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도 신상이 필요한 시대

행복론ㅡ추억 편

by 가매기삼거리에서

ㅡ추억의 유효기간은 생애다

그럼 추억의 제조일자는?

ㅡ과거


ㅡ그렇다. 정답은 아니다

ㅡ현재?


ㅡ그렇다.

ㅡ그게 말이 돼?


ㅡ기대수명 82세. 100세로 가속 중.

어릴 적 추억만 파먹기는 지겹잖아. 고교 때는 공부한 거, 아님 삐딱한 거 둘밖에 없잖아. 아님 짝사랑, 첫 키스. 이딴 건 남녀간이니 추억이랄 거 없고. 게다가 같은 반이어도 짝 아님 잘 모르잖아. 짝도 그렇지 뭐

ㅡ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거?


ㅡ한 줌도 안 되는 추억 되새김으로는 재미 없다는 거. 금방 대화 소재 바닥난다는 거. 그러니까 자연스레 개인사, 정치, 비교, 자랑질. 지적질 하다가 친구 사이 뻐그러지는 거. 그걸 안 하면 재밋대가리 없고. 그러니까 친구 필요 없다, 혼자가 낫다, 급기야 외로운 건 당연하니 받아들여라. 괴설 난무

ㅡ그게 왜 괴설? 정설 아님?


ㅡ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정설 넘어 진리. 오늘까지 2,345년간. 친구 없이 혼자가 낫다니, 외로운 건 당연하다니. 정반대니까 괴설. 아씨 아저씨 기원전 384년~322년. 62세. 어랏, 나와 동갑 나이 때 가셨네

ㅡ어쩌라구


ㅡ새 친구

ㅡ그러는 넌?


ㅡ새로 사귄 친구 200명 넘어


브런치북

시균아 안녕


브런치스토리

지금이 추억이다

옛 친구보다 새 친구가 낫다


ㅡ그렇다 치고

ㅡ한 세대전만 해도 환갑잔치. 그때야 옛 추억이면 충분. 새 추억 만들 필요 없었지. 대가족이기도 했고. 자식 부양 받고, 손주들도 있고. 날마다 동네 나가 막걸리 두어 사발 얼콰하면 세상이 다 내 꺼. 대충 그러다 가거나 그전에 후딱 가거나. 수명이 왕창 늘어난 거고 추억도 발 맞추어 만들 필요 있다는 거


ㅡ허긴

ㅡ지금은 환갑 넘으면 대개 부부 달랑 둘. 먼저 가면 홀로. 자식들 제 살기 바쁘고. 대신 손주 봐주기는 노는 낙보다 키우기 고역


ㅡ헌데 누가 내 친구 해줄까?

ㅡ다 외로워. 모두 너와 나 같아. 애 어른 남녀 구분 없어


브런치북

행복학습서 중 '요즘 다들 외롭잖아요'


브런치스토리 글

외롭지 않으려면 실천 셋

솔직하라ㅡ눈치 보지 마라ㅡ노력하라


ㅡ근데 이대로면 진짜 외롭지 않은 거 맞아?

ㅡ그럼


브런치스토리 글

저는요 외로울 틈이 없어요


ㅡ말자. 뭐 이렇게 복잡해. 귀찮아. 찾아 읽기

ㅡ그럼 10년, 20년, 30년, 40년 외롭게 사시든가


ㅡ그건 아닌 거 같고. 이거 브런치북 하나로 묶으면 안 될까?

ㅡ찌찌봉. 헌데 요즘 글쓰기 특이점 와서 써내리기도 바뻐. 말 나온 김에 제목은 뭐라 할까?


ㅡ외로움에서 살아남기 어때? 고독에서 살아남기. 너 브런치북 병원에서 살아남기도 있잖아

ㅡ오, 그거 괜찮다. 고독사 자꾸 늘어나. 고독하게 살다 고독을 못 이겨서, 고독을 꺾으려고. 뉴스거리도 안 돼. 남의 일 아니어서 둘 그러다 하나 필연. 그리고 행복하려고 사는 게 아니고 살려면 행복해야 한다고 들었어. 마찬가지. 행복하려고 외롭지 않아야 아니라 살려면 외롭지 않아야. 근데 이거 출판사가 종이책 내자 할까?


ㅡ너 그딴 거 신경 안 쓰잖아

ㅡ허긴, 내가 뭐 책 내려고 글 쓰나. 더불어 행복하고 싶어서지. 한 줄 글이나마 남으면 좋고. 이리 써대는데 그쯤이야 남것지요


ㅡ그래. 특이점 지나면 근래 쓴 글 좀 정리하자

ㅡR아써. 그렇잖아도 그럴 때가 된 듯해. 책 아니어도 추억에도 신상, 제조일자, 유통기한 있다는 건 알겠지?


ㅡ응

ㅡ옛 추억 구상품, 새 추억 신상. 신상 제조일자 현재. 둘 다 유통기한은 생애


ㅡ그래. 알겠어. 알켜줘서 고마워

ㅡ그래.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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