 운용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ARA에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ARA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리츠 운용사다. ARA는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오랜 기간 동안 상장 리츠를 운용하면서 까다로운 현지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준을 맞춰왔다. 그러한 오랜 리츠 운용 역량이 발휘된다면 신한알파리츠나 ESR켄달스퀘어리츠 만큼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우량한 리츠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ARA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운용사다. 향후 ARA의 글로벌 플랫폼이 알파리움 타워 리츠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ARA가 싱가포르에서 운용 중인 선텍 리츠의 대표 자산 '선텍 시티'


4)ARA의 의지

ARA의 의지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실 ARA는 오래 전부터 한국에 리츠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 2016년 2월 싱가포르 출장 당시 현재 ARA애셋매니지먼트의 CEO인 모세스 송을 인터뷰 했던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한국 시장에 리츠를 꼭 상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예정된 일정 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ARA는 알파리움 타워 이전에도 한국에서 리츠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예전에 국민연금이 투자한 자산을 리츠로 상장하려고 했으나 투자자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으며, 신영과 함께 만든 임대주택 리츠인 'ARA 신영 리츠'의 경우 상장을 계획하고 ARA가 직접 자금을 투입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현재 알파리움 타워에도 ARA의 자체 자금이 일정 부분 투자되어 있다. 알파리움 타워 공모 상장 시 ARA는 계속해서 지분을 가져가면서 스폰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난관도 존재한다. 현재 판교 오피스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알파리움 타워를 공모 상장하는 것 보다 사모 시장에서 매각하는 것을 선호할 수도 있다. 다만 앞서 밝혔듯이 지금 당장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 것 보다 공모 상장 리츠로 만들어 장기적으로 보유했을 때 누릴 수 있는 이점도 충분히 있다. 좋은 투자처를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지금 알파리움 타워를 놓치면 언제 또 투자할 수 있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리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ARA가 기존 기관투자자, 그리고 새로운 기관들과 좋은 구조를 짜서 공모 상장 리츠를 만들어 상장시켰으면 한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바탕으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SK D&D가 상장하는 ‘디앤디 플랫폼’, 시장 우려 해소해야


현재 올해 첫 상장 리츠가 될 가능성이 높은 리츠는 ‘디앤디 플랫폼 리츠’다. SK D&D의 리츠 자산관리회사(AMC)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가 상장을 추진하는 리츠다. 디앤디 플랫폼 리츠에는 앵커리츠를 비롯해 현재 리츠에 투자가 가능한 블라인드 펀드들이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앤디 플랫폼 리츠의 흥행 여부에 따라 올해 리츠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디앤디 플랫폼 리츠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크게 두 가지 부분을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1)NH투자증권과 디앤디의 상장 리츠에 대한 명확한 비전 필요 

우선 시장에서는 과거 다른 리츠와 마찬가지로  디앤디 플랫폼 리츠가 증권사의 출구전략으로 사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디앤디 플랫폼 리츠의 기초자산인 영등포 영시티와 일본 아마존 물류센터 두 개 자산 모두 NH투자증권이 참여기 때문이다. 다만 NH증권과 디앤디는 애초부터 공모 상장 리츠를 생각하고 상품을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엑시트 수단이 아니라는 거다. 사실 이는 지금까지 상장했던 리츠들이 오해할만한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을 과민반응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이는 앞으로도 리츠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렇기에 디앤디인베스트먼트와 NH투자증권은 의식적으로라도, 조금 과하도 싶을 정도로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신뢰한만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2)우량 자산 지속적으로 편입할 수 있는 역량 보여줘야

두번째는 지속적으로 우량한 자산을 공급할 역량이 있느냐다. 현재 디앤디 플랫폼 리츠의 기초자산은 영시티와 아마존 물류센터 두 개다. 여기에 최근 SK D&D가 매매 계약을 체결한 용인 백암 물류센터가 추가 편입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문제는 지속적으로 우량 자산을 편입할 수 있느냐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린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에서는 추가 자산 편입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라는 입장이라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상장했던 리츠들도 약속을 잘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ESR켄달스퀘어리츠의 경우 지난해 상장하면서 12번째 자산의 편입 예정 시기를 아예 구체적으로 못 박았다. 실제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앤디인베스먼트도 그냥 말이 아닌 투자자들과 구체적인 약속을 할 필요가 있다. SK D&D가 개발하거나 투자한 자산을 향후 디앤디 플랫폼 리츠에 편입할 거라는 식으로 말이다.

문래동 영시티


최근 상장한 리츠들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여전히 리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큰 상황이다. 리츠에 투자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자금들도 많기에 리츠 상장을 추진하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운용하는 앵커리츠가 있고, 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하고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그리고 지방행정공제회가 참여한 코람코자산운용의 펀드도 있다. 코람코운용은 2호 펀드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리츠 상장을 준비하는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다. 부디 디앤디 플랫폼 리츠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고 리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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