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및 작품 분석: 캐릭터성 중심으로
아래의 본문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므로 감상에 주의를 요합니다
8월 22일 화제의 애니매이션 극장판이 한국에 떴다.
지난 무한열차 편에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귀멸의 칼날 시리즈의 또 다른 극장판이 나온 것이다.
필자도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18000원이라는 비싼 금액을 써 무려 '4dx'로 해당 극장판을 감상하러 갔다.
역시나 그 명성에 걸맞게 수많은 사람들이 상영관을 꽉 채웠고, 155분이라는 비교적 긴 러닝타임에도 작성일 기준 355만명이라는 수많은 관람객이 해당 극장판을 선택했을 정도로 역대급 작품이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해당 영화에 대한 리뷰를 남겨보고자 한다.
필자도 귀멸의 칼날 tva와 무한열차 편을 모두 본 사람으로서 해당 애니메이션이 굉장한 작화를 자랑한다는 것을 익히 알고있었다. 따라서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4dx'를 선택하였고, 결과는 정말 대만족이었다.
영화는 눈 내리는 배경에서 교메이가 큰어르신의 묘지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시작과 동시에 상영관에 실제로 내리는 인공눈을 보며 4dx 선택이 옳았음을 직감했다. 그러나 4dx의 진정한 묘미는 시작도 하지 않은 채였다.
화려한 액션씬과 작화, 그리고 4dx의 특징이 만나 정말 눈이 즐거운 155분이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바람을 통해 낙하와 같은 씬들은 정말 실제감이 느껴졌다. 솔직히 홍길동전을 이런 작화로 만들어도 충분히 1000만 관객은 달성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완벽한 작화였다.
필자는 '현대문학개론', '현대소설론' 등 관련한 강의를 듣고, 비평동아리에 활동하는 '국어교육과' 학생으로서 매력적인 작품을 보면 괜히 분석을 하며 감상하는 일종의 직업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해당 작품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외계인을 납치해서 만들었나싶을 정도의 작화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스토리나 캐릭터성이 못 따라온다는 것을 체감했다. 영화는 크게 3파트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본고도 3파트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사람들의 평가 중 가장 호불호가 나뉘는 부분은 회상이다.
특히 전반부의 '시노부 vs 도우마' 파트는 이러한 회상이 두드러지는 부분이다.
필자는 회상이 나쁜 것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회상을 통해 캐릭터의 서사를 풀어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조금의 지루함은 감내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 파트에서는 이러한 회상의 과정과 또, 서사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클리셰적인 요소들이 많이 차용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쉬웠다. 한계에 다다른 주인공 -> 회상 및 조력자의 응원 -> 주인공의 각성이라는 과정이 명확히 드러난다. 필자도 해당 장면을 감상하며 만약 전개가 클리셰대로 시노부의 각성으로 도우마를 쓰러뜨리는 것으로 진행된다면 정말 매력이 하나도 없는 전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노부에게 그러한 서사를 부여할 정도로 시노부의 비중이 큰 편도 아닐 뿐더러, 만약 도우마의 서사가 하나도 다가오지 않을 채로 이러한 전개가 진행된다면... 그래서 솔직히 속으로 시노부가 여기서 죽어야한다고 생각하면서 감상했다.
도우마 또한 굉장히 뻔한 캐릭터로 그려졌다. 어느 애니메이션에서 한번쯤 봤을 법한 능글거리는 (조금 느끼한?) 그런 캐릭터였다. 이번 무한성 1편에서는 도우마의 과거가 아주 간략하게 등장함으로써 그가 가지고 있을 서사를 짐작하게 해주었지만 아직까지 보여준 모습만으로는 별로 매력적인 캐릭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 것이 실상이다. 아마 앞으로 풀어나갈 도우마의 서사를 기대해보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가장 가장 가장 쓰레기 같았던 아쉬웠던 캐릭터를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카이가쿠를 고를 것이다. 정말 굉장히 매력 없었던 캐릭터이다. 이번 전투는 앞서 언급한 시노부의 경우와는 다르게 앞으로 애니메이션에서 활약해나가야하는 주인공급 주연인 젠이츠의 서사가 달린 전투였다. 따라서 무조건 젠이츠가 살아서 이겨야하는 전투였다. (물론 젠이츠를 죽이고 아주 맛깔나는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가능은 하겠지만 굉장히 어려워보인다.) 따라서 카이가쿠는 거의 젠이츠의 강화재료 1이었다. 다만, 카이가쿠를 좀 더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었음에도 단순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다는 에겐스러운 캐릭터로 등장시킨 것은 굉장히 아쉬운 판단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에 할아버지(두 인물의 스승)의 부고 소식에 슬퍼하는 것으로 등장시키며 혈귀가 되어야만 했던 더욱 매력적인 서사를 부여했다면 굉장히 매력적이고 입체감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젠이츠와의 더욱 다양한 상호작용 및 복합적 관계는 덤으로 얻어갈 수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호평을 날린 부분이다. 혹자는 극장에서 해당 장면을 감상하다가 눈물을 펑펑 쏟아냈을 정도라고 하니 그 영향력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가는 부분이다. 필자도 해당 장면을 보며 안타깝고 슬프다는 감정이 피어나기는 했다. 실제로도 그 서사는 아카자라는 캐릭터를 더 살아나게 하는 장치였다. 다만, 필자는 해당 장면을 보며 솔직히 좀 많이 화가 났었다.
아카자라는 캐릭터는 지난 무한열차 편에서 등장하여 이미 꽤나 서사를 쌓아 온 캐릭터였다. 강함을 추구하며 칼을 든 귀살대를 상대로 맨손을 사용하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 이미 충분히 차별화되어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특히 전투를 즐기는 듯한 모습과, 강한 상대를 만나면 친히 혈귀가 되어 더욱 강해질 기회를 받아들이라는 태도는 순수하게 강함을 추구하는 모습을 강조하여 아카자의 캐릭터성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서사를 가진 아카자였기에 아카자의 회상이 나오는 부분에서 정말 화가 너무 너무 너무 많이 났다. 이를테면 오마카세 집에서 각종 초밥들을 맛있게 먹다가 갑자기 사장님이 한 시간 조리 끝에 국밥을 갖다 준 느낌이었다. 물론 맛이야 끝내주긴 했다만, 한 시간을 기다려 받은 게 오마카세 집의 국밥이라면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아카자는 이미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그 자리에서 바로 죽었어도 솔직히 감상하는 데 큰 이상이 없다. 아무런 의문도 들지 않고, 충분히 납득 가능했다. 만약 다시 살려낸다 해도 정말 강함을 추구하여 강한 상대와 조금이라도 더 싸우고자 하는 본능만 남은 일종의 사후경직 정도로 끝냈어야 한다. 그러나 작가는 아카자를 부할시켜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른바 테토적인)과는 다르게 구질구질하게 만들었고, 그 이유를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굉장히 오랜 시간을 회상에 소요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잘 짜여진 과거 서사로 인해 사람들을 납득시켰고, 아카자의 복합적인 캐릭터성을 잘 만들어내긴 했다만,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회상에는 사용한 러닝타임 그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한다. 마치 주식에서 개별 종목이 한달 간 3%올랐다고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지수가 30% 오른 격이다. 아카자 기존 서사의 결을 살려서 더 잘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카자 과거 서사급을 카이가쿠에게 부여했다면 더 알차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회상 이후 아카자가 스스로를 때리는 부분은 약자는 죽어야한다 식의 대사에서 벌써 예상이 가는 장면이어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진지하지만 웃음포인트를 보여주는 기유,
다들 심각한데 혼자서 즐거워하는 미친놈 이노스케,
벽력일섬 원툴인데 굉장히 파괴적인(이젠 화뢰신을 곁들인) 젠이츠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은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평면적인 캐릭터 혹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부각되는 것 같다.
필자는 이미 초반 10분에서부터 해당 영화에 매료되어버렸다. 작화 하나만 본다면 그 어떤 영상매체를 들고와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느껴졌다. 다만, 그래서 그런지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부각되는 작품이었다. 해당 작품을 볼지 말지 혹은 4dx로 봐야할지에 대해 고민중인 사람이 있다면 나는 고민 없이 바로 4dx로 지금. 당장. 보라고 얘기할 것이다. 작성일 기준 355만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의 흥행이 어디까지 갈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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