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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Apr 20. 2018

[인터뷰] ‘나를 기억해’ 이유영

“성숙한 이미지? 사연 있어 보인대요”



지난 16일 서울 삼청동 팔판동 한 카페에서 영화 ‘나를 기억해’의 배우 이유영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유영은 이번 영화에서 1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일어나는 연쇄 범죄의 피해자 한서린을 연기했다. OCN 오리지널 드라마 ‘터널’에서도 트라우마를 간직한 인물을 연기했기에 혹시 비슷한 캐릭터는 아닐까 하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러닝타임 내내 그녀가 아니라면 누가 한서린을 연기했을까 싶을 정도로 인물의 심리를 촘촘하게 스크린에 그려낸다. 2014년 영화 ‘봄’으로 데뷔해 장편으로는 6번째 작품. 다수의 작품에서 보여준 냉소적인 이미지와 달리 기자들과 마주한 이유영은 소녀같이 밝고 따뜻한 사람이었다.


‘나를 기억해’는 장르물인 동시에 몰카 범죄, 촉법소년 등 다소 예민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냐는 말에 이유영은 “의미 있는 작품에 참여했다는 게 뿌듯했어요. 영화 보면서 많이 화나고, 눈물도 나고, 마음이 좋지는 않았어요. 현실이 너무 씁쓸하더라고요”라며 오히려 기쁜 마음을 전했다.


내면의 어두운 부분을 끌어내야 하는 역할에는 당연히 후유증이 남기 마련. 작품이 끝난 후 감정을 어떻게 추스르냐는 말에 그는 “따로 그런 건 없어요”라면서도 “대본도 안 보이는 곳에 넣어놓고, 집에서 혼자 쉬어요. 영화도 보고, 피아노도 치고, 집순이예요”라고 고백했다.


             



“한서린 역할은 ‘더 잘 해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내가 이 역할을 잘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너무 컸었기 때문에 영화가 만들어진 후에도 보기가 겁났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끌어가는 역할이 처음이라서 제가 못하면 영화가 망하는 거잖아요”


하지만 여느 저예산 영화처럼 ‘나를 기억해’도 녹록하지 않은 환경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이유영은 체력이나 주변 제반에 대한 것보다 연기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더 신중하게 찍고 싶은데, 여유가 없어서 빨리 찍다 보니 그런 부분이 아쉬웠어요”라고 전했다.


“제자로 출연하는 이학주 씨가 저랑 동갑이에요. 감독님한테 ‘학생들이 왜 다 (실제로는) 제 또래냐’고 했어요.


촬영장에서는 친구처럼 잘 놀았어요. 성숙한 이미지가 있나 봐요. 사연 있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진중한 배역들 탓이었을까. 89년생 이유영에게는 또래보다 성숙하고 조신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영화나 드라마 홍보 과정에서 한 번쯤 거치게 되는 예능 출연 경험도 많지 않았다. 이유영은 이 부분에 대해 “제가 저를 드러내는 걸 잘 못 해요, 인터뷰도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어요. 예능 촬영장 가면 청심환을 두 개씩 먹어요. 식은땀이 나고 기절할 것 같더라고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는 이유영도 영락없는 청춘이었다. 어떤 운동하냐는 말에 “승마도 해봤고, 수영도 배워봤고, 무술도 배워봤어요. 그때그때 재미로 해요. 요즘에는 오락실 펌프가 제일 재밌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자신의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말하는 인간 이유영도, 그녀의 배역들에게서도 펌프를 하는 모습은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인터뷰 장소에 웃음꽃이 피었다.


“원래 댓글을 안 봤는데 드라마 하면서 보게 됐어요. 조금 더 단단해진달까. 응원 댓글들이 너무 힘이 되거든요.


안 좋은 댓글 보면 ‘댓글 쓴 사람은 어린 사람이겠지’하고 넘겨요.(웃음) 좋은 댓글은 하나하나 보면서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저인 줄 걸릴까 봐 좋아요는 못 눌러요”



사진=렌엔터테인먼트


에디터 강보라  mist.diego@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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