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친구가 알려줘서 처음으로 사 본 설유화
그린치고 가격이 비싸서 할아버지한테 너무 비싸네요 그랬더니
겨우내 꽃을 피려고 얼마나 애를 썼겠냐며
작년 10월부터 얘들은 준비한 거래.
지금이 아니면 살 수도 없다길래
가지 모양이 멋진 걸로 가져가라고 해서 골라왔다.
단단하고 건조한 나무 가지 위에
너무나 여리여리하고 작은 줄기와 꽃잎.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후두둑 다 떨어져버리는 작고 작은 약한 꽃잎인 데 볼수록 너무 이쁘다.
움직이지만 않으면 떨어지지 않아서 다룰 때 최대한 느리게, 조심스럽게 만지게 되는 데,
꽃꽂이를 할 때는 엄지와 검지로 가지를 살포시 잡고 원하는 공간에 조심히 밀어 넣는다. 꽂고 나면 흡사 난을 치는 듯한 느낌이야.
꽃말이 애교라는 데, 강단있는 애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멀리서 봐도 아름답고, 가까이에서 보면 더 이쁜 설유화.
오늘 출근길에 설유화 꽃잎이 눈 앞에서 아른 거리도 장갑 위에도 내려 앉길래 어머 이게 뭐지? 했더니
살살 내려오는 눈이었다.
하도 애정을 갖고 봤더니 눈이랑 설유화 꽃잎이랑 구분이 안되는 아침.
꽃꽂이 초보인 데다, Miss Spontaneous 라서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중인 데 친구가 과감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나의 과감함는 다 엄마한테서 온 건데, 난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