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제주도 여행지 10선
본격적인 봄이 시작된 3월,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을 만끽하고 싶다면 제주도 여행을 계획해보는 게 어떨까. 제주관광공사에서 ‘봄 향기 너울거리는 제주’라는 테마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지 10곳을 발표했다.
1. 하늘로 피어오르는 들불의 소원 - 제주들불축제
옛 선조들은 오름에 불을 놓아 안녕과 평화를 기원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바람이 있다면 새별오름에 불을 붙여 소원을 하늘로 피워 올려보자.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 목야지 들판에 불을 놓았던 ‘방애’라는 제주의 독특한 풍습을 승화시킨 제주들불축제가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펼쳐졌다. 올해는 삼성혈 불씨 채화를 시작으로 무사 안녕 횃불 대행진, 소릿길 체험, 연날리기 등 프로그램으로 제주의 색과 멋을 듬뿍 담아냈다.
2. 아직 아물지 않은 4·3의 상처 - 무명천할머니삶터
우리나라 유일의 손바닥 선인장 자생지인 월령리에는 tvN 예능 ‘강식당’이 인기를 끌며 여행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따듯한 봄기운 사이에 여전히 먹먹한 곳이 있다.
올해 제주는 4.3 70주년이지만 그때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않았다. 4.3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유적지가 아닌 故진아영 할머니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무명천할머니삶터를 방문해보자. 제주 4.3 당시 총탄을 맞아 턱을 심하게 다쳐 평생을 무명천으로 턱을 두르고 살아온 故진아영 할머니 삶터는 2004년 할머니가 세상을 뜨시기 전까지 살아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3. 역사·문화·사람의 향기 - 공항에서 바로 떠나는 제주원도심 여행
제주 원도심엔 봄 향기 나는 제주의 역사, 문화, 사람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탐라부터 조선을 거쳐 제주의 중심이었던 제주목관아와 관덕정에서는 그 시절 관청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제주를 든든하게 방어해준 제주성지와 오현단. 소박한 골목길에 펼쳐진 야외미술관 남수각 하늘길 벽화거리부터 오래된 여관을 개조해 만든 산지천 갤러리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봄기운 물씬 나는 3월이면 두 발로 부담 없이 거닐기 좋은 장소이다. 제주목관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야외 공연은 원도심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3월30일과 31일 양일간 열리는 목관아 달빛콘서트는 제주의 밤을 뜨겁게 달군다. 제주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목관아 달빛콘서트에서 색다른 제주의 밤을 기록해보자.
4. 한라산 노루와 친구가 되어 ‘봄’ - 노루생태관찰원
따뜻한 주말, 아이가 특별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노루 2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는 노루생태관찰원에서는 노루를 가까이에서 만나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다.
3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는데 노루 먹이 주는 시간인 오전 8시30분, 오후 4시경에 방문하면 더 많은 노루를 관찰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제주 노루의 종류와 생김새를 살펴보고 다른 나라 노루들과 비교할 수 있으니 유익한 자연체험학습장이다. 절물자연휴양림과 사려니숲길과도 가까워 봄기운 가득 채우는 나들이 코스로도 적합하다.
5. 오감을 자극하는 꽃의 향기- ‘꽃’을 맛보다. 카페앤드, 카페제주이야기
제주 美행을 경험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산방산 가까이 있는 아기자기한 카페 앤드에서는 다양한 꽃차를 만날 수 있다. 목련, 금계국, 메리골드, 구절초. 이름만으로도 예쁜 꽃들이 차로 우러나 아리따움을 한껏 뽐낸다.
향긋함과 온몸으로 번지는 건강함은 꽃차가 주는 선물이다. 카페 앤드는 덕수리 골목에 있지만, 산방산, 제주조각공원과 가까워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또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위치한 카페 제주이야기에선 전복과 꽃이 어우러진 전복꽃밥을 만날 수 있다. 직접 키운 꽃들로 만든 전복꽃밥과 천연꽃 방향제, 향수 만들기 등 다양한 꽃 체험이 가능하다. 드라이플라워로 커스텀 향수를 만드는 체험은 특별히 추천할만하다.
6. 캔버스 위에서 만나는 제주의 봄- 왈종 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꽃과 새들이 전하는 봄소식을 아름답게 담아낸 왈종미술관은 작가 이왈종이 도자기로 빚은 건물모형을 건축가와 함께 재현해냈다. 전시실에는 눈을 사로잡는 독특한 화풍의 제주의 자연이 기다리고 있다. 이왈종 작가가 캔버스 위에 펼쳐낸 꽃, 새, 제주의 봄을 감상해보자. 미술관 옥상 정원에서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서귀포 풍광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 위치한 제주현대미술관에는 곶자왈 내음이 가득하다. 분관에는 50여 년 동안 제주의 자연을 담아낸 박광진 작가의 ‘자연의 소리’ 展이 마련돼 있다. 그중 유채꽃은 제주의 봄을 가장 미적인 감각으로 살려낸 작품으로 유채꽃 향기가 화폭 가득 넘쳐난다.
7. 숲이 내뿜는 새생명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고근산
봄을 가장 먼저 만나는 서귀포에서, 고근산은 싱그러움을 머금고 있다. 겨우내 붉게 물들었던 삼나무와 편백이 초록의 싱그러움을 머금어 짙은 숲의 향기를 내뿜는다. 서귀포시 시내권에 위치한 고근산은 왕복 30분 코스로 가볍게 오르기 좋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걷다 보면 어느덧 정상에 다다라 서귀포 바다와 한라산을 모두 바라볼 수 있다.
정상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화구 둘레길에선 한라산이 옆에 있는 듯한 친근함이 느껴진다. 서귀포의 동쪽과 서쪽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화구 둘레길은 숨은 명소로 꼽힌다. 서귀포의 좋은 기운이 담긴 고근산에 봄 인사를 나누러 가보는 건 어떨까.
8. ‘한 컷’의 향연, 제주스냅촬영명소- 아침미소목장, 명월리 ‘팽나무’, 조천스위스마을
SNS를 넘기다 손이 멈추는 사진이 있다.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초원이 펼쳐진 아침미소목장은 인생사진 포인트로 유명하다. 연인, 친구와 함께 때로는 혼자서 푸르른 봄과 만나기 좋은 곳이다. 아기자기한 의자와 인디언 텐트는 사진에 감성을 더한다.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명월리 마을은 청풍명월에 걸맞게 팽나무가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싱그러운 잎이 돋아날 때면, 카메라를 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쁜 봄의 풍경을 담아낼 수 있다. 빨강, 노랑, 연두 다양한 색으로 외벽을 물든 조천스위스마을은 봄과 가장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이국적인 건물과 곳곳에 숨어있는 벽화와 포토존은 인생 사진 남기기 좋은 곳이다. 카페와 수공예품 상점 등 독특한 감성의 작은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9. 봄바람에 흔들리는 튤립- 상효원 튤립축제, 한림공원 튤립축제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따라 일렁이는 튤립의 향기는 코끝을 맴돈다. 오는 4월8일까지 열리는 상효원 튤립축제에서는 600여 평 규모의 플라워 가든을 가득 채운 다양한 튤립을 만날 수 있다. 사랑을 뜻하는 빨간 튤립,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는 자주색 튤립 등 색깔마다 다양한 꽃말을 가진 튤립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이끈다.
한림공원에서도 울긋불긋 다양한 종류의 튤립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아펠둔, 키스 넬리스, 로얄 버진 등 다양한 품종의 튤립이 만들어내는 꽃길을 걸어보자. 한림공원 튤립축제는 3월 말부터 시작돼 4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튤립은 따듯할수록 꽃봉오리를 더 활짝 피워낸다.
10. 스치기만 해도 침샘 자극하는 향기- 제주서문공설시장 정육형식당
향긋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는 것도 좋지만 고소한 향기로 잠들었던 입맛을 깨워보자. 제주 공항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제주서문공설시장에서 쫄깃하고 육즙이 풍부한 고기를 만날 수 있다. 제주서문공설시장은 흑돼지와 제주 한우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고기와 함께 제주의 숨은 맛도 즐길 수 있다. 품질 좋은 고기와 푸짐한 양 그리고 저렴한 가격은 제주도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이끈다. 제주 최초의 정육형 식당이면서 육류소비특화시장인 제주서문공설시장에서 제주 흑돼지와 제주 한우의 진정한 맛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사진=제주관광공사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