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잊다니. 나에 대해 1,400편이나 글 쓰고도.이제야 알게 된 거다. 내가 왜 돈키호테인지. 무한 도전인 된 건지. 겁대가리 상실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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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를 다섯 번 가량 읽은 듯. 고등학교 때부터였을 거. 고3 때 대입 대실패. 극도의 정신 방황이라 더 와닿았을 거.
무협지다. 108인 영웅 이야기다. 화화상 노지심, 청면수 양지... 경양강 고개에서 맨손으로 호랑이 때려잡은 무송이 압권이다. 팔푼이 만두장수 형 무대. 반금련. 권문세가 자제 서문경과 바람나 형을 독살한 형수. 무송은 녀를 도륙해 원수 갚고 관에 쫓긴다. 이런 식으로 영웅은 다 살인죄, 중죄인이다. 운명의 덫. 급시우 송강 역시. 때 맞춰 내리는 비. 덕과 지 겸비. 송강을 두목으로 죄인이자 영웅 모두가 양산박 산중에 모여 그들만의 세상을 이룬다.
통쾌하다. 관이 안하거나 못 하는 걸 직접 응징한다. 살인자이나 영웅으로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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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군주를 위해 쓴 책. 1984년. 두 권의 책으로 독재가 어떤 건지 북한을 알게 된다. 테스, 폭풍의 언덕, 수레바퀴 아래서, 죄와 벌, 대지...문고판으로 문학작품에 푹 빠진다. 대학 가서 전쟁과 평화, 율리시즈...사랑 그리고 삶.
군 입대 이후 독서 손절. 대학 전공, 대기업 준비 위한 책 치중. 이후 몆 권. 추리 소설. 이기적 유전자. 이건 자식 대입 관련해서. 가장 최근 친구가 사준 두 권 중 한 권만 본다. 미술 작품에 대한 건 머리가 아퍼서 덮는다. 40여 년 책 거의 안 본 셈.
수호지만큼 내게 영향 준 책은 없다. 영웅 심리. 불의, 부당을 보고 나서게 된 건 이 책 영향이리라. 살인은 아님은 지당하다. 불법 또한. 이유가 있다 하여 위법은 아니 된다. 다만 원인인 대죄는 응징 받아야 마땅하다.
다들 그러하듯이 사회에서 치열하게 살았다. 다른 건 불의, 부당에 눈 감지 못 한다. 권력 가진 자가 그리한다. 윗사람이라면 알량한 권한 월권. 때로 괸습이라는 미명 하에 불법 강제. 함부로 대항 않는다. 대가가 엄청남을 알기에. 삭히고 삭히고 삭히고. 말라고 말라고 말라고. 준비하고 준비하고 준비하고. 일단 터뜨리면 뜯어고친다. 직을 걸고 업을 걸고 사안에 따라 목숨 건다.일을 처음 대할 때는 그 일이 지닌 의미를 찾는다. 때로 대의 발견.
나 삶 부끄러움 덜한 건 수호지 덕이다. 청춘에 수혈된 영웅의 피는 오늘도 흐른다. 반골의 피다.그 시대 중국과 달리 현대 한국은 법이 작동한다. 영웅을 필요로 않는다. 뜨거운 피 식힐대상을 찾아야 했다. 새로움이다. 도전이다.
수호지는 무협지. 재미로 읽을 일이다. 나 따라 마라. 돈과 거리 생긴다. 삶이 피곤하오. ㅋ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