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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읽고 싶다는 말에 미치다.

칭찬사용법

by 이종미

누군가의 칭찬이 곧이곧대로 안 들리 때가 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지만 맘처럼 인색하게 다가올때가 누구나 한번씩은 있었을 것이다.

무조건적인 긍정이 불편한 사람들도 있다.

왜 우린 칭찬의 말도 다르게 받아들일까?


첫째는, 진짜 듣고 싶은 말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둘째는, 굳이 들을 필요 없는 말 내지는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판단할 수 있다.

셋째는, 상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넷째, 스스로의 만족감의 결여가 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최소한 이 네 가지 범주안에는 들어간다고 본다.


그렇다면 나는 칭찬에 인색한 편인가? 넘치는 편인가?

나를 생각해 보니 자동 반사처럼 나오는 말들이 있었고 추임새처럼 붙던 말들도 있었다.

가벼운 칭찬이더라도 넘쳤던 이유는 나만의 인사법이 었던 것이다.

꼭 구체적인 칭찬을 하지 않아도 짧은 말 한마디로도 연결감이 온.

그렇다고 진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으나 또 받아들이는 것에 따라 다를 수는 있다고 본다.


똑같은 칭찬도 토시하나 안틀리고 반복되기 시작하면 그때 부터는 가능을 잃는다.

상대가 듣기 좋은 말을 선택고자 우리는 칭찬이란 가면을 고 의미 두지 않고 말할때도 있다.


그것을 인사치레라는 말로 대신하곤 한다.

어릴 때 엄마가 하는 말이자 지금도 좀 잊을만하면 해주시는 말이 있다. 겸손하길 바라는 마음일테다.

그냥 다 하는 말이야~
크게 네가 잘해서 잘했다고 한 게 아니야~~
그냥 하는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말아라!


그냥 하는 말? 신경 안 쓰기! 사실 나는 그때부터는 더 신경이 쓰였다.

나는 모든 말에 신경이 쓰였고 진짜라고 믿어야 행복했다. 어떤 말이든 담아내고 나면 오히려 부정보다는 나를 움직이게 할 때가 많았다. 설사 그냥 하는 말이더라도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간절했던 한마디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독 받고나서 설레었던 칭찬들을 한번 들여다보았다.

쉽게 들을법한 칭찬이 아닌 꾸준히 지켜 보았거나 관찰을 했기에 나올 수 밖에 없는 말들다.

유독 끌리는 말과 필요했던 말 한마디가 주저앉았던 마음을 일으키기도 한다. 아직은 순수함이라는 무기를 들 누군가의 말을 붙잡고 싶을 때도 있었다.


잘했어~ 멋지네~ 열심히 살았네~ 최선을 다했네~ 괜찮은 결과네~ 이 정도는 흔하디 흔한 인사이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말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인사의 의미마저 퇴색시키려는 것은 아니다.


그때의 칭찬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아서 그저 그렇게 지나갔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그 말이 진심이었구나~ 라며 흘려보냈던 말들이 다시 올라올 때도 있다.

칭찬에도 타이밍이 있기에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공유가 되면 좋다. 거기에 진정성을 가지고 말할만한 여유 더해진다면 더할나위가 없다.


구체적인 칭찬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먼발치서라도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고,
내어줄 만한 여유가 있어야만 되는 일이다.
상대를 관찰했던 흔적과 꾸준히 발견했던 지점들이 모여야만 가능하다.


상대를 생각하며 긴 흐름을 두고두고 보면서 해 줄 수 있는 말과 한 번 , 두 번을 보고 해 줄 수 있는 말은 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살면서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누군가 대신해 줄 때 오는 인사이트는 여전히 놀랍고 실로 감탄스럽다.


SNS도 잘못하는 한 지인 분께서 연락이 오셨다. 내가 쓴 글을 보며 함께 한다고 하셨다. 하루가 끝날 때면 올려준 글 문장 한마디에 빠져들기도 하고 표현 마디에 다시 따뜻해진다고 한다.

어려운 글은 잘 못 보고 책이랑은 담을 쌓은 자신이라고 하시며,

어느 순간 보고 있노라면 잘 읽히고,

또 읽고 싶어 진다고 하셨다.

공감이 되다 보니 그 안으로 끌어 당겨지는 힘이 있다는 말과 함께,


조금 과장된 표현이지만 글에 미쳤으니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셔서 함께 멋쩍은 웃음도 나오곤 했다.

꼭 책을 내어달라는 그녀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그 흔적이 나를 이토록 뭉클하게 만들 줄은 몰랐다.

꼭 어떤 말을 듣지 않아도 나를 위해 했던 글쓰기가 누군가에 게도 맞닿을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도 생겼다.

그분이 나에게 해준 말이 최고의 동기가 되듯이 그런 글을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한다


미쳤으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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