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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싱글리스트 Sep 26. 2017

[인터뷰] 김기수 "뷰티 유튜버,

쉬워 보인다고?"



KBS 16기 공채 개그맨 출신의 '댄서킴' 김기수(42)가 '뷰티 유튜버'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아역배우로 활동했던 어린시절, 분장실을 거쳐 예뻐지는 연예인들을 보며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기수는 국내에 몇 없는 남성 뷰티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김기수는 메이크업은 물론 영상 편집, 촬영까지 모두 독학으로 배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편집을 도와주는 PD들도 있지만 90%는 김기수가 스스로 제작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 수 12만명 이상, 전체 동영상 조회수는 580만 뷰 이상이다. 그의 채널엔 버건디 컨투어링, 루미너스 여신광채 등 화려한 메이크업들이 가득하다. 


김기수는 강유미, 김기열과 함께 26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유튜브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 참석했다. 이곳에서의 발언을 인터뷰식으로 정리했다. 


-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악플 때문이었다. 무대 메이크업 사진을 올렸는데 '안 본 사이에 성형했다'는 식의 기사가 났다. '성괴' '의느님이 만든 얼굴' 등 악플이 3000개 이상 달려 굉장히 상처를 받았고, 내 메이크업 실력을 보여줘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다. '차 덕후'들이 새로 산 차 사진을 올리는 것처럼, 나도 메이크업 콘텐츠를 공개하게 된 거다. 방송을 시작한 이후로 악플이 선플로 많이 바뀌어서 잘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 유튜브 채널의 장점은. 


내 매력을 100% 발휘할 수 있고, 모니터하며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할 때도 많다. 5~6년간 활동이 없었고 중국에서 DJ 공연을 하며 근근이 먹고 살다, 유튜브를 하게 된 건데 지금은 '댄서킴'으로 인기가 많았을 때와 비교해도 행복지수가 10000% 이상이다. 예전엔 대본에 의했던 거지만 이젠 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영상 제작 과정은.


신상 제품 리뷰가 많다보니 거의 매달려 있다. 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준비 과정이 있어서, 신경쓸 게 많다. 뷰티 유튜브는 정말 작디작은 차이에서 나오는 미학이 있다. 색조가 하나라도 어긋나면 화장이 이상해져서 얼굴에 굉장히 많이 발색을 해 본다. 피부의 희생이 필요한 거다. 모공 하나가 이상해도 안 올리고, 다 찍었는데 촌스러워보여 못 올린 영상도 30개쯤 된다. 메이크업에 어울리는 액세서리 구매도 해야 하고, 외국 트렌드도 섭렵해야 한다.              





-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


유튜브는 나 혼자만이 운영하는 게 아니라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키워가는 채널 같다. 팬들을 '꼬요(꼬마요정)'라고 부르는데, '꼬요' 중에 남편과 3년째 부부관계 없이 우울해 있던 분이 계셨다. 남자인 김기수가 화장을 해서 예뻐졌다는 소리에 내 채널을 알게 됐고, 메이크업을 한 후 남편과 사이가 좋아졌다고 했다. 지금은 2세를 가졌다며 '오빠 덕분이다'란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럴 때 방송을 할 맛이 난다. 


- 유튜브를 통해 외국 구독자들도 많이 생겼을 텐데.


'당신은 아티스트'라고 극찬해주시는 분들은 거의 외국분들이다. 그분들은 음소거하고 내가 어떻게 변신하는지에 초점을 많이 맞춰 보시는 편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팬들이 주로 많다. 


- 생각과 다른 반응이 올 때도 있을 것 같다. 


나는 젠더리스 메이크업(남녀 경계를 허문 메이크업)을 하는데, 대부분 데일리 메이크업에 더 관심이 많더라. 


젠더리스 메이크업에, 가발을 쓰기라도 하면 악플이 넘친다. 하지만 조회수,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건 잃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구독자들이 원하는 것도 하면서 내가 하고픈 것도 함께 하고 있다. 


내 몸짓 때문에 방송이 여성 비하 논란에 오른 적도 있다. 절대 여성 비하를 하려는 게 아니라, 해당 메이크업에 맞게 퍼포먼스를 하는 것뿐이다. 


-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개그맨 후배들도 그렇고, '유튜버 하려면 어떡해야 하느냐'는 질문이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 '연예인이니까 대충 해도 반응이 오겠지' 생각해선 안 된다. 대충 하려면 하지 말란 말을 해 주고 싶다.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 유튜브 수익은 어느 정도인가. 


채널 운영엔 부족함이 없다. 그런데 돈을 벌어도 리뷰 제품 쓰는 데 들어간다.


- 유튜브에 아쉬운 점이 있나. 


접속자가 많아지면 지연되는 경우가 있다. 곧바로 소통돼야 하는데, 딜레이가 생기니 실시간 소통이 좀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개선해주시면 좋겠다. 아, 화질도 좀더 좋게….(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겨울쯤에 제가 참여한 브러시 제품이 나온다. 제 나이가 이제 마흔 셋이다. 얼굴에 '착붙'되려면 그만큼 좋은 제품을 써야 하는데 내가 쓰는 거니까 얼마나 좋겠나.(웃음) 요즘은 한류가 케이팝에서 케이뷰티로 이동하고 있는데, 해외 초청이 많아서 내년엔 외국 강연을 자주 다닐 것 같다. 


사진=라운드테이블(지선미), 유튜브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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