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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May 01. 2017

 ‘특별시민’ ‘임금님...’

예상 밖 흥행저조 이유 넷

                                                                                                                                                                                                                                                                                                  

노회한 정치인, 강력한 왕이 황금연휴 첫 주말 극장가를 제패했으나 성적은 기대 이하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에 따르면 '특별시민'과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황금연휴 첫 주말의 마지막 날인 30일 각각 22만3194명(1112개 스크린)과 21만5637명(1028개 스크린)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90만4348명과 72만2304명을 기록했다. 화제작임에도 5일 동안 100만을 넘지 못한 채 박스오피스 1,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흥행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굴지의 투자배급사 쇼박스·CJ E&M이 각각 배급을 맡고, 평균적인 개봉일인 목요일이 아닌 수요일에 개봉했으며, 15세·12세 이상 관람가의 좋은 등급 상황, 적지 않은 스크린 수에도 100만 관객을 넘지 못했다. 시작부터 상황은 그닥 좋지 않았다. 영화 할인이 이뤄지는 문화의 날(26일)에 개봉했음에도 ‘특별시민’이 18만, ‘임금님의 사건수첩’이 10만을 넘어섰을 뿐이다.


이유는 무얼까.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외부적 상황이 관심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제19대 대선(5월9일)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블랙홀처럼 모든 관심을 빨아들이고 있다. ‘대세론-양강구도-다시 대세론 부상’으로 드라마틱하게 변주되는 유력 대선 후보들간의 숨 막히는 접전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며칠 간격으로 TV에서 생중계되는 ‘대선후보 TV토론’ 역시 눈길을 붙드는데 한몫 단단히 했다.


최장 11일에 이르는 황금연휴(4월29일~5월9일)가 시작되면서 일찌감치 해외여행에 나선 여행객 수가 무려 1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추석 연휴, 올해 설 연휴보다 2배 이상을 넘어서는 수치다. 관련업계는 “통상 설이나 추석 연휴 때에도 1주일 정도에 50만명 정도가 출국하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해외여행 행렬”이라고 말할 정도다. 해외여행에 나서지 못했다 하더라도 날씨가 연일 화창해 극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보다 친구·연인끼리, 가족단위로 서울 근교 나들이나 지방 여행에 나서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5월2일 전야 개봉하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신작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감독 제임스 건)가 지난주 일찌감치 예매를 오픈한 28일부터 압도적인 예매율 1위로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일 오전 7시 현재 ‘가오갤 2’는 34.8%로 ‘임금님의 사건수첩’(11.6%), ‘특별시민’(10.0%)을 3배 이상 차로 제쳤다. 예매 관객수는 9만2285명에 이른다.


위의 3가지가 외부적 요인이라면 영화 자체의 한계도 눈에 띈다. 언론시사 이후 “웰메이드 정치드라마” 찬사를 받은 ‘특별시민’은 상상력·막장·생생함 면에서 현실 정치를 따라잡기 힘들어 보인다. “현실의 선거판이 더 흥미진진한데 굳이 영화 속 선거전을 감상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대선을 앞둔 개봉 시기가 행운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 원작의 콘셉트와 캐릭터만 가지고 온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빵 터지는 ‘한 방’보다 소소한 재미의 영화다. 신선한 예종 캐릭터와 이선균·안재홍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으나 과한 설정과 반전 등이 오락성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데 버거운 모습이다.


                                                                                                                                                                                                                                                                                       

에디터 용원중  gooli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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