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하, ‘러브하우스’ 건축가에서
‘대우조선비리’ 주인공으로
법원이 대우조선 비리와 관련해 기소된 건축가 이창하(61)씨의 드라마틱한 반전 커리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는 176억원대 횡령ㆍ배임 등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사진= YTN뉴스 화면 캡처유명 건축가이자 디에스온(DSON) 대주주인 이씨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관리총괄 전무로 재직하던 2008년 3월 디에스온 건물에 대우조선의 서울 사무실을 입주시킨 뒤 시세보다 비싼 임대료를 받아 대우조선 오만법인 고문으로 있던 2013년 2월까지 97억50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01년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인기 코너 ‘러브하우스'에 건축가로 합류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크게 알린 인물이다. 당시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맞게 안타까운 사연을 안고 열악한 형편에 놓인 이들의 집을 리모델링하며 '누구나 한번쯤 꿈꾸던 집'으로 탈바꿈시키곤 했다.
방송을 통해 그의 인테리어에는 실용적 면모뿐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서민 가족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여 휴머니스트 스타 디자이너로 단숨에 발돋움했다.
업계에서는 본래부터 '그림 그리는 디자이너'란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유명했던 건축가로 그림에도 남다른 소질을 드러낸 이씨는 환경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자연친화적 건축을 지향하며, "집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잖아요?"란 히트어를 제조하며 집에 사는 이들의 행복을 소중히 여길줄 아는 건축가로도 정평이 났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힐튼호텔을 비롯해 르네상스 호텔 프레지덴셜 스위트룸, 개봉동 다가구주택, 제주 롯데호텔 객실 공사, 대우조선 본사 사옥 등이 있다.
에디터 김혜진 goolis@slist.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