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엘사만큼 우리도 성장!"...#3편 #창작의자유 #OST
한국 박스오피스 최초 애니메이션 시리즈 ‘쌍천만’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겨울왕국2’다.
11월 21일 개봉해 보름만에 900만 돌파에 성공한 ‘겨울왕국2’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 속에서도 관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전편에 흥행에 보답하기 위해 내한했던 ‘겨울왕국2’ 크리스 벅, 제니퍼 리 감독과 피터 델 베코 프로듀서가 ‘겨울왕국2’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감없이 들려줬다.
# ‘겨울왕국2’를 만든 이유와 이번 영화에 중점을 둔 부분은?
제니퍼 리: “모든 건 캐릭터로부터 시작됐어요. 저희는 안나, 엘사, 올라프, 크리스토프의 미래가 궁금했죠. 이들이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고요. 1편이 큰 사랑을 받았지만 전세계 흥행 성적은 과거에 둔 뒤 작업을 시작했어요. 캐릭터별로 적성검사 같은 성격 테스트를 진행해 우리가 캐릭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파악했죠. 시작 단계부터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는 몰랐지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는 알고 있었어요.”
# 안나와 엘사는 1편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들에게 설정한 키워드가 있었을까요?
크리스 벅: “안나는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을 가졌죠. 한마디로 외유내강 스타일이에요. 사랑과 유대감은 안나만의 ‘슈퍼파워’라고 할 수 있죠. ‘겨울왕국2’에서 안나 내면의 강함이 처음엔 잘 드러나지 않지만 OST ‘The Next Right Thing’과 후반부 이야기로 관객들은 그가 얼마나 강한 사람인지 알게 될 겁니다.”
제니퍼 리: “엘사는 책임감도 강하고 엄청난 능력을 사용해요. 하지만 동시에 연약한 면도 가지고 있죠. 그는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면서 세상 모든 짐을 다 짊어지려고 해요. 이번 영화를 통해 엘사는 자신의 진화한 모습은 물론 본모습까지 확인해요. 결국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자신과 맞는 방식으로 살아가죠. 이 캐릭터들이 저희한테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안나 목소리를 맡은 크리스틴 벨은 우울증으로 고생했지만 이 역할을 연기하며 점점 밝아졌죠. 안나와 엘사는 단순히 스크린 속 캐릭터가 아닌 우리 자신과 닮아있습니다.”
# ‘Let It Go’로 전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OST가 2편에서도 이어집니다. 특히 ‘겨울왕국’으로 오스카 주제가상을 수상한 로버트 로페즈, 크리스틴 앤더슨 로페즈 부부가 다시 참여했습니다.
피터 델 베코: “크리스와 제니퍼가 ‘겨울왕국2’를 만든다고 한 순간부터 1편 팀이 다시 모여야한다고 합의를 했습니다. 로버트와 크리스틴도 당연히 포함됐죠. OST를 만드는 방법은 1편과 비슷했어요. 캐릭터를 파악해 그들과 매일 한시간 반씩 통화하며 이야기를 나눴죠. 로페즈 부부는 캐릭터 스토리를 듣고 OST를 작곡한 뒤 저희한테 들려줬습니다. 어떨 때는 작곡이 먼저 되고 스토리가 나중에 쓰여지기도 했죠. 스토리가 변경돼 못 쓴 곡들도 있습니다. 전세계 관객들이 이번에도 이들이 만든 OST에 빠져들었으면 합니다.”
# 안나 캐릭터를 담당한 이현민 슈퍼바이저가 디즈니는 창작의 자유를 부여한다고 했습니다. 디즈니가 전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은 비결이 바로 이것 때문이었을까요?
크리스 벅: “디즈니는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애니메이터들의 의견도 모두 수렴하고 많은 아티스트와 함께 최고의 팀워크를 발휘하죠. 무엇보다 작품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눈이 필요해요. 저희는 애니메이션 작업 과정을 잘 아는 사람들과 일하길 원하고 거리낌 없이 문제를 지적, 수용하는 이들과 함께 합니다. 이들의 말에 귀 기울어야 더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제니퍼 리: “‘겨울왕국’ ‘주토피아’ 등의 인기 때문에 디즈니가 창작의 자유를 준다는 말이 나오는 것 같네요. 저는 윗사람들이나 외부 세력이 직원들을 통제, 조절하려고 한다면 좋은 작품이 탄생하지 않을 거라고 믿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믿음을 주며 기대하는 바가 클수록 좋은 작품이 나오는 법이죠.”
# ‘겨울왕국’에 이어 ‘겨울왕국2’도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특별히 한국에서 이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 그리고 3편에 대해 생각해보셨나요?
피터 델 베코: “저희도 항상 그 질문을 자신에게 던져봅니다. 1편이 나오고 1년 뒤에 서울을 방문해 학생, 아티스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 생각엔 관객들이 캐릭터에 자신을 대입해 공감을 받은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드는 저희들에겐 엄청난 관심, 흥행이 큰 영광일 수밖에 없죠.”
제니퍼 리: “3편에 대해선 정말 모르겠어요. 1, 2편을 기획했을 때 하나의 여정으로 묶어 영화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 여정이 2편에서 마무리돼죠. 안나와 엘사를 관객들이 사랑해준 건 정말 감사하지만 저희도 각자의 인생을 살아야하잖아요?(웃음) 바깥 공기를 마시면서 쉴 시간을 가져야할 거 같아요.”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박경희 기자 gerrard@sli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