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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의 여정

숫자 장난

2025. 12. 4.

by 한상훈

몇 년간 로비스트들이랑 다니면서 나는 그들이 얼마나 금융시장에 패악을 끼치며 돈을 벌어 왔는지 많이 배웠다. 그들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하기보다는 그저 시스템이 낳은 괴물이라 생각한다. 마치 삼성이 한국 주식시장에 맞춰 순환 지분 구조로 전체를 지배하는 것처럼. 한국이라는 세계적으로 기형적인 국가가 낳은 기형적 경제 환경은 기형적 플레이 방법을 만들었고, 그것을 잘하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해결사가 된 게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조금 더 고급진 표현으로는 '수요와 공급'이라고 해야 할까.


그러나 그들의 숫자 장난도 유동성이 잠기지 않는 수도꼭지처럼 넘쳐흐를 때나 할 수 있던 일. 돈이 돈을 낳는다? 아니다. 화폐가 화폐를 낳고, 희석된 화폐를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는 세상이 되었을 뿐. 희석되었는지 모르고 실시간으로 낡아가는 구닥다리 화폐를 가지고 있는 이들만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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