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터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글리스트 Sep 21. 2017

[인터뷰] '공조'에 '왕사'까지,

인생 캐릭터 만난 윤아의 키워드 10



첫 사극, 첫 사전제작 드라마였기에 윤아(27)에게 '왕은 사랑한다'는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윤아는 19일 종영한 '왕은 사랑한다'에서 두 남자의 끈끈한 우정도 갈라놓을 만큼 갈등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여인 은산 역으로 열연하며 연기돌의 바람직한 성장을 이룩했다. 


드라마 종영 하루 전인 18일, 서울 강남구 에스엠티 서울에서 윤아를 만났다. 처음으로 단발머리를 선보인다며 부끄러운듯 미소를 지은 윤아는 드라마 속 윤산처럼 털털하고 솔직한 대화를 이어나갔다.         


    



1. 첫 사전제작 드라마


100% 사전제작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고려 시대 배경의 멜로 사극이다. 윤아에겐 처음으로 도전하는 사전제작 드라마다. 추운 날씨의 계절에 6개월가량 촬영했던 작품이 더운 여름날 방영한다는 점은 흥미로웠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선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 역시 즐비했다.


"다 찍고 난 뒤에 방송되는 걸 보니까 정말 이상했어요. 그동안은 촬영을 열심히 하다가도 방송 시간 되면 집에 와서 보고, 또 촬영을 나가는 식으로 해온지라… 사전제작은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좀 더 온전히 상황에만 집중을 하면서 찍을 수 있지만, 막상 때가 돼서 완성본을 보니 아쉬움이 크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충실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이 더 잘 보였으면 좋았겠다 싶었죠. 현장에서 모니터를 쭉 봐가며 하진 못하니까 드라마를 보는 도중에 보충하며 촬영하지 못하는 게 좀 단점이에요."


2. 은산


국내 사극 드라마 역시 처음이다. 쉽지 않은 장르라 출연 전 고민이 많았지만, 거부의 무남독녀 은산 캐릭터는 어려움과 맞부딪혀봐도 좋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극 초반에는 밝은 모습으로 먼저 시선을 붙잡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삼각관계와 갈등의 골이 깊어져 다양한 감정연기를 선보여야 했다. 


"중국에서 '무신 조자룡'으로 사극에 도전해본 적은 있지만, 좀 더 편하게 한국어로 연기를 하는 사극은 첫 도전이라 기대감이 컸어요. 제가 '왕은 사랑한다'를 선택한 이유는 산이 캐릭터 때문이거든요. 굉장히 다양한 감정과 이미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라, 산이를 연기하고 나면 정말 좋은 경험으로 남겠다 싶더라고요. 초반부 산이의 개구진 모습은 평소 제 밝은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귀엽게 봐주신 것 같아 정말 다행이었어요."              





3.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6개월의 대장정을 거쳐 촬영된 드라마는 지난 두 달 동안 방송돼 마지막회를 맞이했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애쓰던 무수한 기억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마지막 회에 나온 장면을 찍을 당시다. 


"린이랑 산이 원이한테 손을 흔들면서 서로 안녕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찍을 때 셋 다 너무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그 신이 제일 마지막 촬영이기도 했었고, 진짜 이 장면만 찍으면 그동안의 노력이 이제 종지부를 찍는 거니까. 또 원, 산, 린의 감정들도 섞여있기도 했고요. 되게 찡하더라고요. 저희 세 명이 항상 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신 중 하나로 꼽히는 것 같아요. 현장에 계신 스탭들도 눈물 날 뻔했다네요."


4. 왕원 VS 왕린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그려지는 미묘한 삼각관계에 시청자들이 응원하는 커플도 두 갈래로 갈라졌다. 윤아는 극중 왕원(임시완)과 왕린(홍종현) 중 어떤 쪽의 남자에게 더 마음이 이끌릴까.


"왕원은 남자답고 박력있는데다 직진형 스타일이잖아요. 그에 비해 왕린은 좀 더 따뜻하고, 뒤에서 늘 항상 지켜주는 느낌이라 언제든 편하게 기댈 수 있는 그런 인물인 것 같아요. 저라면 기본 베이스는 린이되, 좀 남자다운 면이 섞여있는 원을 추구하고 싶은… 모두의 바램과 같지 않을까요?(웃음)"      


       


5. 시청률


'왕은 사랑한다'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게 해준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시청률 측면에선 아쉬움을 자아내는 게 사실이다. 첫 회를 7.8%로 시작한 뒤 5~7%를 오갔지만 1회 시청률이 자체 최고 기록이었다. 하지만 윤아는 시청률을 대하는 자신의 자세가 예전과는 달라졌다고 말한다.


"시청률은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인 것 같아요. 잘 나오면 좋겠지만, 이제 그런 걸 많이 신경 쓰진 않는 편이에요. 시청률이 안 나와도 상처를 받고 그러진 않거든요. 시청률보다는 이 작품을 하면서 제가 많이 배웠다는 것에 좀 더 의미를 크게 두기 때문에, 후회 없는 작품인 것 같아요." 


6. 연기 호평


올해는 유독 이제까지와는 다른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호평 세례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관객수 780만명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한 영화 '공조'에서 박민영 역으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정말 '공조'가 제게 많은 변화를 준 것 같아요. 가장 저다운 모습을 보여드린 작품이었고, 제 스스로도 가장 편하게 찍은 작품이거든요. 많은 분들이 신선한 느낌을 받으셨던 것 같은데, 절 알고 지내는 분들은 '너무 너인데?'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웃음).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시니까 저도 정말 기분 좋았죠. 기존 연기를 하는 윤아에 대한 이미지에 변화를 주고, 자신감과 연기를 향한 궁금함을 더 심어준 작품 같아요."         


    



7. 연기 10년차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한 해에 '9회말 2아웃'으로 연기를 시작했으니 어느덧 연기 10년 차다. 갓 데뷔를 했을 적부터 연기를 활발히, 꾸준하게 해왔지만 2~3년 전 연기 공백기를 가지면서 스스로를 진지하게 고찰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드라마 '더 케이투' 이전에 2년 정도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때 고민이 정말 많았거든요. 많은 작품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조바심 내지 말고 기다리면서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을 찾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그 이후에 '공조'와 '케이투'를 촬영했는데, 공백기 동안 스스로 좀 많이 내려놓은지라 불안함이 적더라고요. 이제까지 부족했던 부분들을 좀 깨고자 도전해보기도 하고, 현장에 계신 스탭들과 좀 더 얘기를 많이 나누면서 연기하는 쪽으로 변한 것 같아요."


8. 발라더 도전


최근 배우로서의 모습을 연달아 보여준 틈을 타 깜짝 솔로곡 '바람이 불면'을 공개하기도 했다. 팬들을 위해 준비한 노래지만, 아무도 예상 못한 중저음을 선보인 것을 물론 윤아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 


"처음엔 팬들을 놀라게 만드는 게 초기 목적이었어요. 윤아가 이런 음색이 있었나?(웃음) 저는 이게 솔로 앨범이 아니라 SM '스테이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함께하는 거라 부담이나 기대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팬들과 함께 공유하고픈 음원인 거죠. 제가 늘 좋아해온 장르의 노래예요. '덕수궁 돌담길' 이후에는 이런 곡을 꼭 해야지 싶었거든요."   


          



9. 임시완 군 면회


지난 7월, '왕은 사랑한다'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모든 배우들과 함께 각 캐릭터의 옷을 입고 임시완 군 면대를 가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드라마 촬영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난 아직도 떠들썩한 단체 대화방 덕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할 수 있었다.


"얼마 전에 면회를 다녀왔어요. 한복은 못 입고요(웃음). 미니버스를 하나 대절해서 단체로 10명 넘게 다녀왔어요. 베스트 드라이버 홍종현이 운전대를 잡고(웃음). 저도 이렇게 단체로 가지 않으면 갈 생각을 못했을 거예요. 막상 가니까 시완 오빠는 정말 많이 탄 데다 살도 빠졌더라고요! 근데 여전히 밝고 유쾌했어요. 드라마는 취침시간이라 못봤다고 해서, 원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걱정 말라고 해줬죠." 


10. 남은 2017년의 계획


'더 케이투' '공조' '왕은 사랑한다'까지 연달아서 세 작품을 찍고 나니 휴식기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솟아났다. 최근에는 가족들과 유럽 여행을 다녀왔고, 개인적으로 세워놓은 계획들도 남아있다.


"너무나도 여행이 가고 싶었어요. 평소 가족들끼리 여행을 자주 다녀서 이번에도 가족들이 가고 싶어 하는 코스들을 모아서 큰맘먹고 잘 다녀왔거든요. 지금은 저를 위한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계획을 짜고 있어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고려를 해보겠지만, 일단은 스스로를 충전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배우고 싶은 것도 배우고, 자기계발을 좀 해보려고요. 배우고 싶은 건, 비밀이에요(웃음)."  



사진 = 지선미(라운드테이블)


에디터 이유나  misskendrick@slist.kr


매거진의 이전글 [인터뷰] '이웃집 스타' 진지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