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산을 오르다.
친구와 함께 셋이서.
평소 정상까지 두어 시간 잡는데 이번은 가뿐하게 반인 한 시간여 거리.
한 명이 전에 없이 반에 반도 못 가 포기. 살펴보니 호흡 가쁘고 이마 부위가 살짝 창백한 듯, 두툼 넙대대해 후덕한 안면은 어딘가 모르게 핼쓱.
둘이서 반쯤 오르니 땀이 비 오듯 반팔 티를 흠뻑 적신다.
보통 정상서 휴식하며 물, 칼로리 보충하는데 웬걸 미처 못 가서.
하산하면 저녁 겸 1차, 그리고 친구 귀래 전원주택서 2차하며 새벽 한 시까지 즐기는 게 일상이구만 웬걸 1차하고 셋 다 널브러져 수면. 두 시간 후 깨서 새벽 4시 반까지 음주 잡담.
이날 패턴이 완전히 깨졌다.
한달 전 직전 산행까지는 전혀 이러지 않았으니 환갑 나이 문제는 아니다.
되짚어 보니 더위 먹은 거.
한여름 산행 주의하자는 거다.
그러고보니 막판 술자리서 정치가 슬쩍 터치를 넘어 격돌하여 일박 이일의 여흥을 잔인하게 짓이겼다.
이 또한 쓸데없이 처음 선을 한참 넘은 거니 더위 탓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