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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퇴 Dec 07. 2020

어느 3년 차 공무원의 질병휴직기(2)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나는 그렇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부모님께 진지하게 말씀을 드렸다.


부모님은 흔쾌히 열심히 해보라며 응원해주셨다. 


그 당시 빚을 지고 있을 정도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았었는데 금전적인 지원과 매일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께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그렇게 2016년 2월,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공부는 근처 도서관에서 했다. 


아침 8시에 문을 열어서 저녁 11시까지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항상 문 열 때 들어가서 11시에 마지막으로 나왔다.


왜냐하면 학창 시절 공부 베이스가 없었던 내가 다른 수험생들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엉덩이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공부를 하고 일요일 하루는 온전히 쉬며 2년간의 수험생활에 들어가게 된다.


그때는 정말 내 인생의 처음이자 마지막 공부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것 같다.


수험생활 동안 몸을 혹사시켜서 체중이 거의 15kg 정도 줄어들었다.(진짜 거의 매일 설4했다ㅠㅠ)


그래도 그 덕분인지 2017년 6월 지방직 시험에 합격하여 면접까지 보게 되었다. 


면접 결과 면탈... 진짜 멘탈이 나갔다. 몸은 몸대로 망가지고 그만 포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그만두려고 하니 그동안 해놓은 것도 있고 필기 합격의 단계까지 올라온 게 아까워 포기하기가 아쉬웠다.


그래! 3년까지만 해보고 안되면 미련 없이 그만두자!


이번엔 다른 환경에서 다시 자극을 받고 싶은 마음에 노량진으로 무작정 짐을 싸서 올라가 사람 한 명 간신히 누울 수 있는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노량진에 온 지 3개월쯤 되던 날 패시브 스킬처럼 달고 살았던 장염 때문에 독서실에 가지 못하고 약 먹고 자고 있었다.


오전 10시 30분쯤 눈이 떠져 핸드폰을 봤는데 내가 응시한 지역의 지역번호로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그 당시 공무원 관련 카페에서 내가 응시한 지역과 서울시가 같이 붙어서 서울시로 결정했다는 글이 몇 개 있어서 내심 하늘이 도우면 추가 합격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부재중 전화를 보고 추가 합격을 직감했다.


그때 기억은 아직도 정말 생생한데 합격했다는 통보를 받고 고시원 짐을 싸는 내내 울었다.(기쁨의 눈물)


그렇게 내 수험생활은 끝이 났다.(지옥문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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