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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선 Feb 11. 2021

이런 시



꽃집에 가느라고 바닷가를 지나다가 어여쁜 조약돌이 있어 가까이 보니 내가 사려던 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신기하게 생각했는일각(一刻) 이각(二刻) 살펴보니 작은 새 한 마리가 그 조약돌에 내려앉아 기대어 쉬고 있더라.

처음엔 그 조약돌을 주워갈까 하였으나 쉬고 있는 새를 알게 되어 나는 마음이 안타까워 차마 가져가지 못하겠더라. 다시 꽃집으로 향하다 그래도 조금은 미련이 남아 아래와 같은 작문을 지었다


"보기 드물게 고운 그대여 나라는 책에 좋은 을 남겨주어 고맙습니다. 단어라면 모를까, 더 이상 문장을 남길 인연은 아닌 것만 같아 그저 가끔씩만 떠올리렵니다. 다만 더 이상 춥지 않게, 따뜻한 햇빛을 만나 어엿브게 빛나소서."


뒤를 돌아보니 마치 조약돌이 애써 나를 외면하는 것만 같아서 이런 시는 그만 태워버리고 싶더라.




(영감을 받은 작품)

- 이상, '이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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