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D 디자이너는 무슨 일을 할까?
패키지, 웹, 브랜드, VMD를 모두 경험한 디자이너의 직업 탐구 시리즈
VMD 디자이너라고 하면 대부분 화려한 패션업계의 매장 디스플레이 디자인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비주얼 머천다이징(Visual Merchandising)은 패션매장뿐만 아니라 마트, 백화점, 가구점, 음식점 등등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있는 직무이다. 그들은 작게는 포스터와 상품에 붙이는 할인 택이나 상품 브로슈어등을 만들기도 하고, 쇼윈도 공간을 하나의 콘셉트를 잡아 꾸미기도 하며, 한 매장 전체를 구성하고 제작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VMD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VMD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간단하게 구분해 보자면, 한 매장에서 벽 부분에 위치하는 매대 부분을 벽장 디스플레이라고 부르고, 매장 중간중간에 설치된 매대들을 아일랜드형 매대라고 부른다. 또한 신제품이나 잘 나가는 제품들을 부각하기 위해 매장 곳곳에 글로리파이어라는 집기를 두는데, 간단하게 백화점을 예로 들어보자면, 화장품 섹션에 가면 한 가지 제품을 작은 테이블 위에 화려한 그림과 조형물들로 꾸며놓은 것들이 바로 이 글로리파이어이다. 또한 단독 매장을 가진 경우 매장 입구에 쇼윈도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쇼윈도 또한 VMD 디자이너들이 아주 많은 시간을 쏟는 공간이다. 그 외에도 브로슈어, POP, 배너, 소집 기류(스테이셔너리, 일회용품 등) 등등 다양한 VMD요소들이 존재한다.
좌) 글로리파이어, 우) 쇼윈도 Photo by Mai Truong on Unsplash @PIXABAY
실무에서는 어떤 VMD 프로젝트가 있을까?
내가 일하면서 경험한 대부분의 VMD 프로젝트는 시즌성, 신제품 그리고 브랜드 중심 이 세 가지 부류로 나뉜다. 보통 시즌성 VMD는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크리스마스, 세일 시즌 같은 특별한 날과 관련한 VMD와 계절감을 나타넬 수 있는 VMD로 나뉜다. 또한 신제품 또는 신규라인을 론칭하는 경우 이를 고객들에게 선보이기 위한 VMD를 진행하며, 마지막으로는 기본적인 디스플레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 VMD가 있다.
365일 중 대부분은 이 브랜드 VMD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브랜드 VMD는 대부분 기본적인 매대 별 디스플레이 방식 변화나 매장 동선 관리나 매장 집기 개선과 같은 작은 업무들에서 시작해, 매장 리디자인, 스토어 아이덴티티(SI) 리디자인과 같은 큰 업무까지 포괄한다. 매장 리디자인의 경우, 매장 상황에 따라 낡은 집기를 교체하는 간단한 업무부터 매장 전체를 신규 SI로 변경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가구들부터 시작해 매장 벽면, 간판 동선 등 모든 요소들이 다 고려 대상이며, 한 번에 모든 장을 신규 SI로 업그레이드하는 경우도 있지만 몇몇 매장들만 신규 SI로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같은 프랜차이즈를 가더라도 각 동네 별로 매장 모양이 다른 경우가 이 때문이다.
좌) 시즌성 백화점 VMD, 우) 매대 제품 디스플레이 @PIXABAY
보통 스토어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같은 큰 프로젝트의 경우 인테리어 디자인, VMD 디자인, 그리고 세일즈팀이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해당 매장의 소비자들과 지역 상권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 세일즈팀의 지식과,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매장의 구조별로 소비자 동선을 가장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해당 매장 내에 각각의 제품들을 가장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만들어 줄 수 있는 VMD가 모두 어우러져야 질 좋은 SI 가 만들어 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SI 리디자인은 대부분 장기 프로젝트로 가져가게 된다.
VMD 디자이너는 어떤 사람들일까?
대부분의 내가 만나온 VMD 디자이너들은 공예과나, 섬유예술 등 재질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는 전공을 나온 경우가 많은데 직무 특성상 아크릴, 금속, 나무, 돌, 섬유 등등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제품과 공간을 채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VMD의 바이블로 불리는 명품 쇼윈도들의 경우, 아주 다채로운 재료들을 사용하여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디스플레이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바쁜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의 필요하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독자들 중에 VMD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다양한 매장을 많이 돌아다녀 보면서 각각의 VMD 요소들을 중점으로 비교 분석하고 또 재료들의 물성을 익히는 연습을 많이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또한 체험형 미술전시를 가보는 것 또한 공간감을 익히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