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두진 건축가님과 함께 통의동에서
SPI(Seoul Proeprty Insight)가 지난해 코로나19가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재개한 오프라인 이벤트 'Meet with SPI'를 시작한 지 벌써 일년이 훌쩍 넘었다. 작년 5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이벤트를 가지고 있다. 매달 한 분씩 섭외해 20~30여명의 참석자들을 모아 행사를 가진다. SPI 독자들을 위해 진행하는 행사로 SPI를 구독하는 분들은 뉴스레터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사전예고 없이 뉴스레터를 통해 신청을 받는데 따로 통계를 내보지는 않았지만 뉴스레터를 발송하자마자 바로 마감이 된다.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아무런 대본 없이 연사와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내가 1시간 반에서 두 시간 가까이 질문을 하면서 진행행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참석하신 분들이 질문을 많이 할 때도 있다. 어떤 경우든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행사 시작 전에는 행사장이 있는 성수동 코너25(코너25는 홍콩계 투자자 스타프라퍼티가 개발한 오피스 빌딩이다. 통상적으로 코너25 10층이나 9층에서 진행을 한다. 이 자리를 빌어 스타프라퍼티에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바로 옆 마포설렁탕에서 발표자 분과 저녁을 먹는 게 일종의 루틴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항상 익숙한 공간 성수동 코너25에서 진행을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성수동을 떠나 통의동 황두진건축사사무소에서 행사를 가졌다. 이번이 열여섯 번째 행사. 그날의 기록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SVesQaYabJo
열여섯 번째 Meet with SPI를 정리하면서 황두진 건축가님과의 인연을 되돌아본다.
황두진 건축가님을 처음 만난 건 작년(2022년) 1월이다. SPI 독자들을 위해 건축가 분들의 글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유승종 소장님을 통해 소개를 받고 연락을 드렸다. 문자와 통화로 연락을 하다가 2022년 1월 24일에 통의동 사무실에 들러 인사를 드렸다. SPI가 하는 일을 소개드리고, 건축가님의 글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들렸다. 이후 현재까지 SPI에 기고를 하고 계신다. 처음에는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풀어내시다가 현재는 '레거시 플레이스'라는 주제를 잡고 글을 쓰고 계신다. 레거시 플레이스는 조만간 책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또 오디오를 듣는 레거시 플레이스(팟캐스트)도 진행을 하고 있는데 이건 순전히 내 게으름으로 최근에는 녹음을 많이 못했다. 가을에는 다시 재개하는 게 목표다. 그 외에도 건축가님과는 수많은 지점에서 만난다. 김종성 건축가님을 매개로 만나기도 하고, SPI 출간기념회에서 강연을 해주시기도 했고, 운용사와 만나기도 하고. 내년에는 SPI의 또 다른 이벤트 <아이디얼 시티를 찾아서>에서 건축가님과 세종시 탐방을 갈 계획이다.
열여섯 번째 Meet with SPI 행사를 가졌던 통의동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사옥. 위층에는 황두진 건축가님의 자택이 있다. 완벽한 직주근접의 형태다. 출근하는 데 0.5초가 걸린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몇 년 전 출퇴근 시간이 긴 한국인들의 피곤함을 다룬 다큐멘터리(2시간째 출근중, 길 위의 미생)이 생각났다. 도시계획적으로도 많은 화두를 던지는 이야기였다. 황두진 건축가님이 보여주신 아래 서울시의 동별 인구 분포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도심(중구, 종로구)가 텅 비어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담긴 도시계획과 정책이 필요하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어느 정도의 용적률을 갖추는 것은 도시와 같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정확한 표현은 아니다)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직주근접(사실상 재택근무)에서 오는 폐해도 있다. 황두진 건축가님도 직주근접 형태와 일과 삶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고, 루틴을 만들었다고 한다.
강연장으로 내려가는 길.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이 장소는 황두진 건축가님이 함께 하는 밴드의 연습실이기도 하고, 영추포럼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은 비가 내린 후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어우려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건축 : 기획과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그간 황두진건축사사무소에서 설계한 한약방 춘원당과 배구단 현대캐피탈의 훈련공간이자 숙소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그리고 황두진 건축가님이 쓴 책 무지개떡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한 시간 조금 넘게 풀어주셨고, 한 시간 반 정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저녁 7시에 시작해서 밤 10시께 마무리가 됐는데 종료 시간을 정해두지 않았으면 밤새도록 질의응답이 오갔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열여섯 번째 Meet with SPI를 마무리하고 이제 9월에는 다시 성수동으로 돌아간다. 홍콩에서 오신 외국계 부동산 자문사 대표님과 함께 또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