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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간은, NGO단체간은, 경쟁하면 안 된다.

보육원간은, NGO단체간은경쟁하면 안 된다


모든 사업은 공급과 수요가 맞아떨어져야 이루어진다. 공급이 많고 수요가 적으면 그 사업은 폐지될 것이며 공급이 적고 수요가 많은 경우는 과열 경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측면에서, 지금껏 보호아동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아동복지사업은 언제나 돈이 되는 사업이 되어왔다. 돈이 된다는 다소 조심스러운 표현을 사용한다만, 반대로 적자만 유지하는 상황에서는 누구도 그 사업을 이어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으로 보호아동을 돌보는 이들을 매도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금의 측면이 단체 운영에 크게 개입하는 것이, 옳은 결과만을 도출해낼까? 


보호아동을 위한 보육원의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그 종류가 참으로 많다. 심리사업, 사회성발달사업, 아동자립지원사업, 가족기능 강화사업, 정서개발 사업 등. 이렇듯 활동 및 프로그램, 소위 ‘사업’이 다양화되어야 입소문을 타고 많은 후원자분들이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렇기에 슬프게도, 단체는 매년 연간사업활동지를 받을 때면 기획, 실행했던 행사들을 소개하는데 급급하다. 보육원 사업을 다소간에 평가절하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보육원 운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홍보라지만, 좋은 사업의 발굴과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이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여지는 한편으로는 안타깝게 여겨지기도 한다. 


정부의 지원만을 받는 아이들이 어떻게, 부모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에 비할 만한 충분한 지원을 받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육원들이 서로 자신의 보육원을 홍보하고자 또는 보육원을 운영하고자, 그들의 명예나 지위를 상승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단체를 ‘사용’할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좋은 프로그램의 운영은 분명 필요하다. 좋은 사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멘토사업을 통해 분기별 여행을 간다거나. 명절 때 선물을 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될 것이다. 다만 필자는 여기서 본질을 말하고 있다. 본질.  


보육원은 이렇듯 사업자금 유치를 위해 서로를 홍보한다. 이러한 현 시대에서 감히 주장하는 바는, 보육원 간의 경쟁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또한 NGO단체끼리도 경쟁은 하지 않아야 한다. 상황을 톺아보자. 현재 수많은 단체에서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주거지원을 비롯한 집안에 들어갈 가구, 침대지원 등 반찬지원 사업이 대표적인 예시가 될 것이다. 금융기관과 여러 민간단체에서도 진로특강, 금융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변호사 협회에서 법률지원 및 기업체에서 해외유학 및 장학금 지원, 생활비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듯 몇 년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유형의 지원사업들이 폭발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중복이 되는 사업에 대한 각 단체들의 경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오랫동안 협회장으로서 종사해온 내게는, 분명히 서로간의 경쟁의식이 느껴졌다. 아니, 나 역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얼굴이 붉어졌다. 우리 한국고아사랑협회는 작은 단체라 월별 행사도 많지 않고, 예산도 다른 기관에 비해 턱없이 작은 단체라 다른 기관 사업과 크게 중복되는 경우가 없다. 구체적으로 보면 삶과 맞닿은 작은 시도들, 고아인식개선 캠페인, 독후감 쓰기, 힐링캠프등을 진행하기에 중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다만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여러 단체간의 사업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어쩌면 의도적으로, 서로 지향점이 같은 곳을 바라보게끔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또한 그 상황에서, 특정 사안에 관해서는 지원 수혜자들이 중복이 되기도 하기에, 그들은 소위 “좋은 청년”들, 지원 대상으로서 우수한 아이들을 모집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단체의 홍보를 위한 사업이 결국은 복지사업의 본의미를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보자. 단체에서 불필요한 사업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기관도 차별화된 사업을 고민하다보니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가령, 엔지니어 자격증 지원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경우, 어릴 적부터 기술과 공학, 엔지니어링에 관심과 두각을 보이는 아이들을 찾기는 쉽지 않지 않은가? 이와 유사하게 주거지와 자격증을 지원하는 한 간호조무사 프로그램에서는, 사업을 기획되었지만 정작 지원자가 없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멘토사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많은 단체에서 멘토사업에 경쟁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아니 들 수 없었다. 멘토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년이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생활비를 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청년들도 있다. 경쟁적으로 도전하고는 지원자가 없으면 그 사업을 폐지한다. 이러한 문제의 일환으로 장기적인 시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멘토 사업을 단년만 진행하는 단체도 있다. 사업을 위한 사업을 하는 단체가 있다면, 그들의 본질은 아이들이 아니라 경쟁이다. 마음이 아픈 일이다.  


이 땅에 보호아동과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관심과 도움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그 도움의 손길을 다양하게 하여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마음만으로는 아이들에게 힘이 되지 않는다.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가 또한 무엇을 언제까지 도와줘야 하는가를 순간마다 기억해야 한다. 또한 강조했듯이, 그 과정에서, 단체 운영을 위한 사업시획과 단체 홍보를 위한 사업실행으로 인해 단체 간의 경쟁이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 한국고아사랑협회는 타 단체와 협력을 한 경우가 많다. 많은 단체들과 보호아동인식개선 책자 개발, 보육원 자원봉사, 자립박람회 등을 함께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은, 단체 간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주고 함께 연대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우리 단체는 당사자 단체로서 보다 더 진정성있는 활동을 한다고 자부한다. 그 진정성은 당사자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 누구의 시선에서도 이것은 모든 NGO단체에게 필요한 것이다. 모든 단체들은, 본질에 대한 물음을 날마다 하여, 단체의 이익보다는 사업의 의미를 올바르게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경쟁보다는 진정성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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